“택견, 남녀노소 심신 수련에 적합한 곡선적 전통무예”
  • 황영우기자
“택견, 남녀노소 심신 수련에 적합한 곡선적 전통무예”
  • 황영우기자
  • 승인 2017.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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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人-손상호 포항시 택견협회 부회장

[경북도민일보 = 황영우기자] 택견.
민족 고유 전통무예로 그 역사는 2000년 전 고구려를 지켜온 민족무예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뿌리가 깊다.
보통 ‘이크’라는 특유의 추임새와 너풀거리는 몸짓이 특징인 택견은 옛날 마을 행사에서 풍물소리와 함께 잔치분위기 속에서 행해지는 일종의 문화였다.
그러던 것이 일제시대 때 민족 문화탄압 정책에 의해 자칫 사장될 뻔 하기도 했지만 선대 계승자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맥을 이어가게 됐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는 요즘 추세와 다소 상반돼 대중적으로 잊혀져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온화하면서도 낭만적이며 민족고유의 얼을 지닌 전통 무예 택견의 생생한 발자취, 그 숨겨진 진가를 손상호(41·사진) 포항시 택견협회 부회장을 만나 들어봤다.

 - 택견 입문 계기는?
 “스무살 푸른 열정으로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던 당시 한국문학과 역사를 평생 과업으로 여기고 있던 가운데 우연히 택견을 만나 접하게 됐다.
 택견을 처음 접하는 대부분 사람이 그러하듯 우리 문화에 대한 갈증과 건강에 대한 바람, 그리고 우리 무예에 대한 호기심이 택견의 세계로 이끌었다.
 그렇게 시작한 택견이 지금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되고 생활이 됐다.
 아마 앞으로의 택견은 내가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수련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약 100년 전 서양 선교사가 사진으로 찍은 어린이들이 택견을 하고 있는 모습.

 - 택견의 역사는 어떻게 되나?
 “고조선 이래 삼국시대에는 제천의식과 같은 부족공동체 행사에서 행해졌다.
 특히 고려시대에는 무인들의 무예종목으로 조선시대에는 세시풍속의 민중오락 경기로 행해져 왔다.
 일제강점기에는 자취도 없이 사라질 상태에 이르렀으나 몇몇 전수자들에 의해 명맥이 간신히 유지, 계승돼 오다가 1983년 6월 1일 문화재관리국으로부터 택견이 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로, 송덕기·신한승 선생이 택견기능보유자로 지정됐다. 또 1996년 정경화 선생이 기능보유자로 지정됐다.
 1973년 충북 충주시 교현동에 택견전수관(도장)이 개설된 다음 시내 여러 곳을 전전하다가 1997년 충주시 호암동 호암공원내에 택견인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중앙도장 한국전통택견총전수관을 건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 택견을 배우면 좋은 점은?
 “어린이에게는 예절과 질서의식은 물론 전통문화의 중요성을 고취시켜주며 자신감과 활동력을 길러줘 마음을 바르게 한다.
 균형운동의 효과가 확실해 틀어진 자세를 바르게 하는데 큰 효과가 있다.
 부드럽고 곡선적인 몸놀림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나이에 관계없이 쉽게 배울 수 있는 전통무예이다. 특히 여성들에게는 부드럽고 탄력있는 동작으로 운동부족에서 오는 각종 현대병을 예방하며 관절 및 탄력있는 피부와 아름다운 몸매를 가꿀 수 있다.
 우리 민족 고유의 장단과 함께 수련하므로 수련의 즐거움을 함께 얻을 수 있어 매력적인 무예다.”
 
 - 택견 동작 중 호신술에 특히 도움이 되는 기술이 있다면?
 “택견은 크게 두가지로 나뉘는데 상대를 다치지 않게 하며 겨루는 활수 위주의 서기택견과 전쟁이나 실전에서의 기예로써 살수 위주의 결련택견이다.
 코침주기라는 기술이 있는데 이는 상대 목덜미를 한손으로 잡고 반대손 손바닥으로 아래에서 위로 치켜올리듯 상대의 코를 때리는 기술이다.
 얼핏 단순하나 상대의 코를 상하게 하는 위험한 기술이다.
 키가 작은 여성들이 쉽고 단순하게 구사할 수 있는 기술이나 그 효용은 순간적인 타이밍과 그 후 대처능력이라 할 수 있다.”

 

▲ 사진 위부터 터키 아타투르크 대통령 영묘 앞에서 손 부회장(앞줄 왼쪽 두번째)이 단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과 그리스 아테네 아폴로신전 앞 공연 중 돌개질 기술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 택견수련 중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2013년 11월 택견 유네스코 등재 기념으로 국민생활체육회에서 지원하는 유럽홍보공연단에 선발돼 열흘간 유럽공연을 가게 됐다.
 이곳저곳 정해진 공연을 하다가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을 관람하던 중 박물관 직원과 얘기한 후 ‘공연 음악볼륨을 낮게해달라’는 조건의 게릴라공연 승낙을 받았다.
 프랑스의 문화에 대한 개방성에 새삼 놀라게 됐다.
 동양 먼 나라의 사람들이 독특한 하얀 옷을 입고와서 하는 즉석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는 박물관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과 박물관 광장을 가득 메운 관람객들의 즐거운 호응 속에 공연내내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를 통해 우리 무예 택견을 더 넓게 알려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 가장 존경하는 택견인은?
 “예부터 이어진 택견을 오늘날에도 있게 한 장본인이신 택견꾼 고 신한승 선생님을 가장 존경한다.
 신한승 선생님을 한번도 뵌 적은 없지만 그분의 생이 없었다면 현재의 택견은 역사책 속에만 있는 우리나라의 민속놀이처럼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된다.
 그분의 열정과 노력이 무형문화재 지정이라는 결과를 낳았고 그로 인해 박물관으로 갈 뻔한 택견이 동네 어귀 곳곳에 전수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됐다.”
 

▲ 포항시택견협회 창립총회 후 착한택견전수관에서 손상호 포항시택견협회 부회장(둘째줄 오른쪽 세번째)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택견을 사랑하는 독자들과 시민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택견이라는 전통이, 무예가, 몸짓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욱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14년 동안 내내 택견전수관 경영 문제로 고민을 많이 했다.
 몇해 전까지 포항에 6곳이던 택견전수관이 이제 내가 운영하는 한곳만 남았다.
 그나마 운좋게 택견전수관장이란 직업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아마 나름 본분에 충실하려는 제 노력을 알아주신 분들의 응원 덕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내일도 어제처럼 오늘에 충실하고 무예를 바탕한 문화와 예술을 교육하며 역사와 예를 알고 몸과 마음을 공부함에 게으르지 않는 택견꾼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우리 몸짓 택견이 우리고장 포항의 동네 어귀 곳곳에서 ‘이크에크’ 활개치는 그 순간이 오기를 바란다.”

 

■ 손상호 포항시택견협회 부회장 약력

- 포항 출생
- 영남대 국문과 중퇴, 위덕대 사회복지학과 졸업
- 현 국가무형문화재 제76호 택견 국가이수자(문화재청)
- 현 착한택견전수관장(2014~현재)
- 현 포항시택견협회 실무부회장
- 현 포항시전통문화체험관 택견과정 전임강사
- 현 경주 신라문화원 전통문화체험프로그램 전통무예공연 단장
- 현 포항시뱃머리평생교육원, 제철동초등학교 택견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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