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 바꿔놓은 설 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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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이 바꿔놓은 설 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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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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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비교적 포근한 날씨 속 오랜만에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뵙고 친지, 친구들과 옛정을 나누는 등 즐거웠던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연휴가 끝이 났다. 나흘간의 설 연휴 동안 평창 동계올림픽이 함께 열려 집집마다 가족이 함께 올림픽 경기를 시청하는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특히 스켈레톤 종목에 출전한 윤성빈이 우리나라 최초로 썰매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 설날 아침 국민들에게 ‘금빛 세배’를 올리는 등 한국선수들의 선전이 이어져 설 연휴를 즐기는 국민들의 기쁨을 배가시켰다.
 포항시민들도 차례를 지내고 올림픽 경기를 시청했다. 하지만 마음 편안하게 즐길수 만은 없었다. 지난해 11월 15일 발생한 강진의 여진이 수그러들 즈음 또다시 지난 11일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해 포항을 충격에 빠트렸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피해신고는 1500여건에 달하고 부상자는 40여명이 넘었다. 또한 설 연휴에도 규모 2.0이상의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설 명절 고향을 찾은 가족들은 지진과 관련한 피해상황과 안부를 가장 먼저 물었다. 이웃들은 서로 만나면 안전과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이 일상화 됐다.
 많은 부모들이 이번 설 명절 객지에 있는 자식들이 혹시라도 지진피해를 입을까봐 귀성(歸省)하지 말 것을 종용했다고 한다.

 설을 앞두고 재래시장은 여전히 북적거렸지만 사람들의 표정엔 웃음기가 사라졌고, ‘뽕짝’ 확성기에다 목청 높여 손님을 불러모으던 상인들의 모습도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특히 지진 진앙지 인근 흥해읍은 한마디로 설다운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임시대피소인 흥해실내체육관에 머물고 있는 이재민들의 아픔은 더했다. 이들은 설날에도 고향을 찾거나 집에 돌아갈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임시대피소에서 합동차례를 지내며 설 명절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이재민들은 여기서도 오래 머물지 못하고 또다시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할 처지다. 잇단 지진과 여진의 영향으로 이재민 대피소로 사용하고 있는 흥해실내체육관 철제 구조물 일부가 휘어지고 옥상 외벽 패널이 분리되는 등 안전에 대한 이상징후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시는 이재민들을 다른 곳으로 옮긴 후 정밀진단을 거쳐 보강공사를 실시키로 했다.
 지진으로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흥해읍민들에게 모처럼 반기운 소식도 들렸다. 심각한 지진피해를 입은 흥해읍에 대한 특별재생사업이 첫발을 내디뎠다. 특별재생 추진을 위한 현장지원센터가 흥해읍 행정복지센터에 문을 연 것이다. 현장지원센터는 도시재생의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된다.
 지진재난지역 특별재생은 경북도가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지진 피해 현장 방문 때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흥해읍을 스마트 안전도시로 새롭게 재탄생시킬 것을 건의해 이뤄졌다.
 이 사업이 단순히 지진 피해 복구 차원에 머물지 않고 지진으로 폐허가 되다시피 한 도심을 부흥시키고 주민들의 마음에도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는 활력소가 돼야 한다. 그래서 내년 설 명절에 흥해읍민들이 지진 공포를 떨치고 온가족이 함께 모여 활짝 웃을 수 있는 활기찬 흥해읍의 모습으로 변모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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