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지키는 울릉도·독도 누가 더 나이가 많을까?
  • 김우섭기자
동해 지키는 울릉도·독도 누가 더 나이가 많을까?
  • 김우섭기자
  • 승인 2018.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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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 국가지질공원을 가다-1.울릉도·독도 지질공원
▲ 행남등대에서 본 저동 해안산책로. 

[경북도민일보 = 김우섭기자] 경북도는 뛰어난 자연·역사·문화·생태자원을 효과적으로 보전·관리하고 이에 대한 지속가능한 활용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자 지질공원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지질공원은 국가지질공원과 세계지질공원으로 나뉜다.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을 보전하고 교육·관광사업 등에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행위제한이 없으며 매 4년마다 재평가를 통해 인증 지속여부를 결정한다.
최초 인증이나 재평가 시에는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도를 중점적으로 평가하며, 기존의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다른 제도와는 달리 보호와 활용의 조화를 추구하는 제도로 친주민적인 제도이다.
지질공원은 상향식 혹은 지역사회가 주도하는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제도적 규제를 통한 보전보다는 교육을 통해 지역주민에게 자발적인 보전의식을 일깨우고, 더불어 지속가능한 경제자산으로 사용할 수 있는 책임관광(reponsible tourism)운영을 추구한다.
최근의 관광수요는 전통적인 관광에서 벗어나 친환경적인 요소가 가미된 통합관광으로 다변화 됐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지질공원을 활용한 지질관광이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현재 전국에는 제주도, 부산, 무등산권, 한탄강 등 10개소가 환경부로부터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았으며 경북도는 그 중 3개소의 국가지질공원(울릉도·독도, 청송, 경북 동해안)을 보유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세계유산, 생물권보전지역과 함께 유네스코 3대 자연보전프로그램 중의 하나로 현재 35개국의 127개소가 인증 받아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제주도와 청송 2개소가 있다.
국가 및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되면 그 지역이 뛰어난 지질학적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널리 인정받는 것으로 지역민의 자긍심 고취와 함께 지역브랜드 가치가 향상돼 지역관광객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지질공원의 핵심인 지질공원해설사는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선발된 후 교육 훈련을 통해 양성되므로 지역고용 창출효과와 함께 지역의 지질유산 보전기회를 제공한다.

▲ 구암버섯바위

■ 울릉도·독도국가지질공원
지난 2012년 12월 제주도와 함께 국내 국가지질공원 제1호로 인증된 울릉도·독도국가지질공원은 총면적 127.9㎢(육상 72.8, 해상 55.1)로 울릉군 전 지역이 포함돼 있다.
대표적인 지질명소는 섬 중앙에 위치한 울릉도의 상징인 나리분지와 알봉, 해식애와 파식대가 발달된 도동·저동 해안, 주상절리가 발달된 국수바위, 코끼리바위와 희귀식물의 서식지 성인봉 원시림, 파도가 만들어낸 몽돌해안, 독도의 숫돌바위와 독립문바위 등 총 23개의 지질명소가 있다.
울릉도와 독도는 생성 기원이 같아 형제의 섬이라고 볼 수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규모가 작은 독도가 형이고 울릉도가 동생이라는 점이다. 이는 현재 섬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암석 나이를 분석하면 알 수 있다. 울릉도는 250만년전에서 5000년 전까지의 암석이, 독도는 460만년전에서 250만년전의 암석이 분포한다.
즉 울릉도는 독도가 형성된 후 만들어진 섬이다. 이처럼 울릉도와 독도는 동해의 형성 과정을 밝힐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할 뿐 아니라 지질학, 생물학, 해양학, 역사학 등의 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자료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학술학적으로도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 도동 및 저동 해안산책로
울릉도에 닿으면 가장 먼저 반기는 곳이 도동항과 저동항이다. 어촌마을을 벗삼아 한적하게 걸을 수 있는 곳이 도동과 저동으로 이어지는 해안산책로다.
짙푸른 동해를 바라보면서 거대한 해안 절벽과 독특한 자연동굴을 관찰할 수 있다.
산책로는 도동선착장에서부터 행남등대 부근 오솔길을 거쳐 저동항 해안까지 이어진다. 울릉도는 초기 화산활동 때 만들어진 화산암이 잘 보존되어 있는데, 이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현무암질 용암류와 재퇴적쇄설암, 이그님브라이트, 조면암 같은 다양한 화산암들을 직접 만져 보면서 관찰할 수 있다.

