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 안돼 햇볕 드는 운동장에서 공부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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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 안돼 햇볕 드는 운동장에서 공부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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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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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기 중국전문위원
▲ 박형기 중국 전문위원

[경북도민일보 = 뉴스1]  난방이 안돼 햇볕 드는 운동장에서 공부하는 아이들 사진이 화제다.
 중국 공산당은 최근 대기 오염을 개선하기 위해 석탄을 연료로 하는 모든 난방을 금지하고 대신 천연가스를 연료로 하는 난방을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천연가스 공급이 원활치 않고 가스 배관 등 인프라가 완벽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을 밀어붙이다 보니 엄청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난방이 되지 않아 아이들이 햇볕이 비치는 운동장에서 공부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문제의 장소는 허베이(河北)성 바오딩(保定)시 취양(曲陽)현이다.
 이 지역의 초등학교들은 석탄 난로를 철거했지만 가스 배관을 아직 설치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이 추운 교실에서 나와 햇볕이 드는 운동장에 책상을 갖다놓고 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학생들은 달리기를 하면서 몸을 녹인다는 후문이다.
 수요와 공급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한 나머지 천연가스 부족 사태도 빚어지고 있다. 2017년 천연가스 소비는 전년 대비 15% 증가했고 가격은 11월에만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목표달성만 추구한 졸속행정의 전형이다. 그 피해는 서민층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중국 누리꾼들은 SNS 상에서 “이게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말하는 신시대냐”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군주민수(君舟民水)’라 했다. ‘순자’에 나오는 말로, ‘백성은 물, 임금은 배다.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마오쩌둥(毛澤東)이 성난 농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구체제를 타파하고 공산 중국을 열었듯 성난 인민들이 공산당을 전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노력은 진정성이 있어 보인다. 미국이 파리 기후협약에서 탈퇴하자 중국은 파리 기후협약의 수호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미국이 협약에서 탈퇴함으로써 생긴 리더십 공백을 중국이 메우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솔선수범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저감 정책을 공격적으로 펼치는 것 같다.
 그러나 미국은 반대로 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는 ‘과학적 사기’라며 석탄을 연료로 하는 발전소를 다시 허가했다.
 그동안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범은 미국이었다. 산업혁명 이후 영국과 미국은 엄청난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왔다. 최근 들어서야 중국이 발전도상에 오름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범이 됐지만 원조는 미국이었다.
 2017년 겨울, 중국 인민들은 추위에 떨고 있지만 미국 국민들은 실내에서 반팔을 입을 정도로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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