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우리는 왜 분노하는가?
하루가 멀다 하고 난폭운전, 보복운전 이야기로 세상이 시끄럽다.
대로에서 급제동은 기본이고, 삼단봉과 도끼·비비탄까지 등장한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난폭운전의 이유가 ‘급한 용무’때문이 42.1%를 차지하고 보복운전은 앞차가 느리게 가서, 끼어들어서 등 대부분 사소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작은 일에 분노 하는가?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인간행동이 합리적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인격은 이드(id)와 자아(ego), 초자아(super ego)로 구성되어 있다.
쾌락을 추구하는 이드가 외부적인 현실원리의 지배를 받으면서 자아를 만들어 가고, 도덕적 원리의 지배를 받는 초자아는 공격적 욕구와 파괴적 본능이 있는 자아를 통제한다.
자아는 사회구조나 제도의 영향을 받는다.
인성이 아닌 입시 위주의 교육과 ‘내 아이만 최고’라는 잘못된 부모교육은 자녀들에게 바르지 못한 자아형성과 공허감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숨고르기할 틈도 없이 달려오는 급속한 문명의 발달 역시 현대사회의 삭막함을 부추기는데 한 몫을 했다.
보복운전과 같은 폭력적인 행위에서 삶의 충만감을 느껴서는 안된다.
잘못된 자아가 초자아를 지배하면 이기심과 쾌락 추구의 사회가 되고 도덕의 원리가 자아를 잘 통제하면 양심과 배려의 사회가 된다.
우리는 도로 위를 뚫고 올라오는 풀 한 포기에 빛나는 의미를 부여하고 의미를 만끽하며 그 경이로움에 감각의 눈을 뜰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미성숙을 깨닫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공동체의 한 일원임을 기억해야한다.
분노하지 않는 사회를 위해 지금 이 순간 스스로의 존재를 돌아보고 나를 내려놓는 연습, 자기반성의 계기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칠곡경찰서 교통조사팀장 이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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