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비상’
  • 경북도민일보
`더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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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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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채질조차 나른하여/저고리 깃 제치고 숲 속에 앉았는데/갓 망건 벗어서 석벽에 걸어두니/드러낸 머리 위를 솔바람이 씻어 주누나’. 이백의 `여름날 산중에서’이다.  `지루한 여름날 불볕 더위에 시달려/등줄기에 땀 흘러 베적삼이 축축한데/시원한 바람 불어 산비를 쏟더니만/단번에 얼음발(폭포수)이 벼랑에 걸려 있네/이 어찌 상쾌치 않을쏘냐.’ 정약용의 `불 역 쾌 재 행(不 亦 快 哉 行)’이다. 체면과 예(禮)를 중시한 선인들은 자연 속에서 피서법을 찾았다. 냉방기구가 흔한 오늘날에도 진정한 피서법은 자연 속에 있는 것 같다. 공원과 바닷가 등에서 연출되고 있는 시민들의 `열대야 탈출’행렬을 두고 하는 말이다.
 경북지방에는 최근 폭염경보와 주의보가 잇따라 발령됐다. 비켜갈 수 없는 `계절의 분노’일까, 폭염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유럽 동남부에는 살인 폭염이 계속돼 수백명이 목숨을 잃었다. 우리나라 사람은 기온이 섭씨 31.2도를 넘어면 생체균형에 이상이 올 수 있다고 한다. 노약자나 어린이들은 `더위 비상’이다.
 소방방재청 자료에 의하면 더위가 맹위를 떨친 지난 1994년 한국에서는 180명이, 일본에서는 1400명이 폭염으로 목숨을 잃었다. 지난 2003년 여름 유럽에서는 폭염으로 3만5000명이 사망했다. 지구 온난화로 고온의 날이 많아지고 있다. 현재 여름 기온 상승 추세대로라면, 2032년 이후에는 `1994년의 폭염’이 일상화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럴 경우 빙하가 급속도로 녹는 등 인류에게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닥칠 것이다. 기후에 대한 진단은 부정확하고 예측도 가정일 뿐이다.
 확실한 것은 지구 온난화의 원인에서 보듯, 인간이 미래의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프랑스 기상학자 로베르 사두르니는 저서 `기후’에서 미래의 기후 문제는 `과학’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인간에게 길을 제시해주는 것은 `윤리’일지 모른다고 했다. 친환경윤리가 폭염의 교훈이다.
 /金鎬壽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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