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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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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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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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률/편집부국장
 
`짝퉁’. 
 `가짜’를 뒤집고 곰퉁이 미련퉁이 등의 낮춰 부르는 말인 `퉁이’가 합성돼 `짜가퉁이’가 되고 그 말이 다시 줄어 `짝퉁’이 됐다는 설이 있다. 2000년 초반에는 국립국어원 신조어 목록에 오르기도 했다 한다.
 어원도 불분명하면서 어느 새부터 우리 생활 속 깊숙이 침투해 버렸다.
 짝퉁은 시계, 의류, 가방 등이 `주분야’였다.
 그러나 세월의 변화 속에 최근에는 지금까지 알려지지도 않고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각종 기술사 자격증이나 경력 증명서를 비롯한 `분야 불문(不問)’가짜들까지 쏟아지며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이젠 `짝퉁’도 `원조’를 가려야 하는 참으로 기이한 세상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
 음식점들 중에서 `원조’ `진짜원조’ 등의 간판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도 있다.
 짝퉁 단속 뉴스는 매년 접하는 단골 뉴스가 됐고, 짝퉁 시장의 규모와 추세도 명품 시장이 연 4조 원대로 커지다 보니 덩달아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주에도 수십억 원대 가짜 명품 가방과 지갑을 제조·유통시킨 업자들이 구속됐다.
 이들이 만든 가짜명품은 소규모 쇼핑몰과 전국 48개 소매상에게 넘겨져 정품으로 팔리기도 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명품에 가까운 짝퉁을 찾는 일본 관광객을 위해 서울시내 고급 호텔 토산물 매장까지 진출했다는 소식은 짝퉁의 진화된 또 다른 모습이다.
 단속을 피해 소비자들에게 전달될 때까지 살아남아야만 하는 절대절명의 생명력 차원이 아닌 `인기’라는 지원세력을 등에 업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짝퉁’으로.
 이대로 나가다가는 `짝퉁 나라’라는 불명예 속에서 살아가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여기에다 다른 사람은 둘째 치고 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학원 강사와 대학 교수들까지 학력을 위조했다는 소식은 비애감마저 들게 한다.
 매스컴은 연일 가짜 학위 유명인들의 재능적 `논란성’에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주분야와 불문분야’에서는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허명(虛名)이다.
 가짜학위 부분은 명문대의 이름만 대면 우대받을 수 있는 사회적 현상이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실속적인 측면 보다는 단지 외형적인 울타리가, 실력보다는 배경을 알아주던 사회상이 투영해 낸 `안타까운 결과물’들인 셈이다.
 의류와 악세 사리를 비롯한 `주분야’의 경우, 구매층들 대부분은 브랜드 명이 가진 가치에 매력을 느낀다.
 관세청의 최근 `위조 상품 비교전시회’ 관람객 1472명 대상 설문조사에서 20대의 39%가 짝퉁임을 알고 구입했다는 결과도 있었다.
 `경제력’이 `소유욕’에 못 미칠 경우 사람에 따라 그런 욕구가 생겨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하지만 그도  어느 정도 선이어야지 도가 지나치면 국민전체 이미지까지 흐려진다.
 가짜 명품이 계속 활개칠 경우 우리에게 돌아오는 파장은 결코 만만치 않다.
 바로 `짝퉁 부메랑’효과다.
 우리나라 `지적 재산권’의 가치들이 해외 시장에서 폄하될 수도 있고 결국 진출 기업들의 제품 이미지에도 악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 세계적인 명품으로 자리 잡은 `IT분야’ 제품들에는 메이드 인 코리아가 새겨져 있다.
 위풍당당한 메이드인 코리아가 `가짜 파문’국가산이란 오명으로 흐려져서는 안 될 일이다.
 어찌 보면 `짝퉁’에 대한 단속량이 늘어날수록 국가 위신도는 하락할 것이고 그렇다고 결코 단속하지 않을 수도 없는 `딜레마적’ 성격마저 내재된 문제다.
 그러나 사법당국은 모든 `짝퉁’들을 빠른 시일 내 반드시 척결(剔抉)시켜야 한다.
 여기에는 `외형’만을 중시해 온 `사회 구조에 대한 변화’도 포함되며, 이는 사법당국이 아닌 대 국민적 선결(先決)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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