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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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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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우 작가

[경북도민일보]  중세시대에 죄수의 사형을 집행할 때에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고 물은 다음 올가미를 목에 채우고 뒤집어 놓은 양동이에 올라가게 한 다음 양동이를 걷어차 목을 매단다.
 버킷리스트는 사형집행시에 양동이를 걷어차는 모습인 ‘킥 더 버킷’에서 유래됐는데 요즘에는 “죽기 전에 하고 꼭 하고 싶은 일”을 적어보는 것을 버킷리스트라고 한다.
 2007년 잭 니콜슨·모건 프리먼 주연 영화 ‘버킷 리스트’가 상영된 후부터 ‘버킷 리스트’라는 말이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죽음을 앞에 둔 영화 속 두 주인공이 한 병실을 쓰게 되면서 자신들에게 남은 시간동안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리스트를 만들고, 병실을 뛰쳐나가 이를 하나씩 실행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은 살면서 한 일들이 아니라, ‘하지 않은 일들’이라는 영화 속 메시지처럼 버킷 리스트는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다가려는 목적으로 작성하는 리스트라 할 수 있다.
 독일의 어느 철학과에서 실험을 했다.
 학생들에게 백지를 주고 10분 동안 목표를 적어보라고 했다.
 그런데 시간이 다 되어도 학생들은 한숨만 쉴 뿐 아무것도 적지 못했다.
 교수가 말했다.
 “여러분의 생명은 1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 버킷 리스트를 써보세요.”
 그러자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학생들이 백지를 채웠다.
 교수가 앞서 말한 목표와 버킷 리스트는 비슷한 개념인데 왜 결과가 달랐을까?
 단어 하나의 차이에서 비롯된 심리적 반응 때문이다.
 사람들은 목표는 막연하게 언젠가 이루고 싶은 무언가로 여기지만, 버킷 리스트는 죽기 전에 해야 할 무언가로서 당장 해야만 될 것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어느 쪽이 절박한가?

 어느 쪽을 더 빨리 이루고 싶은가?
 이 실험은 철학자 하이데거가 본래의 자기를 찾는 방법으로 권장한 방식으로 시간제한이 목표 설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사는 게 답답하고 지루하다며 시간을 때우며 세월을 막연히 흘려보내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이다.
 당신도 그러하다면 조용한 곳에서 하얀 종이 몇 장을 펴놓고 진실로 이렇게 가정해보라!
 내가 1년 뒤에, 아니 한 달 뒤에 죽는다고 생각하고 몰입해보라!
 슬픔과 회한이 가슴에 물밀듯 밀려들 것이다.
 그리고 그 새하얀 종이에 당신이 살아온 당신 인생의 결산 보고서를 써보라.
 그러면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이 어떻게 살아왔으며, 남은 시간동안 무엇을 해야 하며, 가장 소중한 것이 어떤 것인지, 가장 먼저 해야 될 것이 무엇인지 우선순위가 결정될 것이다.
 생의 마지막 순간은 누구와 함께 보내고 싶은지,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빨리 가는지, 왜 그렇게 살아왔는지, 이 모든 것들이 명징하게 드러날 것이다.
 죽음과 대면하면 삶의 우수리가 남겨진다.
 그리고 죽음은 불식간에 찾아온다.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마주할지도 모른다.
 죽음이 앞에 있다고 생각하고 하얀 종이위에 눈물을 뿌리며 가슴속에 맺힌 것들을 적어보라.
 그리고 그 적은 것들을 당장 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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