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쓴 채 浮遊(부유)하는 우리들의 세상 이야기
  • 이경관기자
가면 쓴 채 浮遊(부유)하는 우리들의 세상 이야기
  • 이경관기자
  • 승인 2017.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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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혜원 작가

이경관 기자의 문화피플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땅에 뿌리내리지 못한 나무가 공기 중에 부유한다.
 정착하지 못한 그 나무는 무수히 많은 사회적 규범 속에서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현대인들과 닮았다.
 불안정한 사회 속 떠도는 우리들의 모습을 붓 끝으로 노래하는 이가 있다.
 화가 강혜원.
 강 작가는 오는 30일까지 포항명작갤러리에서 개인전 ‘가장의 세계, 가상의 세상展’을 열고 있다.
 20일 갤러리에서 강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전시 소감은.
 “작품은 관객과 소통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지역민들이 전시 관람을 통해 자신의 내면과 소통하고 진정한 ‘나’를 찾기를 바란다.”
 -전시 타이틀 의미는.
 “현대인들은 안정적이지 않은 물같은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것 같다.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 모두가 가면을 쓰고 연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가면을 쓴 우리들의 평범한 세계가 가상의 세상과 다르지 않음을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어 전시 타이틀을 ‘가장의 세계, 가상의 세상’이라 지었다.”
 -이번 전시에 대해 소개해준다면.
 “이번 전시는 ‘가장의 세계, 가상의 세상’이라는 큰 타이틀 아래 ‘부유목에 대한 단상’이라는 부제를 덧붙인 작업을 선보인다.
 세상은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뿌리 내리는 한뼘의 자비도 허락하지 않는다.
 그저 나를 숨기고 세계를, 너를, 그곳을 이해하려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거부의 몸짓 뿐임을 깨닫는다.
 사랑도 슬픔도, 그 어떤 감정의 소통도 버거워하는, 상처가 두려운 현대인들의 모습을 눈과 코, 입을 잃어버려 소통불능의 우리는 마치 뿌리도, 가지도, 잎도 없는 자라지 못하는 나무와 같지 않을까.
 진심을 허락하지 않는 화려한 세상 속, 갈 곳을 모르고 떠도는 우리.
 이번 전시는 내일을 모르는채 가짜들의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전시 설명을 들으니 더 기대된다. 주목할만한 작품은.
 “이번 전시 메인 작품인 ‘비현실적인 나무-초록구름’이 있다.

 이 작품은 초록 구름 곁으로 콩나물이기도 한듯, 풍선이기도 한듯한 나무가 여러 그루 서 있다.
 아니 서 있다고 하기보다 부유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더 옳을 듯 하다.
 대학서 동양화를 전공했는데 이 작품 색채를 보면 그 느낌이 나타나있다.
 또 다른 작품으로 ‘진주가 된 사람들’도 애정하는 작품이다.
 무조건적인 아름다움만 추구하는 현대사회의 모순을 비판하고 싶어 그린 작품이다.
 강렬한 색채가 그만큼 강렬한 메시지를 전했으면 한다.”
 -‘풍선나무’라는 소재가 독특하다. 그리게 된 이유는.
 “우연히 풍선과 닮은 모양을 한 나무를 보고 매료됐다.
 뭔가 땅에 뿌리내리지 못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아마도 비가 와 땅은 질어 있었고, 그 나무는 아주 작은 아기 나무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나무가 뭔가 나와 닮은 모습이었다.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로 살아오면서 나는 끓어오르는 나의 열정과 욕망을 잠재우고 살아왔다.
 ‘여자’이기에 그래야 했던 그 삶이 내가 가끔은 갑갑한 감옥과 같았다.
 나무는 생명의 상징이지만, 내가 봤던 내가 그 당시에 느꼈던 그 나무는 살아있지도, 죽어있지도 않은 나무였다.
 그 모습 속에서 자아를 잃은 ‘나’를 또 수많은 현대인들을 만났는지도 모르겠다.
 소통이 없는 세상 속 사람들은 개인화됐고 우리 모두가 허망한 허울뿐인 사람이 됐다.
 그 모든 이야기를 부유하는 풍선나무를 통해 표현하고 싶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오랜 공백기 속 앞서가는 친구들에 대한 시기와 질투가 내겐 큰 원동력이 됐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또 관객들이 나의 작품을 오래 머물러 바라봐 주고, 보고 또 보고 싶어하기를 원한다.
 ‘풍선나무’가 나를 상징하는 대표 이미지가 돼 많은 대중들에게 나를 알리고 싶다.
 많은 관객들이 부담없이 전시장을 찾아와 작품을 봐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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