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없어도 길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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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없어도 길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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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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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예현 (주)원덕 대표

[경북도민일보]   “수술 후 새 생명을 얻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3만명 이상의 환자들이 매년 장기이식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실제 장기 기증을 받기까지 대기시간은 평균 1185일이며 대기 중 사망자수는 하루 평균 3.17명이다. 우리나라의 장기이식률은 다른 해외국들에 비해 현저히 낮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오랜 시간에 걸쳐 온 유교사상의 인식 변화 개선에 대한 더딤일까 아니면 해외국들 보다 뒤떨어진 기부문화 때문일까. 신체기증을 했다 하더라도 사망 후 법적으로 유족들에게 동의를 다시 받아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 때문일까.
 필자가 생각하는 이유를 2가지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장기이식문화를 보편화 시키고자 하는 움직임과 광고들을 과거에 비해 속속 볼 수 있고 많이 행해지고 있다.
 보이는 기사에서도 ‘오랜 기다림 끝에 장기이식을 받았다’, ‘한 사람이 5명을 살렸다’는 등등의 기사들을 과거에 비해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기사들은 기증 받은 사람의 기다림과 절실함을 소개하고 이식받은 것에 대한 초점을 맞출 뿐 이식 한 사람에 대한 초점 기사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이식을 하기로 한 사람의 소개나 동기를 소개하는 기사들은 있어도 이식 후 기증 한 사람의 건강차도나 기간이 얼마나 걸려 기증 전처럼 생활가능하게 회복이 되었다든지 수술 후 합병증의 위험은 있는지 없는지의 기사는 보기 힘들다.
 알아 본 결과 건강상태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의사는 기증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시키도록 한다는 법적 규정이 돼 있다. 그러나 공통적인 세부지침이나 안내서가 구비 되어 있지 않아 의사 개개인의 재량에 따라 설명내용의 깊이와 내용이 가려질 수밖에 없다. 이 말은 기증자가 장기를 기증한 후의 건강상태를 인지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한 ‘2016년 장기이식코호트 KOTRY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간과 신장 등 이식 후 건강 결과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그 내용 속에는 기증 후, 기증 6개월 후 합병증의 발생 퍼센테이지가 보고되어 있다.
 과연 몇 명이 타인을 위해 내 건강이 보장되어 있지 않는 위험 속에 뛰어들까.
 두 번째, 사망한 장기 기증자가 장기를 기증한 후 시신수습과 이송 부담은 기증자 유가족들의 부담이다.

 장기기증에 관련 된 기사와 논문들을 찾아보다 거짓말이 아닐까 할 정도로 믿지 못 할 기사를 접했다. 24살 된 아들을 갑작스레 잃은 허씨는 아들의 넋을 기리며 장기기증에 동의했으나 수술이 다 끝난 아들의 시신을 데리고 가라는 병원 측의 말에 엄청나게 후회를 했다고 한다. 시신수습과 장례식장 이송도 가족 몫이었기에 85kg인 아들을 흔들리는 차 안에서 이송을 했다고 한다.
 해당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예우에 대한 규정이 있었으면 하나 관련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다는 말뿐이었고 유족에 대한 지원은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업무협약을 맺은 병원에서만 제공되고 있다고 밝혔다. 협약을 맺을 경우 콩팥과 신장과 같은 장기에 대한 우선 확보권을 넘겨야 하고, 이식수술 과정의 수익도 기증원과 나눠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병원들이 장기이식 업무를 하는 데 기증원과 협약을 맺지 않아도 법적 문제가 없기에 유족의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시신수습과 장례식장 이송의 몫이 유족의 몫이란 말 역시 수술 후 듣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난해 장기를 기증한 사람은 573명이며 이 가운데 63%, 약 361명이 전문 사후관리를 못 받았다고 한다.
 결국 돈이었다.
 고인은 누군가에겐 새 생명을 주었고, 어느 집단에겐 수익을 창출시켜줬으나 본인과 본인 가족들은 후회와 상처만이 남는 이 행위를 과연 누가 계속 하려 할까. 기증원과 수익을 나누지 않기 위해 협약을 맺지 않는 것, 이해 할 수 있다. 그러나 고인에 대한 기본적인 예우는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대접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대접은 아닐지언정 대우는 해달라는 그들을 외면하지 말자.
 고인이 된 자는 말이 없다. 하지만 말이 없다하여 보여지는 것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장기이식문화를 보편화하고자 호소하는 광고들, 그러나 이식 후 건강 회복 과정과 결과의 침묵. 현재 고인 장기 이식 후 전문인력 사후 책임과 관련된 시스템 구축이 되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들.
 답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 답을 찾으려 하지 않을 뿐이다.
 길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 길을 돌아가려 하는 것뿐이다.
 이것이 현재 우리나라의 장기기증문화의 수준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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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측기사 2017-10-13 13:06:12
결국 돈이라는 추측기사로 기증자 및 기증자 유가족에게 상처를 주는 기사네요.
기증원의 경우 국가기관으로 수익사업을 하는 기관도 아니고요..

쯔리무사 2017-10-13 02:01:43
기증원은 수익을 내는 기관이 아닙니다.
처음 보도에서 잘못된부분이 있었고 이후 정정보도 한걸로 알고있습니다.

쯔리무사 2017-10-13 02:01:36
기증원은 수익을 내는 기관이 아닙니다.
처음 보도에서 잘못된부분이 있었고 이후 정정보도 한걸로 알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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