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참사와 화재시 대처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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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참사와 화재시 대처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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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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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우 작가·소방기술사

[경북도민일보]  지난달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29명이 사망하고 36명이 부상하는 대형참사가 또 발생했다.
 인간의 생활여건상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물질들은 가연성물질로 화재는 언제나 우리 주변에서 항상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가장 밀접한 재해이다.
 화재시 몇가지 대처요령을 설명드리고자 한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옛말이 있듯 화재가 발생하였을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화재를 맞닥뜨린 사람들의 냉철한 대처요령이다. 건축물이나 설비는 고정되어 있지만 사람만이 급박한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움직일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화재발생시 긴박한 상황에 접한 사람의 본능과 심리를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화재 발생시 검은 연기와 시뻘건 불꽃을 마주하게 되면 사람은 공포에 휩싸여 상황판단 능력이나 지능이 50%이상 감소하여 5가지의 동물적인 본능과 심리에 지배되어 행동하게 된다.
 첫째는 귀소본능이다. 원래 온 길이나 늘 사용하는 경로에 의해 탈출하고자 한다.
 처음 왔던 길이나  평소 사용하던 경로로 탈출하다가 연기로 가득차 있거나 화염에 의해  탈출로가 막히면 급격히 패닉(공포)상태에 빠지게 되어 우왕좌왕하게 된다. 연기나 화염은  수직방향으로 전파되는 속도가 1초당  2~3m로서 1초에 한층씩 타고 올라가는 정도로 빠르므로  다른 경로를 찾기전에 연기에 질식될 가능성이 많다.
 그러므로 쇼핑이나 영화관람 기타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때에 자신이 들어온 출입구 이외에 또 다른 출입구, 즉  비상구가  어디에 있는지 비상시에 어디로 어떻게  가야되는지 마음속으로 경로를 파악해 두어야 한다. 만약 지상으로 나갈수 있는 경로가 완전히 차단되면 옥상으로 올라가야 하고 그것마저 여의치 않을 경우 최후에는 외부 베란다나 발코니 등으로 나가 소방대의 외부구조를 기다려야 한다.
 둘째는 지광본능이다. 화재시 정전이 되거나 연기로 주위가 어두워지면 사람들은 무조건 밝은쪽으로 피난하고자 한다.
 밝은 쪽이라고 해서 무조건 탈출로가 있다고 할수 없다. 이번 제천스포츠센터 화재처럼 강화유리 재질의 통유리로 된 외벽이 있으면 외부광이 유입되어 환하게 보이지만 강화유리는 일반유리보다 강도가 3배이상이므로 쇠망치가 없이는 깨뜨리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추종본능이다. 비상시 누군가 선두로 도망가면 모두 따라가는 현상을 말한다. 군중은 한사람의 리더를 추종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선두로 도망가거나 리더하는 사람이 그 건물 구조에 익숙한 사람이거나. 방재분야에 식견이 있는 사람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선두가 도망가는 방향이 사전에 인지해 둔 탈출경로인지, 그리고 상황에 비추어 타당한 방향인지 잠시나마 냉정을 찾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넷째는 퇴피본능이다. 급박한 상황이 발생하면 위험한 곳에서 무조건 멀어지려고 한다.
 예를 들어 통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가정하자. 그럼 무조건 뒤로 도망가다 탈출로가 막히게 되는 것보다는 화세가 거세지 않거나  농연이 충만하지 않아 순간적으로 숨을 참고 경미한 화상을 입을 각오를 하고 출입구쪽으로 뛰쳐나가는게 훨씬 나을수 있다는 것이다.
 다섯째는 좌회본능이다. 화재시 정전이 되거나 연기로 인해 어두워져 방향감각을 상실하게 되면 왼쪽으로 도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이 경우는 100% 모든 사람이 그런것이 아니란 점과 비상시 행동요령에 큰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별도의 설명을 하지 않고 넘어가기로 한다.
 끝으로 화재시 연기의  위험성과 초기 소화요령, 가정집에서의 주의사항에 대해 몇가지 말씀드리고자 한다.
 나는 처음 소방을 공부하기 전에 뉴스에서 아파트에 화재가 발생하였는데 사람들이 왜 탈출하지 못하고 사망하였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숨을 조금만 참고 그리고 뜨겁더라도 무언가 뒤집어 쓰고 현관문까지 쫓아나가 문을 열고 도망가면 될텐데 왜 그 몇발자국을 뛰쳐나가지 못했을까?
 그런데 나중에야 알게 됐는데 그 생각은 무지의 소산이었다. 가정집에는 일반적으로 섬유, 프라스틱, 건축내장재 등 다양한 물질들이 존재하는데 이 물질들이 함께 연소될 경우 고농도의 이산화탄소에서부터 시작하여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염화수소, 불화수소, 염소, 아황산가스, 시안화수소, 아크릴로레인 등의 맹독성 유독가스가 다량으로 발생한다.
 이런 유독가스가 혼합된 연기는 단 한 모금의 흡입만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질수 있다. 그래서 아파트라 할지라도 독성연기를 흡입하여 쓰러졌기 때문에 그 몇 발자욱을 가지 못하고 죽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화재시 사망자 10명 중에 9명은 연기에 의해 사망한다. 그러므로 대피시 헝겊에 물을 적셔 입과 코를 가리고 가능한 몸을 낮춘채 숨을 참고 출입구쪽으로 신속하게 대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집안 잘 보이는 곳에 소화기 하나쯤은 비치해 두고 사용법을 익혀두자.  소화기 사용법은 단 두번의 동작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간편한 기구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화재는 어느 정도 성장해버리면 진화하기 어렵지만 초기화재는 소화기만으로 충분히 진압할 수 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누구나 119에 신고하지만 소방대가 아무리 빨리 출동하더라도 이미 도착하기 전에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화재가 성장되어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가정집에서 가장 많은 화재의 원인은  가스렌지이다. 그러므로  외출할 때 깜빡 잊고 가스렌지를 켜놓지는 않았는지, 밸브는 잠궜는지 잊어버리지 않도록 현관문에 써 붙여 놓는것도 좋은 방법이 될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누전차단기의 정기적 점검이다. 합선이나 누전 등 전기적 원인으로 발화되는 것은 사람이 감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누전차단기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정기적으로 누전차단기의 빨간버튼을  눌러 스위치가 떨어지는지 확인해보고 떨어지지 않으면 교체해주어야 한다.
 화재는 당신이 소중히 여기고 간직하던  전부를 태우고 타인의 재산과 생명까지 해를 끼친다. 온 마음을 다해 제천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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