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구에서 단 1점의 작품을 가지고 전시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던 20대 화가가 또다시 `그림 한 점’ 전시회를 열었다.
6일까지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거리 송아당 화랑에서 전시를 하고 있는 김호찬(24·대구예술대 서양화 전공)씨.
당시 `김소리’라는 가명을 쓰면서 사람들 앞에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더욱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번에는 `김호찬展’이라고 자신의 본명을 내걸었지만 지난 전시와 마찬가지로 포스터나 팸플릿을 제작하지 않고 홍보도 없이 불친절한(?) 전시회를 열고 있다.
10평 남짓의 전시공간에 걸려 있는 단 한 점의 그림은 모나리자의 얼굴에 하회탈을 씌어놓은 듯한 작품으로 그림 밑에 `하회탈리자’라는 제목이 쓰여져 있다.
화랑 관계자는 “통상 늦어도 한 달 전에 전시회 일정을 잡는 것과는 달리 김씨가 3일 전에 불쑥 찾아와 전시를 의뢰해 홍보할 시간조차 없었다”면서 “작품 1점만으로 전시회를 할 지 몰랐고 작가도 전시 준비 때 작품 콘셉트를 밝히지 않아 처음에는 조금 놀랐다”고 말했다.
우연히 화랑을 찾은 관람객들도 `전시 하는 것 맞느냐?,`작품이 도대체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 경우가 많았고, 재밌고 특이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화랑측은 전했다.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는 김씨는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그림 한 점’ 전시회를 연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저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가지고 전시를 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포스터나 팸플릿을 제작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우연히 지나가다 이 전시를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 굳이 만들지 않았다”면서 “관람객들이 각자 느끼고 싶은데로 자유롭게 그림을 보면서 전시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대구/김장욱기자 gim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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