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와 기다림의 리더십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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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와 기다림의 리더십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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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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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일문 전 선린대 부총장

[경북도민일보]  ‘맹자’ 공손추·하(下)에 송나라 사람 하나가 땅에 심어 놓은 곡식이 빨리 자라지 않아 안타깝게 여겨 곡식의 싹을 조금씩 뽑아 올려 많이 자란 것으로 보였으나, 너무 서두른 결과 곡식은 시들어 결국에는 열매까지도 얻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한 뜻을 말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이 국가정책에서 급히 서두르지 않은지 염려되며 결과보다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고사의 필부지용(匹夫之勇)과 아전인수(我田引水)의 글과 조상들의 ‘떡을 먹기 전에 냉수 한 모금을 먹게 한 지혜’를 생각나게 한다.
 시인 고은의 ‘만인보’에 남명 조식과 제자 정탁(임진왜란 시 이순신을 항소로 목숨을 구한 사람)의 일화로 정탁의 늘 다급하고 날카로운 성품을 염려하여 스승과 하직 시에 마당에 황소를 가져가라 했으나 소가 없음을 안 정탁은 스승의 깊은 뜻을 깊이 새겨 모든 일을 소걸음으로 평생대과 없이 국사를 수행한 것을 말하고 있으며 노벨문학상에도 몇 번 거론 된 ‘그 꽃’에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올 때 못 본 그 꽃”에서 작가는 목표에 지나치게 서두르다 중요한 부분을 놓치는 뜻을 담고 있다. 혜민 스님은 ‘멈추면 보인다. 여유가 있고 깨달음을 얻으면 귀가 먹어도 들리고, 눈을 감아도 보인다’고 했다.
 우리는 국방, 안보, 경제, 외교 면에서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되고 어려운 상황에 있어 지도자, 정치인, 국민 모두가 올바른 국가관과 안보의식을 필요로 하고 있다.
 6·25동란시 미 8사단의 한 부대가 강원도 제천지역에서 인민군에 포위되어 위기에 처했을 때 지휘관 휴즈 대령은 침착한 어조로 everybody same boat. everybody same boat(모두 같은 배 탔다. 모두 같은 배 탔다)를 외치면서 일치단결하여 포위망을 뚫었다는 일화는 지금의 우리에게 크나큰 교훈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의 정치판은 국민과 안보에는 안중에 없고 정치논란에 빠져 서로 과거사에 매달리는 모습이 조선시대 국가흥망의 당파정치를 보는 것 같아 불안하며 성경 누가복음 6장 41절에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다.
 국가산업의 동맥인 신고리 5·6호기와 삼척의 화력발전소 건설 중단에 앞서 대체에너지의 확고한 방법이 없고, 더군다나 원자력·환경·지질 전문가의 토론 없이 비전문가들의 공론화는 결과에 대한 책임자가 없을 수 있다. 국방 안보면에서 6·25 이후 가장 불안한 상황에서 군인·복무기간 단축은 이르지 않는지? 일자리 창출은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환경조성에서 이루어짐이 선진국형인데 세금으로 공무원 일자리 창출은 인구감소 현상에는 부적합하지 않는지? 비정규직 문제, 최저 임금제도 역시 일률적인 적용은 바람직한지? 복지는 바람직한 정치이나 지나치면 어려움이 온다.
 일본은 원전 멈춰 세운 뒤 전기료 25% 상승하여 안전기준을 강화해 ‘원전유턴’으로 정책을 논하고 있다.
 UN 안보리에서 북한 제재와 북한이 미사일 쏜 날 어떤 명분이라도 800만달러의 북한지원 방안은 너무 서두른 느낌이 든다. 이는 한·미·일 공조에 한국의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고 국제간 신의도 저하될 수 있다.

