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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에어컨 쓰기 시작하면 지구는 멸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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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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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기 중국 전문위원

 ‘인도 사람들이 에어컨을 쓰기 시작하면 지구는 멸망할 것’이란 우스갯소리가 경제학자, 환경운동가, 미래학자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13억 인도인들이 본격적으로 에어컨을 사용한다면 이에 들어가는 전력, 이 전력을 생산하기 위한 화석연료의 연소, 그리고 에어컨이 뿜어내는 미세먼지 등으로 지구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이란 뜻이다.

 비슷한 인구인 중국은 다행히도 주로 온대와 한대에 걸쳐 있다. 따라서 여름철 한 철을 제외하고는 에어컨을 쓸 일이 없다. 그러나 인도는 열대와 아열대에 걸쳐 있다. 1년의 반을 에어컨을 켜야 한다. 
 최근 인도도 경제가 발전궤도에 접어들면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에어컨을 사용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 앞으로 경제가 더 발전한다면 에어컨 사용은 더욱 늘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인도인이 에어컨을 본격적으로 사용하면 지구는 멸망할 것이란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우스갯소리가 더 이상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는다. 에어컨 사용 초기인데도 이미 인도의 공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오염돼 있다.
 지난 7일 뉴델리 일부 지역에서 PM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가 1000㎍/㎥로 세계보건기구(WHO) 일평균기준치인 25㎍/㎥의 40배를 기록했다. 오죽했으면 아빈드 케지리왈 뉴델리 주 총리가 자신의 트위터에 “가스실 같다”고 언급했을까.
 이에 따라 뉴델리 당국은 건설 차량의 도시 진입을 금지하는 등 건설공사를 중단했다. 또 지난 7일부터 인도 전역의 3만개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고, 일부 항공편도 결항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지독한 스모그는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다. 인도의 스모그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가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다. FT는 ‘뉴델리 사람들은 공기가 깨끗한 베이징 사람들을 부러워한다’고 1면 톱으로 보도했다. 뉴델리 시민들은 심지어 스모그와 싸우는 데는 인도의 민주주의보다 중국의 공산당 일당독재가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한국인들에게 베이징은 대기오염의 상징이다. 그런 베이징을 인도는 부러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인도의 공기 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사실 인도의 스모그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도 북부는 히말라야 산맥으로 막혀 있기 때문에 대기의 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게다가 화석연료가 주 에너지원이다. 최근에는 자동차에 이어 에어컨까지 등장하고 있다.
 기자는 10여년 전 ‘친디아(중국+인도)’ 열풍이 불었을 때, 현지 취재를 위해 인도와 중국을 차례로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난생처음 인도의 뉴델리 공항에 내렸을 때의 기억은 평생 잊을 수 없다. 이상한 냄새가 대기를 틀어쥐고 있었다. 무언가를 태우는 냄새인 것도 같았고, 카레 냄새인 것도 같았다. 일행 중 한 명은 시체 태우는 냄새인 것 같다고 말 할 정도였다. 비행기 트랩을 내리는 순간, 역겨움이 몰려왔다. 당시의 역함은 지금도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인도 방문 이후 곧바로 중국을 방문했다. 중국의 공기는 인도에 비하면 신선 그 자체였다.
 뉴델리인들이 베이징의 공기를 부러워한다는 FT의 기사를 보고 ‘그래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히말라야 산맥에 막혀 인도의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되지 않는 것이 천만다행일뿐이다.
 이제 세계의 운명은 중국과 인도, 즉 친디아가 쥐고 있다. 이 두 나라가 지금과 같은 지속가능하지 않은 성장을 추구할 경우, 즉 화석연료를 제한 없이 배출할 경우, 70억 지구촌은 오염으로 멸망할 것이다.
 미래학자, 환경운동가들은 중국과 인도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특히 경제학자들은 영국이 세계 경제에 ‘생산’을, 미국은 ‘소비’를 제시했다고 전제한 뒤 이제 친디아는 개발도상국이지만 화석연료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도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모델’을 세계경제에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을 외치며 국제무대에서 고립을 자초하자 세계의 리더 ‘코스프레’를 하는데 재미를 붙인 것 같다. 지금 시 주석은 그럴 때가 아니다. 시 주석은 화석연료 배출을 최소한으로 줄이고도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모델을 세계에 제시할 때 진정한 세계적 리더십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마찬가지다.
 거대한 두 개발도상국 손에 세계의 미래는 물론 ‘인류의 생존’이 달려 있는 것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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