▲ 통구미 거북바위

△ 거북바위 및 향나무 자생지
울릉도 남쪽의 통구미마을 앞 바닷가에 서 있는 거북바위(35m)는 보는 방향에 따라 바위 위로 올라가는 거북이와 내려가는 거북이가 6~9마리 모여있는 것처럼 보인다.
동편에는 침식에 강한 포놀라이트 관입암이 있고, 서편에는 침식에 약한 집괴암과 현무암이 분포하고 있다.
거북바위가 서 있는 통구미마을은 바다를 향해 툭 튀어나와 있는 헤드랜드(Headland, 곶)인데, 바다로 돌출된 단단한 바위가 파도의 침식에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다. 거북바위 오른쪽 산기슭에 있는 이 향나무 자생지는 오랜 기간 다른 집단과 격리되어 유전적으로 진화 가능성이 있는 향나무와 향나무 원종이 자생하고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다.

▲ 봉래폭포

△ 봉래폭포
울창한 원시림 사이로 쏟아지는 봉래폭포는 울릉도에서 가장 웅장한 폭포이다. 해발 400m 저동천 상류에서 시작한 폭포수의 길이는 약 30m이며 3단 구조다.
예전에는 이 봉래폭포가 있는 곳을 ’굴등’이라고 불렀는데, 봉래폭포 꼭대기에 있는 굴속에 절이 있었다고 한다.
이 폭포는 울릉도 북서쪽에 있는 칼데라형 나리분지 주위에 모인 비와 눈이 땅속으로 스며들었다가 지하에서 피압수가 되어 지표로 솟아 폭포를 이루고, 이후 저동천을 지나 저동항으로 흘러간다. 하루 유량이 약 3000t이나 되며, 일 년 내내 청아한 물소리와 함께 폭포의 장관을 볼 수 있다.

△ 송곳봉
울릉도 북부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가장 눈에 띄는 뾰족한 송곳봉(해발 430m)이 나타난다. 마치 송곳을 세워 놓은 것 같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는데, 한자로는 추산(錐山)이라고 한다.
송곳봉을 감싸던 집괴암과 용암돔의 상부가 오랜 세월 침식을 받으면서 사라지자 지금처럼 경사가 가파르고 뾰족한 모양이 됐다.
송곳봉은 수평과 수직절리, 구멍바위, 불규칙절리 등 독특한 지질구조를 갖고 있어 보전 가치가 매우 높고, 학술적, 교육적 가치도 높다. 송곳봉 중간부에는 차별 침식으로 생긴 구멍 8개가 있는데 옥황상제가 죄를 짓지 않은 사람을 하늘로 올리기 위해 뚫어 놓았다는 전설이 있다.

▲ 코끼리 바위

△ 코끼리바위
물속에 코를 담그고 있는 코끼리를 닮았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코끼리바위(높이 59m, 길이 약 80m)는 현포항구에서 약 500m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에 서 있는 바위섬이다. 바위 표면에는 코끼리 피부의 주름 같기도 하고 장작을 차곡차곡 쌓은 것 같은 주상절리가 발달했다. 코끼리바위는 울릉도와 연결되어 있었으나 파도의 작용으로 바위의 단단한 부분만 남고 약한 부분은 점점 깎이면서 지금처럼 바다 한가운데 솟아오른 형태인 시스택(sea stack)이 됐다.