 OECD 원자력기구 맥우드 사무총장의 “어렵게 쌓아올린 세계적인 원전기술이 탈원전 결정 하나로 사라질 수 있습니다. 다른 나라가 한국원전 건설을 택하겠나”라는 말을 귀 담아 들어야 한다. 원전수출은 국가적 기술력과 수많은 중소기업의 인력 및 부품공급이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신중을 기함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미국 프랭크린. D. 루즈벨트 대통령의 New Deal 정책은 고용창출과 공공개발을 동시에 이루어 냈으며 사무직이 아닌 현장에 필요한 인력, 생산성의 창출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며 경제법칙이 수다를 떠는 동안 국민은 굶을 수 있다고 했다.
 ‘논어’ 안연편에 자공의 정치에 관한 질문에 공자는 “국방을 튼튼히 하며, 백성의 살림을 풍족하게 하며, 백성이 정치를 믿게 하여 평안을 갖게 하는 것이다”. “정치인들에게 믿음이 없다면 죽은 것이다.” 요왈편에 “베풀되 낭비하지 않으며, 태연하되 교만하지 아니하고, 위엄이 있어도 사납지 아니하며, 취하되 욕심내지 아니하며, 처지를 지키면서 고집하지 아니하고, 행하되 지나치지 아니하고 의를 지킨다.”고 했다. Platon은 ‘국가론’에서 “올바른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국가)들에게 지배 당한다.”고 했다.
 세계전쟁사를 볼 때 약 33%의 국가가 멸망했고  그 가운데 90% 이상이 인접국가에 의해 멸망했고, 살아남은 국가는 전쟁을 대비하여 존속했고, 평화만을 주장하면 전쟁이 온다는 것은 역사적 진리다. 국가 간에 상호불가침 조약을 맺었거나 평화조약을 맺었어도 전쟁은 군사력이 강한 국가가 필요에 의해 일어났으며, 약소국의 협상에 의한 평화는 거의 없었다. 북한과의 평화교류도 우리의 국력이 훨씬 강할 때 일이며 지금은 우리보다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어 재고해야 할 것으로 본다. 북한이 미국과 전쟁을 일으킬 나라도, 미사일이나 핵을 일본, 중국, 소련을 향해 발사할 어리석은 국가는 아니라고 본다. 끝에 가서는 국제상황이 변하여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력적화통일을 위해 무력행사를 한다고 본다.
 국가가 국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을수록 지도자의 역할은 막중하다.
 김규련의 수필집 ‘소목(素木)의 횡설수설’에서 지도자(LEADER)를 분석하면, L:listen 경청한다. E:explain 설명하다. A:assist 도와주다. D:discuss 토론하다. E:evaluate 평가하다. R:respond 책임지다. 즉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행동특성이 함축되어 있다고 본다.
 2015년 미국 타임지에 ‘세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된 4선의 독일을 바꾼 메르켈 총리는 “정치를 통해 권력이 아닌 성공을 원했고, 지도자들의 활동에 꼭 필요한 덕목은 자제심과 기다림을 강조했고, 작은 발걸음으로 적절한 타이밍을 포착하여 타인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하며 섣불리 판단하거나 행동하지 않으며 승리하는 것 보다 실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갈등사이에 다리를 놓아라”는 정치신념을 말하고 있다.
 맹자는 지도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절제할 수 있어야 하고 자신만의 성공을 추구함에 앞서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지도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으며, ‘명심보감’ 이견지에 “여러 사람이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피고,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야 한다”고 했다.
 에어프랑스가 18대 대통령 샤를 드골(1890∼1970)묘지 위를 지날 때 기내 방송을 통해 “지금 우리는 드골 대통령 묘지 위를 지나고 있다”는 말이 나오면 모두가 묵념했다는 일화는 우리를 감동하게 한다. 2차대전시 독일에게 짓밟힌 프랑스를 구한 그는 유언에 따라 고향 시골마을 한 구석에 묘지를 세우며 참배객은 가족과 고향주민과 같이 참전한 전우들만이 참배하여 조촐하게 지냈으며, 비석에는 직함을 뺀 ‘샤를 드골 1890∼1970’ 으로만 적혀있다. 본인 연금은 물론 가족의 연금도 가난한 사람을 위해 사양했고, 가족은 생활고에 저택을 팔아 생계를 유지한 이야기는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우리에게도 이러한 위대한 지도자가 나오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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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연금술사 2021-11-30 19:51:03
휴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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