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브랜드 가치 추락할 것인가
  • 이진수기자
포항 브랜드 가치 추락할 것인가
  • 이진수기자
  • 승인 20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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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수 편집국 부국장

[경북도민일보 = 이진수기자] 세계적인 도시들은 고유한 특성이 있다. 그 특성이 도시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미국 뉴욕, 브라질 상파울로, 터키 이스탄불, 영국 런던, 스페인 마드리드, 프랑스 파리 등은 정치 경제 금융 문화 예술 관광 등에서 세계적인 도시이다.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도시들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수많은 사람들이 도시를 방문하게 한다.
그래서 도시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기도 한다.
한국의 포항은 어떠한가. 세계적인 도시는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특성과 함께 국가경제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우선 포항은 철강도시다.
1968년 포항에 포항제철소가 창립되면서 포항은 한국의 경제발전에 빼놓을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철을 소유한 나라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듯이 철강산업은 농경사회의 후진국이던 한국을 중화학공업의 산업 체제로 전환하게 한 밑바탕이 됐다.
포스코에 이어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사들이 연이어 설립되면서 포항은 철강의 메카(성지)라 불리고 있다.
여기에 포항은 바다를 갖고 있다. 바다는 포항이 환동해 중심 도시로의 성장 발판이다.
철강산업으로 성장해온 포항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해양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것이다.
영일만항에서 세계로 물류를 운송하고 있으며 향후 북한, 중국, 러시아와의 교류를 대비하고 있다.
포항이 아직은 세계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충분한 성장 잠재력을 갖춘 도시이다. 그런 포항에 사상 최대의 악재가 닥쳤다.
지난해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이다.
지진으로 포항은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11·15의 충격과 피해가 아물어 가던 중 지난 11일 규모 4.6과 함께 최근까지 100회에 가까운 여진으로 포항의 지진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진은 폭우, 폭염, 한파, 태풍 등과 차원이 다르다. 일기는 기상예보로 미리 대처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지진은 아직 예보가 힘들다.
또 그 충격과 공포, 트라우마는 상상을 초월한다.
최근들어 시민들 사이에 ‘포항에 무서워 못살겠다’,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 하지 않나’며 불안의 소리가 절로 나오고 있다.

철강경기가 호황을 이루던 시절에는 제철소 취업과 장사를 하기 위해 전국에서 포항에 몰려 왔지만, 지금은 시민들조차 포항을 벗어나야 한다는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관광객은 물론 포항에 정착하려는 유입 인구는 감소할 것이고 영일만항 배후산업단지, 포항 블루밸리 산업단지 등 지역에 기업유치는 어려운 현실이다.
포항은 자연스럽게 지역경제는 침체되고 활기를 잃게 된다. 이른바 도시의 쇠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이를 우려했다.
이 시장은 “지진과 잇따른 여진으로 포항의 이미지가 좋지 않다. 기업 유치에도 지장을 줄 것 같아 걱정이다”면서 “시민들은 물론 국민들이 포항을 불안해 하고 있어 포항의 브랜드 가치가 추락하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철강으로 국가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포항이 이제는 지진으로 인해 도시 가치가 추락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포항은 지진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이대로 주저 앉아 있을 수 만은 없다. 무엇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포항지진에 대해 빠른 시일 내 정밀조사와 대책을 내놓아야 하며 향후 발생할 지진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러한 일은 정부의 역할이며 책임이다.
지자체는 정밀조사에 따른 지진 전문가 및 재원 확보 등에 한계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이낙연 국무총리, 국회의원 등이 포항을 방문해 지진 대책을 논의하고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지진 발생 3개월이 지났으나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시키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하 활성 단층을 포함한 내륙 및 해안의 단층 정보를 종합하는 등 지진에 대한 정보를 구축하고 파손된 건물 복구와 내진 보강을 서둘려야 한다.
재난지원금 지원으로 정부의 역할을 다했다는 식의 소극적인 자세는 안된다.
박명재·김정재 국회의원과 이강덕 포항시장, 문명호 시의회 의장이 지난 20일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진 대책을 촉구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로마가 하루 아침에 세워지지 않았듯이 포항의 브랜드 가치도 그냥 만들어 지지 않았다.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반면 도시의 쇠퇴는 한순간이다. 포항은 지금 지진으로 인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그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시민의 몫이다.
쇳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포항의 저력이, 포항의 브랜드 가치가 지진으로 결코 추락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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