△ 성인봉 원시림
울릉도의 진산인 성인봉(986.7m)을 중심으로 인간의 간섭 없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숲인데,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식물이 빼곡하게 자라 천연기념물(제189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단단한 화산암의 울릉도는 식물이 생장하기에 척박한 환경인데, 약 5000년 전 울릉도의 마지막 화산폭발 때 생긴 부석이 섬 전체를 뒤덮었고, 그 후 오랜 세월 동안 부석이 풍화와 침식을 받아 잘게 부서지면서 식물이 자라기에 좋은 비옥한 토양을 만들었다. 섬기린초, 섬노루귀, 울릉국화 같은 750종이나 되는 울릉도만의 독특한 자생식물로 섬 전체가 자연생태박물관이 되었다.
성인봉 원시림이 자라는 기반은 성인봉 아래 나리분지(해발 약 500m, 동서 약 1.5㎞, 남북 약 2㎞)로, 울릉도에서 보기 드문 평지다. 나리분지에는 신라시대 우산국 때부터 사람이 살았는데 조선시대에 쇄환정책(사람이 살지 못하게 섬을 비우는 정책)으로 수백 년간 사람이 살지 않았다. 그 후 19세기 말 고종이 개척령을 내리면서 이주한 개척민들이 이곳에 들어와 살기 시작했다. 나리분지는 섬 개척 당시 나리꽃(섬말나리)이 많이 자생하여 개척민들이 이 뿌리를 캐먹고 연명했다고 해서 나리라는 지명이 생겼다.

△ 삼선암
삼선암은 보는 위치와 방향에 따라 전체가 다 보이기도 하고, 어느 하나는 숨어서 보이지 않기도 한다. 조면암으로 이뤄진 삼선암은 본섬의 일부였지만 수직절리를 따라 상대적으로 약한 부위가 파도에 깎이는 차별 침식을 받았고, 단단한 부분만 남아 시스택 지형을 이뤘다.
전설에 따르면 울릉도의 풍경에 반한 세 선녀가 이곳에서 자주 목욕을 하고 하늘로 올라가곤 했는데, 어느 날 하늘로 돌아갈 시간을 놓쳐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사서 바위로 변했다고 한다.

△ 독립문바위(독도)
독도는 동도와 서도, 그리고 약 89개의 바위와 암초로 이뤄져 있는데, 이 중 동도의 맨 끝에 자리 잡고 있는 독립문바위는 바위 모양이 독립문을 닮아서 이름이 붙여졌다. 응회암으로 된 독립문바위는 수평층리가 잘 나타나고, 수평절리도 발달해 있다. 해안침식이 계속되면서 바다 쪽으로 툭 튀어나온 부분(곶)이 깎여 나가 해식동굴이 만들어졌는데, 계속 깎여 양쪽으로 연결되면서 윗부분은 자연스럽게 멋진 아치형 다리(시아치)가 되었다.

△ 천장굴(독도)
동도의 동쪽 끝부분에는 천장이 뚫려 있는 컵 모양(깊이 100m)의 함몰지가 있는데, 바닷물이 드나드는 천장굴 2개가 호수를 이루고 있다. 예전에는 이곳이 분화구라고 알려졌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단층작용으로 함몰된 지형이 풍화와 침식을 받아 만들어진 침식와지라고 해석하고 있다.
천장굴의 윗부분에는 수령 100년이 넘는 독도 자생 사철나무 군락지가 있어 천연기념물(제538호)로 지정됐다. 가파른 절벽으로 둘러싸여 사람의 발길이 닿기 힘든 척박한 곳에 사철나무 군락지가 있을 정도로 천장굴 안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자연생태계를 간직하고 있다.

 

■ 지질공원의 개념

지질공원의 개념은 2000년대 초반 유럽의 독일, 프랑스, 스페인, 그리스 등 몇몇 국가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작은 마을을 중심으로 지질과 자연자원을 결합해 관광활성화를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면서 지질공원의 개념이 생겨났다.
이런 지질공원들이 유럽에서 성공적으로 운영하게 되고 이들은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고 다른 지역의 장점을 공유하는 네트워크 시스템을 만들어 냈다.
이것이 유럽지질공원망(European Geoparks Network)의 탄생이며, 유네스코에서 지질공원이 가진 우수성을 인정해 지원을 시작하게 됐다. 이후 유럽지질공원망의 활동이 점차 확대되고 아시아의 중국과 일본 등으로 지질공원이 퍼져나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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