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문화허브 새 옷… 포항 구도심 부활시킨다
  • 이진수기자
청년창업·문화허브 새 옷… 포항 구도심 부활시킨다
  • 이진수기자
  • 승인 2018.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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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뉴딜사업-<6> 포항 중앙동
▲ 포항시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중앙동에 도시재생 뉴딜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쇠퇴한 포항의 도심을 부활하는 사업이다. 중앙초등학교 부지에 문화예술 허브 공간과 함께 북구청이 들어선다.

[경북도민일보 = 이진수기자] 경북 6개 지역이 국토부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포항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흥해읍은 특별재생지역으로 지정됐다. 6개 지역 사업비만 2278억원에 이른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낙후지역을 전면 철거해 아파트로 개발하는 재개발사업과 달리 역사와 문화는 그대로 보존하면서 도로확장, 주차장확보, 공공임대주택과 공공임대상가 등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일자리 창출까지 할 수 있는 원도심 재생사업이다. 문재인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꼽고 있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어떻게 진행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포항시의 중앙동 도시재생 뉴딜시범사업 공청회가 열린 지난 6일 매서운 한파에도 포은중앙도서관 내 어울마루에 150여명의 주민들이 몰렸다.
 쇠락한 도심의 상권을 다시 일으켜 세우자는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열망이다.
 최웅 포항시 부시장을 비롯해 경북도의원 및 포항시의원들도 참석해 중앙동의 새로운 모습에 대한 기대를 짐작케 했다.
 공청회 발표자와 토론자들의 설명을 들은 주민들은 궁금한 내용을 질문하고 향후 도시재생사업에 필요한 건의사항을 요구하기도 했다.
 포항의 원도심인 북구 중앙동(구 중앙초등학교, 북구청, 육거리 일원)을 과거 화려했던 명성을 되찾자는 포항시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올해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도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이른바 ‘도시혁신사업’이다. 산업화, 도시화 과정에서 성장해온 도시들이 인구감소와 고령화, 전통산업의 이탈, 열악한 생활환경 등으로 쇠퇴 국면에 접어든 지역을 새롭게 활성화해 경쟁력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전체 국민의 90%가 도시에 살고 있고 도시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를 대변하는 시대에 도시재생사업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미 세계적으로 추진하는 시대적 과제다.
 포항 중앙동에 왜 도시재생사업이 필요한 것인가는 이곳의 현주소를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포항의 1번지인 중앙동은 포항시청을 중심으로 한 공공업무, 상업, 문화예술의 중심지였다.

 △ 포항 상징 중앙동의 쇠퇴
 시민들도 자연스럽게 이곳에 만남을 가졌다. 수많은 인파들이 북적 거렸다. 그런 중앙동은 포항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최근 포항시 전체 인구가 1.9% 감소하는 동안 중앙동은 무려 11.2% 감소했다. 경제활동의 경우 포항이 2.4% 증가한 반면 중앙동은 오히려 21.4% 감소했다.
 노후 건축물은 포항이 66.4% 증가이나, 중앙동은 80.3% 증가했다. 사업체수의 경우 포항은 17.5% 증가한 반면 중앙동은 0.9% 감소했다.
 이같은 중앙동의 쇠퇴는 지난 2006년 포항시청사가 대이동으로, 포항역 또한 외곽으로의 이전이 가장 영향이 컸다.
 비슷한 시기에 상대동, 양덕동, 대이동, 문덕동 등의 외곽 지역에 대형마트가 입접하는 등 새로운 상권이 형성됐다.
 여기에 포항 경제의 50% 차지하는 철강산업이 지속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7년 현재 중앙상가 전체 점포수는 총 988곳이나 242곳이 비어있는 상태다. 곳곳에 문닫은 점포들이 늘어나 이제는 을씨년쓰러울 정도로 쇠퇴를 거듭하고 있다.
 포항시가 중앙동의 대대적인 부활에 나섰다.
 중앙동 도시재생사업은 △상권 회복 △일자리 창출 △청년층 유입 등을 통해 이곳을 도심중심 기능 회복, 지역경제 활성화, 문화예술 중심지로 조성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포항시는 이를 위해 3개의 핵심 기능을 추진한다.
 중앙동 일원의 20만㎡(약 6만평)에 올해부터 오는 2022년까지 1176억원을 투입해 △문화예술 허브(축) △청년창업 허브 △스마트 도시(꿈틀로, 실개천거리, 육거리 일원)를 조성하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
 중앙초 부지를 활용한 ‘문화예술 허브’는 문화예술인력 양성, 창작공동작업장 제공, 스타트-업 육성 등을 담당하는 문화예술 팩토리와 문화예술인을 위한 전시, 판매,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하는 문화예술 플랫폼을 조성한다.

▲ 현재 북구청 자리에 들어설 청년창업 허브.

 △ 상권회복·일자리창출·청년 유입에 중점
 이와 함께 북구청 신축 이전, 공영지하주차장, 문화예술광장, 공공임대주택(LH) 120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청년창업’허브 공간은 현재의 북구청을 허물고 이 부지를 활용한다.
 이곳은 3D프린트 등 공영장비를 지원하는 시제품 제작공간, 오피스, 카페 등을 제공하는 청춘 코워킹스페이스와 청년들의 기술창업(ICT, 핀테크 등) 특화지원, 청년창업 인큐베이팅 및 지원 프로그램 운영 등을 담당하는 청년창업 플랫폼이 들어선다.
 청소년 아지트로서 진로상담, 토론실, 공연실 등을 제공하는 청소년 문화의 집, 공영지하주차장 및 스마트 복합문화광장 등이 조성된다.

