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대통령의 숨겨 놓은 딸은 1970년 그가 국회의원이었을 때 김모(당시 24세)씨 사이에 출생한 혼외자다. 김모씨가 살아있다면 61세다. 또 `DJ 딸’은 37세 안팎이다. 김모씨는 DJ가 대통령 재임 중이던 2000년 자살했다. DJ의 철저한 부인으로 두 여인의 인생이 재앙으로 변한 것이다. 그러고도 `인권’과 `민주’의 상징으로 자처해왔다는 데 기가 막힌다.
검찰의 김대중 정권 불법도청 수사에 따르면 2004년 4월 DJ의 숨겨진 딸과 생모 김모씨가 DJ 장남 김홍일 전 의원에게 돈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정보가 국정원에 입수됐다고 한다. 정보엔 그 여자(숨겨진 딸)가 김 의원에게 `오빠, 오빠’ 하며 전화한 내용이 들어 있다. 불법도청에 의한 것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또 DJ 딸이 김대중 정권에서 이권을 독차지한 무기중개상 조풍언 씨와 통화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조 씨는 수년간 이들 모녀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해줬고, 조씨가 미국으로 건너간 뒤에는 2000년 5월 작고한 엄익준 전 2차장이 관리해 왔다는 내용도 수사 결과에 포함됐다. DJ의 숨겨 놓은 딸 뒷바라지 대가로 조 씨가 무기거래를 통해 뭘 챙겼는지 물어보나마나다.
여기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인간적 진면목이 드러난다. 비록 혼외이긴 하지만 자신의 혈육을 수십년간 버리다시피 했고, 심지어 노벨상 받는 데 방해가 될지 몰라 국정원을 통해 `현안 1호’로 관리했다는 것은 인면수심이다. 그러면서도 입만 열면 `인권’과 `도의’ `정의’를 외쳐 오지 않았는가.
김 전 대통령은 안면몰수 식으로 대선에 개입하고 있다. 범여권 주자들은 성지순례하듯 DJ를 알현하고 있다. 친딸을 방치하고, 그 모친까지 절망에 빠지게 함으로써 자살에 이르게 한 DJ 앞에 무릎꿇고 조아리는 범여권 대선주자들이란 과연 무엇인가. DJ는 이제라도 숨겨 놓은 딸의 존재를 시인하고 `아비’ 노릇을 제대로 하는 게 최소한의 도리다. 숨겨 놓은 딸이 30년 넘게 흘렸을 눈물을 닦아주는 게 선거에 개입하는 것보다 몇 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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