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의 聖地 백두산… 그들은 그 너머를 보고 있었다
  • 모용복기자
한민족의 聖地 백두산… 그들은 그 너머를 보고 있었다
  • 모용복기자
  • 승인 2017.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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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新동북공정 현장을 가다 - 5.가속화 되는 백두산공정
▲ 우리 한민족의 발상지인 백두산 천지. 전 세계에서 가장 깊은 화산호수로서 평균수심 213.3m, 최대 깊이 384m에 달한다. ‘禁止跨越’이라는 중국어로 된 푯말이 천지의 현주소를 말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민족 정신의 고향 백두산, 웅장한 협곡과 광활함에 압도
天池 관광객 실은 승합차량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오르내려
한민족의 특수한 정서 이용해 장사하고 민족정기 말살 일석이조 정책
中, 백두산 실효적 지배 통해 유사 시 북한 영토 점령 의도

[경북도민일보 = 모용복기자]  역사는 무엇인가?
역사는 무엇이기에 지구촌 이곳 저곳에서 상대방 역사의 부정과 왜곡을 넘어 심지어 자국 역사에 편입시키려는 역사전쟁에 혈안인 것일까?
이런 의문을 품고 심양행 항공기에 몸을 실었다. 이제부터 보고 느끼게 될 천여 년 전 우리 조상들이 남긴 역사의 파편들 속에서 그 진실을 만나보게 되리라.
동북아지역은 지금 세계 그 어느 곳보다 역사전쟁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그 이유는 역사 자체가 아니라 그로 인해 자국의 미래가 결정될 수 있기에 각국은 양보없는 치열한 전장(戰場)에 기꺼이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우리가 동북아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같은 ‘총성없는 역사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현재 전장(戰場)에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필자는 종군기자의 심정으로 역사전쟁의 현장에서 그들이 찬란했던 우리 역사와 조상들의 혼을 어떻게 훼손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생생한 기록을 통해 우리의 대응책과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 백두산 천지를 향하는 계단을 통해 관광객들이 천지를 오르고 있다. 뒤쪽으로 관광객들을 실어나르는 승합차가 줄지어 서있는 모습이 보인다.

- 동북공정 결정체 백두산공정
 가도가도 산이다. 울창한 숲 속으로 오직 도로만이 길게 뻗어있다.
 도로사정이 별로 좋지 않은 동북지역, 인적없는 삼림지대에 왜 이렇게 도로를 잘 닦아놓았을까 의문이 든다.
 백두산 가는 길에는 우리의 면 단위에 해당하는 인구 2만 규모 두 개 마을이 차례로 나온다.
 폐촌이나 다름없는 로수하를 지나 1시간여를 더 차를 달리면 백두산 아래 첫 동네 이도백하가 나온다. 이도백하는 로수하와는 달리 호텔과 같은 큰 건물이며 식당, 슈퍼마켓 등이 즐비한 번화한 곳이다.
 이도백하에서 40여분 더 가면 백두산 매표소가 나온다. 중국명으론 장백산(창바이산) 매표소다. 목조로 지은 꽤 큰 건물과 잘 닦인 도로를 보면 중국이 백두산에 쏟는 공을 알 수 있다.
 넓은 주차장에는 버스와 탑승을 기다리는 승객들로 북적댄다. 이곳은 북파로 가는 코스다. 안내인 박명군 씨가 필자의 취재일정과 내용에 부합하는 코스로 북파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백두산 등정은 중국쪽에서는 북파, 서파, 남파, 동파 모두 네 갈래가 있다. 관광객들은 북파와 서파를 주로 이용한다. 북한쪽에서는 현재 2개 코스를 통해 천지(天池)에 오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차장에서 버스를 타고 몇 분을 더 달려 다음 환승 주차장에서 정원 10명의 승합차량을 갈아타고 백두산 등정에 본격 나섰다.
 차는 아슬아슬하게 이어진 가파른 오르막길을 거침없이 내달렸다.
 앞쪽에선 승합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려오고 있었다. 좌로 쏠렸다 우로 쏠렸다를 반복하는 통에 어느 한국인 승객은 롤로코스터 타는 것보다 더 어지럽다며 하소연하지만 운전사는 아무일 없다는 듯 무표정하다. 하기야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내렸을 길이니 그에겐 일상이나 다름없는 일일 것이다.
 해발 2200m 푯말이 보이는 지점에서 뒤를 돌아보니 구불구불한 능선과 협곡이 간담이 서늘하도록 웅장하고 장대했다. 그 아래로는 푸른 삼림이 끝없이 펼쳐져 백두산의 광활함을 실감케 했다.
 백두산은 해발 2774m로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총 면적은 8000㎢에 달해 우리의 전라북도와 거의 비슷하다.
 해발 2500m 지점 주차장에서 하차해 약 몇 백 미터를 걸어올라 마침내 천지에 다다랐다.
 일 년에 두 달 정도만 천지를 온전히 볼 수 있다는데 파란 하늘 아래 천지의 물은 푸르고 푸르렀다.
 우리민족이 시작된 곳.
 그 옛날 천제인 환인의 서자 환웅이 무리 3000명을 거느리고 태백산 신단수 밑에 내려와 신시를 열고 웅녀와 혼인하여 단군 왕검을 낳았으니 그가 바로 우리민족의 시조이다. 단군신화에 나오는 태백산은 바로 백두산을 가리킨다.
 천지엔 한국인과 중국 관광객이 뒤섞여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으며 좋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느라 번잡했다. 감개무량한 마음에 가슴이 벅차올라 한동안 감흥에 빠져있다 건너편을 보니 물가에 사람 모습이 어른거렸다. 북한쪽 봉우리다. 안내원의 말에 의하면 북한 사람들이 양식장을 한다는데 그들이 왜 백두산 꼭대기 천지에까지 와서 양식을 하는지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관광객들로 북적대는 이쪽의 부산함에 비하면 북한쪽은 한가하기 그지 없다. 사람 그림자도 그들이 전부였다. 너무나 대조적인 두 모습이다.
 중국 정부는 백두산을 10대 명산 중 하나로 선정해 국민관광지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국인들은 화산이나 장가계 등과 같은 명소들에 비해 백두산을 그리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에겐 민족의 시원(始原)인 영산(靈山)이지만 그들에게 이런 관념이 없는 까닭이리라.
 그러면 중국 당국은 왜 이토록 대대적 투자를 해가며 광범위하게 백두산 개발에 나서고 있는 걸까?
 먼저 비싼 입장료를 내고도 백두산을 찾는 한국인들의 정서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입장료는 1인당 한화로 약 6만원다. 버스와 승합차를 번갈아 타는 것을 감안해도 너무 비싸다.
 앞에서 고구려 유적과 유물들을 이용해 많은 입장료를 챙기고 있는 것에서도 그들의 장삿속을 알 수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경복궁 입장료가 3000원인데 비해 오녀산성 입장료가 약 1만6000원이나 되니 그들이 얼마나 비싼 입장료를 받고 있는지 알고도 남는다.
 다음으로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백두산을 온전히 장백산으로 만들어 북중 국경지역에 대한 영향권을 강화하려는 속셈이다.
 중국쪽으로 관광객들이 모여들면 사실상 중국이 백두산을 실효적 지배를 하게 되는 것이다.
 중국은 이를 토대로 북한정권이 붕괴되는 등의 일이 발생하면 백두산, 나아가 북한지역까지 자기네 영토라고 들고 나올 것이 예상된다.
 참으로 우려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역사전쟁이 이미 백두산에서는 영토전쟁으로 나타나고 있는 중이다. 우리가 백두산이 갈수록 장백산化 돼가는 것에 눈을 돌리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다.
 

