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탕주의 만연 특단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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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탕주의 만연 특단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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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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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우리 사회에 한탕주의가 도를 넘고 있다. 최근 가상화폐 광풍이 불면서 암호화폐 업계에는 ‘김치프리미엄(Kimchi Premium)’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김치프리미엄은 한국의 암호화폐 가격이 해외보다 비싼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다. 또한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하루종일 비트코인 시세에만 골몰하는 사람들이 많아 ‘비트코인 좀비’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일확천금(一攫千金)을 꿈꾸는 것은 인간의 보편적 심리지만 전 세계적으로 한국만큼 가상화폐에 열을 올리는 국가도 없다. 외신들도 한국의 이러한 광풍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한국만큼 비트코인에 빠진 나라는 없다”며 “한국은 비트코인의 ‘그라운드 제로(핵폭탄이 폭발한 지점)’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가상화폐가 투자가 아닌 투기요 도박이 된 것이다. 정당하게 노동을 해서 그 대가로 돈을 받거나 어떤 가치를 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단 번에 큰 돈을 벌어 벼락부자 되려는 일종의 ‘흙수저 탈출법’의 일환으로 변질되고 있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가상화폐 뿐만이 아니다.
 한탕주의 풍조 팽배 현상은 로또복권 판매 증가를 통해서도 잘 알 수 있다.
 복권 수탁 사업자인 나눔로또에 따르면 지난해 로또 판매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판매액은 3조7000억원이었다. 한 게임에 1000원임을 고려하면 판매량은 37억9000여 게임에 달한다. 이는 한국인 1명당 로또를 74번 샀다는 결론이다. 로또복권을 구입하는 계층이 대부분 서민층임을 감안하면 서민들의 한탕주의 풍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복권은 경기가 나쁠수록 소비가 늘어나는 대표적인 ‘불황형 상품’이다. 장기적인 경제불황으로 실직자가 속출하고 청년들은 취업이 안되다 보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탕주의로 내몰리고 있다. 정부는 로또 판매량 증가가 단순히 판매점의 증가로 인한 결과로 풀이하지만 지난해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률 지표는 다른 이유를 가리키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가상화폐에 열광하고 로또복권에 빠진 한국인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집 한 채 장만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삶이 나아질 것이란 희망이 없는 서민들과 청년들의 현주소다. 이로 인한 사회적 병폐는 심각하다. 꿈과 희망이 없으면 미래를 위해 투자를 하지 않는다. 자신의 소질과 역량을 키우는 일에 노력하기보다 쉽게 돈을 벌기 위한 방법을 찾다 보니 도박 등 사행성의 유혹에 빠져들게 된다.
 하루 아침에 실직을 당해 거리로 내몰리는 직장인들.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어 좌절하는 3포세대들. 거기에다 TV에서는 출연자들이 입만 떼면 ’대박’이라 외쳐대고 있으니 이러고도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열심히 일하면 그만큼 대가를 받으며 그로 인해 미래를 설계하고 삶의 희망을 꿈꿀 수 있는 사회는 단지 일자리 몇 개를 더 만들고 복지를 위한 지출을 더 늘린다고 만들어질 일이 아니다.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 그들이 기댈 수밖에 없는 것은 인생역전을 노리는 한탕주의 뿐이다.
 지난해 사상초유의 국정농단을 경험하면서 우리 국민들은 심한 허탈감과 절망감에 몸부림쳐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정권교체로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적폐 청산과 청년 일자리를 늘리기 등 다양한 개혁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국민들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일이다.
 정부는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사회적인 풍토를 조성하는데 최우선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젊은이들에게 영향력이 큰 방송매체도 사행성을 조장하는 출연자들의 발언이나 프로그램을 지양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도 이제 한탕주의가 인생역전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차분하게 주어진 소임을 다하고 내일을 위해 오늘 나 자신을 가꾸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밤새도록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비트코인 시세 등락만 쳐다보면 잠은 언제 잘 것이며 꿈은 언제 꿀 것인가. 꿈 꾸지 않으면 미래는 오지 않는다. 미래는 꿈 꾸는 자의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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