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 손경호기자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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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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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경북도민일보 = 손경호기자]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는 말이 있다. 요즘 가상화폐는 바닥을 모르고 가격이 한 없이 떨어지고 있어, 이 말을 더욱 실감하게 한다.
 가상화폐는 ‘가상화폐’, ‘암호화폐’, ‘암호통화’ 등 아직 용어조차 제대로 정의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은 국민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특히 ‘가상화폐’ 광풍으로 사회적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이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립조차 하지 못한 채 규제에 나서면서 시장혼란은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급격한 상승세를 이어왔던 가상화폐 가격은 최근 각국 중앙은행의 규제가 잇따르면서 급락했다.
 구체적으로는 가상화폐의 대장격인 ‘비트코인’은 지난해 12월초 2500만원 선까지 무섭게 치솟다 6일 현재 오후 2시께 600만원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중국 정부가 가상 화폐 관련 해외 웹사이트 차단 등 각국 정부의 규제 강화로 가상 화폐 가격이 폭락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한때 공포에 질려서 투매하는 현상인 ‘패닉셀’이 벌어지면서 하루 사이에 글로벌 가상 화폐 시장에서 665억달러(약 72조원)가 증발했다.
 이처럼 세계 각국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인해 가상화폐 시장에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기존 투자자금들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면서 가상화폐 가격도 하락세에 있다.
 가격 폭락에 따른 젊은 청년의 자살 등 불행한 사태는 이미 발생했다. 가상화폐 관련 사이트에서는 “한강 가즈아”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자살이라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신용대출 등 가상화폐에 ‘올인’한 사람들이 300만명에 이른다는 분석을 고려해보면 가격 폭락에 따른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이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가상화폐 가격은 최고점 대비 70%이상 폭락한 상태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사실상 깡통화폐로 전락된 셈이다.
 일부에서는 가상화폐 버블이 조정되는 과정이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수백만원부터 수천만원, 수억원 등 빚 내서 가상화폐에 투자한 사람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와 마찬가지다.
 정부의 규제일변도 접근방식이 가상화폐 시장을 움츠려들게 함으로써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의 발전 가능성까지 훼손시킬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규제 일변도 보다는 신기술·신산업의 출현과 성장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규제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움직임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총재는 가상화폐를 ‘폰지사기’, ‘기생충’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6일(현지 시각) 독일 괴테 대학교 강연에서 “비트코인은 거품과 폰지사기, 그리고 환경재앙의 조합”이라며 각국 중앙은행의 규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폰지사기란 고수익을 내세워 투자자들을 끌어 모은 뒤, 나중에 투자하는 사람의 원금으로 앞사람의 수익금을 지급하는 사기 기법이다.
 가상화폐에 사용되는 블록체인 기술의 경우 잘만 쓰면 4차 산업혁명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물론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투기성 가상화폐 매매, 가상화폐를 악용한 세금 회피, 불법 돈세탁 등은 규제되어야 한다.
 특히 가상화폐는 세계에서 거래되는 만국 통화 개념이다. 따라서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나서 가상화폐의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한 동일한 규제에 나서야 한다. 이를 통해 가상화폐가 주식처럼 건전한 투자 수단으로 자리잡아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사라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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