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떠난 분단의 방랑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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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떠난 분단의 방랑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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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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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예현 (주)원덕 대표

[경북도민일보]  보지 못했고 소문만 무성히 들었다.
 그리고 TV 속에서 북한의 실상이라며 탈북자들이 나와 고문방법과 생활고를 고발하는 프로그램으로 우리는 북한을 알아갔다. 북한이 아닌 한국에 있어 다행이란 느낌을 안받을 수 없는 내용들이 줄줄이 방송을 통해 흘러나왔고 그렇게 북한의 이미지와 생활의 고정관념이 박히게 되었다.
 탈북자. 공식적인 법률용어는 ‘북한이탈주민’이나 그들을 우리는 ‘새터민’이라 부른다. 새터민이란 단어는 2005년 통일부에 의해 형성되었는데 ‘새로운 터전에서 시작하는 사람’이라는 순 우리말로 탈북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로 바꾸기 위해 선정했다. 비공식적으로 탈북자 대신 사용하여 장기적으로 자연스레 사회에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새터민 정착지원제도는 초기정착금 지급과 취업지원, 교육지원, 사회보장지원, 거주지보호 등 다각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자유를 찾고 사람처럼 살고 싶다는 희망 하나로 목숨을 건 도박을 했고 성공했다.
 도박을 시작하기 전 압록강을 아님 중국에서 브로커만 잘 만난다면 남은 생은 남한에서 편안하고 햇살 가득한 인생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탈출 한 새터민들은 여전히 정착하지 못한 채 다시 외국으로 떠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유는 탈북 후, 남한에서 일자리 조차 구하기 힘들었고 그로인해 경제고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말을 하는 순간 북한에서 온 것이 들통나고 남한에선 여전히 탈북자들에게 심각한 차별과 더불어 폭언과 멸시는 당연하다. “나보고 김정은이라고 돌 던지는 사람도 있다”며 불안감을 토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또 다른 탈북민은 “간첩이라고 일도 안 시켜준다”, “배고픔을 제외하면 북한이 더 행복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필자가 경험한 사례를 얘기해보고자 한다. 새터민 여성과 한국인 남성은 결혼한지 1년이 다 되어가고 그들 사이에 아이도 하나 있다. 돌이 다 되어가는 아이는 출생신고가 되어 있지 않았고 그들은 혼인신고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를 알아 본 결과, 새터민 여성의 반대였다. 혼인신고를 할 경우 매달 나오는 90만원의 지원금과 지원해주는 집에서 나가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리고 그 여성과 인터뷰를 진행했을 때 남편에게 항상 하던 말은 “내가 힘들게 목숨 걸고 넘어왔으니 당신은 날 봐줘야 한다”는 말이었다.
 또 다른 사례로는 한국으로 넘어 온지 3년차 된 여성은 처음 한국으로 온 뒤의 상황을 설명한 적이 있다. “한국에 와서 간첩으로 취급 당하고 온갖 조사를 다 받아야 한다. 어느 날은 내 몸을 수색한다고 만지는데 수치심도 들고 한국에 왜 왔을까 한 생각을 무수히 많이 했다.” 기본적으로 나오는 지원금 외에 생활비를 벌어야 했던 이 여성은 카페에서 일을 구할 수 있었으나 생소한 메뉴와 티슈, 글라스와 같은 용어를 이해하지 못해 며칠도 못 가 일을 그만 둬야했다. 자존감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했고 우울증과 두려움에 문 밖으로 나가는 게 무서웠다. “낯선 환경과 적대적인 시선이 제일 무서웠다. 같은 나라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그들은 아니었다.” 현재 이 여성은 새터민들이 한국에 적응 할 수 있도록 언어와 문화를 알리며 자신이 겪은 어려움을 최소화 시키기에 기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 가장 이슈가 된 한 사례가 있었다. 북한을 탈출하여 남한으로 귀순했다가 다시 북한으로 재입북한 임지현씨. 재입북한 사례는 과거에도 종종 있었던 일이었으나 이렇게 논란이 되는 이유는 올해 초 ‘남남북녀’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방송인이 재입북해 북한 선전매체 방송에 나와 탈북 전력을 후회하고 남한 사회에 대한 부정적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 사례를 두고 자신의 생각”이라는 것과 또 “북한에서 시키는 대로 한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필자는 생각한다. 보여지는 이슈들로 인해 정말 도움이 필요한 탈북자들은 의심의 시선과 차별, 멸시를 받을 수밖에 없고 사실여부를 가늠할 방법도 없기에 안타까울 뿐이다.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새터민 3만명. 그들 중 일부의 보상주의와 우리들 중 일부의 우월주의의 결과는 일부 외인 그들의 유랑이지 않을까. 북한에서의 힘든 생활을 청산하고 남한으로 왔으나 더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탈북민들은 남한에서의 생활을 또 정리하고 차별과 멸시를 피해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선다.
 한국에서 영국으로 넘어간 탈북민들이 2013년에 1000명을 넘었었다. 그러나 그들은 한국에서 영국으로 넘어간 것이라 기록하지 않는다. 북한에서 바로 영국으로 넘어가 난민신청을 한다. 그러나 난민심사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져 최근 2017년엔 탈북자들의 수가 700여명으로 줄었는데 그 이유가 한국-영국 정부가 탈북민 지문을 공유하면서 난민심사가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탈북민들의 유랑은 계속되고 있다. 그들의 종착역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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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연 2018-02-01 22:40:57
탈남탈북민들의 슬픔 언제까지 이어지려나? ㅠㅠㅠㅠㅠ 목숨걸고 탈북했지만 상처뿐인 대한민국을 저주하며 또다시 서방자유국가들로 탈남한 그들의 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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