▲ 장백폭포는 백두산 천지의 물이 북쪽에 난 달문을 통해 빠져나와 흘러내리다 68m 높이로 떨어지며 만들어진 폭포. 우리말로는 백두폭포, 비룡폭포라 부른다. 계곡 주변의 장대한 절벽과 암석들을 보면 마치 다른 행성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 백두산공정의 숨은 의도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동해 바닷불과 엄청난 면적의 백두산이 다 닳아 없어지도록 하느님이 우리나라를 지켜준다는 내용의 애국가 1절이다. 바꿔 말하면 하느님이 영원히 우리나라를 지켜준다는 의미가 된다.
 백두산은 우리 한민족이 시작된 곳이요 끝이기도 한 운명 공동체다. 그래서 숱한 외침으로 인한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그것을 극복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 역할을 해왔다.
 백두산이 그 자리에 있음으로 해서 어떤 큰 고난도 이겨내리라는 믿음이 우리 민족에게 있었던 것이다.
 그러한 민족의 영산이 두동강 난 지 이미 오래고 그마저도 중국쪽 산은 버스와 승합차 바퀴에 마구 짓밟히고 있다.
 중국 당국이 최근 들어 장백산을 ‘중화민족의 성산(聖山)’이라 부르며 공들이기에 나서고 있지만 본래 중국인들은 백두산에 대해 특별한 애정이 없었다. 1990년대 한중수교 이후 한국 관광객이 부쩍 늘자 10대 명산에 포함시켜 놓고 관광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드문제로 인해 한국 관광객이 다소 줄었지만 아직 많은 한국인들이 백두산을 찾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한국인들의 특수한 민족적 감정을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다. 오녀산성이 그랬고 광개토태왕비, 장군총이 그랬다.
 또한 그들은 백두산을 돈벌이 뿐만 아니라 한민족의 정기를 말살하는 수단으로 이용함으로써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은 한국 관광객들이 천지에서 의식을 행하거나 심지어 애국가를 부르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백두산에서 철저하게 한국을 지워나가고 있는 중이다.
 북한이 그들의 정치,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백두산에 대해 신경을 못쓰고 있는 사이 중국은 그들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조금씩 조금씩 백두산을 점령해 가고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백두산 천지를 오르내리는 차량의 바퀴에 우리 시조 단군(檀君)이 죽어가고 있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취재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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