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대북(對北)정책
  • 모용복기자
거꾸로 가는 대북(對北)정책
  • 모용복기자
  • 승인 2018.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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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용복 편집국 부국장

[경북도민일보 = 모용복기자]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 남북 단일팀에 합류한 북한 선수단 15명이 본격 훈련에 들어갔다. 이들은 윤용복 체육성 부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측 선발대 8명과 함께 25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방남했다. 지난 21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북한예술단 공연을 위한 사전점검단이 1박2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간 뒤 평창올림픽과 관련한 두 번째 방남이다.
 앞서 우리측 사전점검단도 남북 간 금강산 합동문화행사와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 준비를 위한 2박3일 간의 방북일정을 마치고 25일 돌아왔다. 점검단은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과해 동해선 육로로 북한 금강산 지역으로 넘어갔다. 우리 정부 당국자가 북한 땅을 밟는 것은 2016년 2월 개성공단 중단 이후 처음이다.
 악화일로로 치닫던 남과 북 사이에 모처럼 사람의 왕래가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박철호 감독을 비롯해 정수현, 김향미 등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국가대표 진천선수촌에 모습을 나타내자 남측 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과 이재근 진천선수촌장, 새러 머리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은 환한 표정으로 이들을 열렬히 환영했다. 긴장한 듯 굳은 표정의 북한 선수들은 우리 선수들의 따뜻한 인사를 받은 후에야 다소 표정이 누그러졌다. 남과 북의 두 감독은 남은 기간 하나가 돼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내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이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소기의 목적을 이뤄낼 지는 아직 미지수다.
 우여곡절 끝에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과연 한반도 평화정착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는 의문이다. 이날 남북 단일팀이 외친 “우리는 하나”라는 구호가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그 메아리가 계속 남으리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 왜냐하면 지금 북한 김정은 정권은 앞에서는 평창올림픽 참가 등 위장평화공세로 국제사회 제재를 모면하려 하는 한편 뒤로는 시간벌기를 통해 핵무장화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남북한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구성되고 현송월 단장과 우리측 점검단이 남과 북을 오가는 등 한반도에 모처럼 평화무드가 조성되고 있는데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50%대로 추락했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국민 여론과 괴리가 크다는 반증이 아닌가.

 통일연구원이 발간한 2017년 통일과 북한에 관한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10명 중 4명이 ‘통일을 할 필요가 없다’거나 ‘하면 안 된다’고 응답했다. 통일에 대한 긍정적 생각도 절반에 못 미쳤다. 60대 이상 10명 중 8명이 ‘통일을 해야 한다’는 응답과 대조적이다. 이는 젊은층들이 북한과 통일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현실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20·30대 젊은이들이 핵심 지지층인 문 대통령이 현실지향적인 이들의 생각을 수용하지 못하고 일방통행식으로 대북·통일정책을 펼친 결과가 이번 지지율 급락으로 이어졌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결국 박근혜 정부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인 불통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정권 시작부터 소통을 외쳤던 현 정부도 1년이 안돼 ‘불통정권’으로 낙인 찍힐 위기에 처한 것이다. 자기 쪽하고만 소통하고 야당 등 반대편의 비판엔 귀를 닫는 것은 소통이 아니다. 이제 소통에 한계를 느낀 나머지 핵심 지지층인 젊은층마저 등을 돌린다면 현 정부의 앞날은 그야말로 캄캄하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젊은이들의 사고(思考)도 변했다. ‘3포(연애, 결혼, 출산 포기) 세대’라 불리는 청년들은 실익 없는 정책보다 더욱 현실적인 것을 바라고 있다. 이들은 평창올림픽과 관련해 정부가 벌인 일련의 대북정책에 대해 납득하지 못한다. 오랫동안 올림픽을 바라보며 땀 흘린 선수들이 단일팀 구성으로 하루 아침에 날벼락을 맞은 것이며, 현송월 단장이 방남했을 때 보인 과도한 의전 등 우리 정부가 굳이 그렇게까지 해가며 북한에 비위를 맞춰야 하는지 묻고 있는 것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촉발된 촛불집회는 최씨의 딸 정유라 학사농단이 시발점이었다. ‘돈도 실력’이라며 돈과 백(back)을 마구 휘둘러 상아탑의 질서를 교란시킨 정유라와 그 부모에 학생들은 분노했다. 과거에는 국가나 사회 부조리라는 거시적인 것에 분개했다면 최근 들어서는 부당한 대우나 공평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 관심을 더 갖게 된 결과다. 젊은 층들이 남북 단일팀이나 현송월 방남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권 출범 이후 줄곧 70% 내외의 지지율 고공행진을 거듭해 왔기에 이번 지지율 급락은 청와대로서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몸을 낮췄다.
 이번 여론조사 지표는 현 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 대한 경고음이다. 만약 이대로 국민정서에 역행하는 정책을 계속 밀어붙인다면 단지 경고음으로만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정부의 대북정책 선택지는 이제 그리 많지 않다. 미국이 독자제재에 나서는 등 상황도 녹록한 편이 아니다. 하지만 위기는 언제나 기회를 동반한다. 50%대의 지지율이 더 떨어질 지 다시 상승할 지는 오로지 대통령 하기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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