 또 꿈틀로와 실개천거리, 육거리 일원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도시’는 청년들에게 저렴한 창업공간으로 제공할 청춘 공영임대상가와 보행자 중심의 예술문화 창업로, 스마트 아트 스트리트를 조성한다. 스마트 주차, 비콘 기반 스마트 광고, 모바일 핀테크, 리빙랩 지원, 반응형 미디어 파사드, 바닥 그림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 사업은 쇠퇴한 구도심에 청년창업 및 문화예술 허브 공간을 조성해 일자리 창출과 청년층 유입으로 도심중심기능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와 함께 포항의 주요 사업인 (구)포항역 복합개발, 영일만관광특구 지정, 그린웨이와 연계해 지역 도심이 새롭게 태어나도록 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6일 공청회에서 발표자와 토론자들이 포항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방향을 제시했다.
 발표자로 나선 이석환 경성대 교수는 “포항시청과 포항역, 중앙초 이전 등은 그만큼 사람이 빠져 나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쇠퇴한 곳에 활력이 넘치게 하는 것이 도시재생의 핵심이다”고 했다.

▲ 지난 6일 포은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중앙동 도시재생사업 공청회에 발표자와 토론자로 나선 관계자들.

 △ 시민 참여 중요, 포항은 사업 환경 좋아
 이 교수는 도시재생에 중요한 것은 시민(주민)에 이어 행정과 의회의 지원이다고 했다. 지금의 계획이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들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그는 “시민이 없는 도시재생은 할 필요도 없고 의미도 없다”고 강조했다.
 남광우 경성대 교수는 ‘스마트 도시재생과 지역혁신’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주민들이 어떤 특성의 도시를 조성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스마트 도시의 핵심은 주민과 정보(소프트 인프라)”이다고 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유미 LH도시재생기구 단장은 “포항은 탄탄한 주민 조직과 중앙초, 북구청 등 활용 가능한 건물이 많는 등 주변 여건이 좋다”며 포항의 도시재생사업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곽지영 포스텍 교수는 “스마트 도시는 범죄, 안전사고 등 불안 요소와는 거리가 먼 안전한 도시로 설계가 돼야 한다”며 스마트 도시 조성에 시민들의 편의성과 안정성을 강조했다.
 김동호 세종시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도시재생에 일자리 창출 등의 지속적인 수익이 창출되는 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무담보 채권 또는 후담보 채권 등의 다양한 금융 프로그램을 중앙정부에 건의해야 하며 포항시의회는 도시재생에 필요한 조례 개정 등의 명문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병국 포항시의회 건설도시위원장은 포항의 도시재생에 있어 주민협의체가 자생단체 위주로 운영되는 것이 아쉽다면서 향후 중앙상가상인회와 꿈틀로 간의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또 북구청과 실개천 간의 보행자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날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도 쏟아졌다.
 이정훈(한동대 학생)씨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콘텐츠가 중요하다. 단지 중앙동 하나만으로 자생력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다른 시민은 중앙상가에 공공 화장실과 주차장이 없어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했으며 육거리에 청소년 문화공간의 필요성을 건의했다.
 한 시민은 임대인(건물주)과 임차인(세입자) 간의 상호 윈윈 관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장의 매출이 좋으면 임대인이 임차인과 재계약을 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그 사업을 하는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을 우려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올라 원주민이 타 지역으로 내몰리는 현상을 말한다. 2000년대 이후 서울의 경우 종로구 서촌을 비롯해 홍익대 인근, 망원동, 상수동, 경리단길, 삼청동, 신사동 가로수길 등에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글로벌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국경의 의미가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다. 반면 국가를 대변할 도시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 지역 특성화로 도심 전체가 새롭게 변모
 고도 성장기를 지나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에 직면한 우리나라는 재도약을 위해서는 경쟁력있는 도시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국의 런던,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싱가포르, 캐나다 벤쿠버, 독일 베를린·드레스덴 등은 도시재생을 통해 또 한번 부활한 세계적 도시들이다.
 포항은 이들 도시보다 규모, 인구 등에서 열악하다. 하지만 포항은 철강·해양 등 포항만의 특성을 갖고 있다. 규모의 문제가 아닌 알차고 독특한 내용들로 도시재생을 추진한다면 충분히 도시 경쟁력을 높일수 있다.
 이미 국내 일부 지역에서도 이같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 2015년 도시재생과를 신설했다. 도시재생의 의미와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포항시는 3월부터 중앙동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을 수립하고 6월에는 계획의 승인을 받는다. 7월부터 실시 설계에 들어가 오는 2022년까지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포항시는 이 사업으로 도심에 일일 2400명 이상의 유동인구 증가와 70개 이상의 문화예술 창조 공간의 조성을 기대하고 있다. 또 스마트 도시 특화 지원으로 30여개 이상의 청년창업을 예상했다.
 중앙동을 시작으로 파급력이 확산돼 지역 도심 전체가 새롭게 태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송영출 포항시 도시재생과장은 “포항의 도시재생사업은 쇠락한 상권 회복, 인구 유입 등에 의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시민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성공적인 도시재생사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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