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號의 새 선장에게 바란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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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號의 새 선장에게 바란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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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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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명수 포항대학교 교수

[경북도민일보]  “탄핵정국으로 분출된 ‘한국 사회의 수많은 과제’를 해결해야 할 대한민국호의 새 선장이 결정됐다. 그는 대한민국호의 향방표지를 바로 세우고 ‘새로운 미래를 향한 긴 항해’를 시작해야 한다”라고 시작하는 칼럼(‘대한민국호號의 새 선장에게 바란다’)을 쓴 지도 벌써 6개월이 흘렀다.
 그 6개월 동안 청년실업과 저출산-고령화 그리고 양극화라는 3각 파도는 여전하고, 사드문제와 연계된 중국의 파상공세도 그치지 않는다. 거기에다 디지털경제 시대의 새로운 리더를 자처하는 중국의 테크굴기에 따라, 대한민국이 곧 세계시장에서 중국에 밀릴 것이라는 전망까지도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호 앞에는 이전보다 더 거친 바다가 펼쳐져 있고 풍랑주의보가 계속 발효 중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지진’으로 대한민국호에 승선한 우리 모두가 ‘지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포항에서는 어딜 가나 삼삼오오 모인 곳에서는 “포항지열발전소가 포항지진유발에 방아쇠를 당기는 역할을 했나?”로 논쟁이 뜨겁다. ‘포항지열발전소와 지진의 연관성 여부를 명명백백하게 밝히자’라는 목소리가 드높다.그나마 대한민국호 새 선장의 결단으로 1주일 연기해서 치른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무사히 끝난 걸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새 선장이 포항의 강진피해 지역을 방문해서 지하단층지대 조사와 학교-원전-공단-서민주거시설의 내진설비 보강, 지역경제 살리기 지원을 약속한 것에서 희망의 징후를 찾고 있는 실정이다.
 페이스북 친구가 ‘포항의 오늘이 대한민국의 오늘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호프에게 ‘6호실’과 ‘벚나무 동산’이 19세기말 러시아의 축소판이자 상징 공간이듯이 근대화-산업화의 20세기를 지나 제4차 산업혁명의 21세기를 살아내는 우리에게 포항이야말로 대한민국의 20세기와 21세기의 공과(功過)를 오롯이 간직한 ‘대한민국의 축소판이자 상징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맥락에서 ‘포항의 오늘이 대한민국의 오늘이고, 포항의 미래가 대한민국의 미래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한민국호의 새 선장에게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새 선장은 포항을 모델로 해서 ‘국민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안심사회’ 구현을 위한 통합적 국가재난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지진대응 시스템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 또한 ‘포항지진’을 계기로 해서 중앙정부-지방정부 간 재난컨트롤 타워의 효율적 운영 및 즉시 대응역량 강화에도 힘써야 한다.
 국립지진방재연구원 설립과 함께 원전벨트인 경북 동해안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고, 학교-원전-공단-서민주거시설의 내진율을 끌어올리는 일에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향후 대한민국호는 탈(脫)원전 문제로 사회구성원 간 의견이 양분될 가능성이 높다. 공론의 장에서 ‘탈원전이냐? 생활내진 운동이냐?’를 놓고 논쟁을 벌일 때 새 선장은 마음을 열고 경청해야 할 것이며, 에너지 수급문제 등 여러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이 문제를 이성적이고 과학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경주-포항 연쇄지진에 이은 다음 지진은 지진 때 응력이 많이 쌓인 포항과 경주 사이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 예측도 있어 포항시민의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참에 포항지진 발생의 근본 원인과 함께 포항지열발전소와 지진의 연관성 여부를 명백하게 밝히고, 포항을 ‘국민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안심사회의 모델이자 상징 공간’으로 만들면 어떨까?  
 둘째, 새 선장은 21세기 대한민국호의 성장-발전을 위한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 추진 거점으로 포항과 경북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포항영일만항을 매개로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항과 항만연동형 선도개발지대에 진출해서 북방경제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프리모리예2(초이발산~아얼산~창춘~훈춘~크라스키노~자루비노항)노선과 연계되는 훈춘~자루비노항~포항 항로 개설과 훈춘·포스코·현대 국제물류단지 활성화로 포항영일만항을 북방경제협력 전초기지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아세안 국가들과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 국가 비중만큼 끌어올리겠다는 외교다변화 정책인 신남방정책은 호치민-경주 세계문화엑스포로 그 빛을 발했다. 대한민국호 새 선장의 베트남 방문과 맞물린 시기에 경북도와 경주가 펼친 이 행사는 대한민국호의 신남방정책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경북도의 포항, 경산 등이 대한민국호의 ‘포스트 차이나 - 베트남’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경북도와 경주, 포항 등을 신남방정책의 거점으로 활용한다면 신남방정책 추진도 탄력을 얻고, 포항, 경주 등의 지역경제도 살아나고 청년일자리도 창출될 것이다.  
 셋째, 새 선장은 ‘지진 트라우마’를 극복해 나가는 포항을 ‘도시재생과 지역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이자 지역민의 일상이 행복한 공간’이 되도록 적극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정부도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속가능한 여가 공간과 지속가능한 문화관광 공간을 창조하고자 전력을 다한다는 걸 포항을 통해 제시하고 전파해주었으면 좋겠다.
 포항을 비롯한 지방정부들은 ‘일상의 예술화, 예술의 일상화를 실현하는 공간’을 창조하면서 ‘도시재생’과 ‘지역문화’의 융합으로 ‘도시의 미래전략과 미래담론’의 싹을 틔우기 위해 힘쓰고 있다. 대한민국호의 새 선장은 큰 흐름에서 격차사회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뿐만 아니라, 중앙과 지방의 문화 격차 해소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호의 새 선장이 ‘포항의 오늘이 대한민국의 오늘이고, 포항의 미래가 대한민국의 미래다’라는 슬로건을 곱씹으면서 ‘새로운 미래를 향한 긴 항해’를 계속해주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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