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의 이름값 못하는 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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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대의 이름값 못하는 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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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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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포항에 있는 지역명문대학 한동대학교가 교내에서 페미니즘 강연을 주최한 학생들에게 무기정학 징계 처분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교내 학술동아리 ‘들꽃’이 지난해 12월 ’성매매를 노동으로 볼 것인가’라는 주제의 페미니즘 강연을 개최하려하자 학교측은 대학의 방향성과 어긋나는 강연이라는 이유를 철회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강연이 대학의 방향성에 어긋나지 않고 학교 구성원에게 긍정적 고민과 토론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여겨 학교측의 철회요청을 수용하지 않고 계획에 따라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에서는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이사장과 페미니즘 저술가를 초빙해 성매매를 성적 자기결정권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토론했다.
 학생들이 학교측의 요구를 무시하고 강연회를 강행한 것은 잘못된 일이다. 하지만 최고의 교육기관인 대학에서 학생들이 사회적인 이슈를 놓고 토론의 장을 펼치는 것에 대해, 그것도 법에 저촉되거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만한 내용이 아닌 사항에 대해 일방적으로 취소요청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더군다나 학교측의 요구를 거부했다고 해서 주동학생에 대해 무기정학 징계를 내리고 SNS에 강연 후기를 올린 학생 2명과 회원 2명에 대해서도 징계절차를 밟고 있다 하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학교측의 강연철회 요구는 대학의 방향성과 어긋난다는 것이 이유다. 한동대는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에 입각해 국가사회 및 기독교적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지성·인성·영성의 고등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학교다. 건학이념에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에 대해 대한민국 교육기본법의 제 2조는 ‘교육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즉 자주·민주·인간다움이 핵심요소다.
 학생들의 강연회 내용이 이와 같은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페미니즘은 여성이 사회 제도 및 관념에 의해 억압되고 있는 현상을 밝혀내고 제도적·사상적 개선을 통해 여성의 권리신장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 1월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초중고교에서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20만 건이 넘어서 청와대 공식답변 대상이 되기도 있다. 물론 이에 대해 “왜곡된 성 의식을 주입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없지 않지만 지성의 전당인 대학에서 학생들이 이와 같은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전문가를 초빙해 문제점을 듣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것은 예비 사회인으로서 바람직한 행위이며 대한민국 교육이념에도 부합하는 일이다.
 또한 한동대는 목사나 신부 등 종교인을 양성하는 대학이 아니라 ‘국가사회 및 기독교적’인 소양을 갖춘 지도자를 육성하는 대학이다. 이러한 인재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학생들이 직·간접적 경험을 하고 스스로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게 하는 것이 대학의 책무다. 학생들에게 오직 한쪽 만을 바라보고 생각하게 한다면 이는 대학의 바람직한 교육자세가 아니다.
 우리지역의 자랑이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한동대가 학생들의 강연회를 막고 또 이를 어겼다고 ‘괘심죄’로써 학생들을 다스리려 드는 모습은 볼썽사나울 뿐이다. 한동대는 학생들의 징계처분을 당장 취소하고 학교내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를 허용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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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시민 2018-03-07 17:36:04
문제의 동아리가 개최했던 강연회 동영상을 본 사람들이 있다면 이것이 과연 학생이 대학교 캠퍼스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인지에 대해 심히 의아해할 것이다. 나도 그 영상을 본 후 이것은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요즘 인간이 인간성을 잃어간다고는 하지만 정말 이건 아니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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