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정국… 협치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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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정국… 협치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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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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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지난 21일 국회를 통과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보낸 지 약 한 달 만이다.
 이로써 사상 초유의 사법부 수장 공백사태는 면하게 됐다.
 만약 이날 김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이 부결됐다면 사법부 양대 수장인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이 동시에 공석이 되는 전무후무한 사태를 맞을 뻔 했다.
 인준안 가결에 대해 가장 기뻐할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바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이다. 그는 국회 본회의 직후 “마지막까지 조마조마해서 나름 최선을 다했다”며 심경을 토로한 뒤 국민의당을 포함한 야당과의 협치를 이어나갈 것임을 밝혔다.
 추 대표의 이 말이 앞으로 얼마나 지켜질 지는 두고봐야 알 일이지만 이날 그가 한 말에선 진정성이 느껴진다.
 오죽 답답했으면 표결을 두고 예고도 없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실을 기습방문했으나 만나지 못하고 대신 김동철 원내대표를 찾아가 인준 협조를 읍소했겠는가.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이토록 꼬인 배경에는 추 대표의 역할이 적지 않다.
 추 대표는 지난 11일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직후 야당을 상대로 “땡깡을 부린다”는 표현을 써가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집권당의 대표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부적절한 언사(言辭)가 아닐 수 없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당은 추 대표 사과 없이는 대법원장 인준안 처리를 위한 국회 일정에 일절 협조할 수 없다는 강경입장을 취했다.
 이로부터 열흘 가까이 대법원장 인준을 놓고 국회는 지루한 줄다리기를 해야 했다. 해결해야할 현안이 산적한데도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추 대표의 ‘부적절한 발언’은 이번 만이 아니다. 잊을 만하면 불쑥 튀어나와 정치권을 뒤흔들어 놓았다.
 추 대표는 앞서 국민의당 대선 제보조작 사건에 대해서도 “당의 선대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 후보였던 안철수 전 의원께서 몰랐다고 하는 것은 머리 자르기”라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측이 강력 반발하며 국회일정을 보이콧하는 바람에 추경안 처리가 지연됐다. 결국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리사과하면서 사태가 가까스로 일단락 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여야 영수회담에 대해 “들러리 회담에 참석하지 않겠다”며 거부의사를 밝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해서도 “소인배”라는 표현까지 서슴치 않았다.
 야당의 비협조적 태도에 대해 답답한 심정은 이해 못할 바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정잡배들이나 씀직한 말을 집권당의 대표가 함부로 내뱉는다면 우리 정치 품격은 어떻게 될 것이며 또한 그런 비아냥을 들은 야당이 어떻게 나올지는 삼척동자도 알 일이다.
 다행히 추 대표가 ‘땡깡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동분서주한 덕에 대법원장 인준안 사태가 가까스로 봉합됐지만 이런 일은 언제든 재현될 소지가 있다.
 추 대표는 이번 일로 협치의 중요성을 깊이 깨달았을 것이다.
 여당인 민주당이 비록 원내 1당이긴 하지만 의석이 과반에 한참 아래인 121석으로 야당의 협조가 없이는 법안 하나도 제대로 처리할 수 없다. 이번 대법원장 임명안도 원내 40석을 가진 국민의당이 캐스팅 보트로서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여야는 고소득자 증세, 사법부 개혁, 방송법 개정, 탈원전 등 각종 개혁입법을 놓고 양보없는 일전(一戰)을 벌일 태세다.
 여당이 이러한 산적한 난제들을 풀어나가려면 야당의 협치를 이끌어내는 것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추 대표의 역할이 막중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추 대표가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려면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있었던 일련의 사태를 곱씹어 언행에 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다. 말은 ‘아’가 다르고 ‘어’가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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