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과 포스코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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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과 포스코 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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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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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복 전 포항뿌리회 회장

[경북도민일보] 며칠째 이어지는 초여름 날씨에 하얀 목련이 푸른 하늘을 향해 꽃망울을  터뜨렸다. 유난히도 추웠던 지난겨울도 자연의 섭리 앞에 무릎을 꿇는다.
파릇한 새싹과 함께 지난해 발생한 ‘11·15 지진’과 연이은 여진 등으로 움츠렸던 시민들 마음도 한결 가벼워 졌으면 좋겠다.
매년 이맘때면 포항 경제 젖줄인 포스코 창립일(4월 1일)을 맞아 각종 행사가 열리고 포스코와 포항이 함께한다는 메시지가 나부끼곤 한다.
올해는 1968년 4월 1일 창립한 ‘포항종합제철’이 오십의 중년나이가 되는 의미 있는 해라 더욱 뜻 깊은 창립기념일 이기도 하다.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가 정식으로 설립된 이래로 포항과 함께한 세월이 50년을 맞는다는 게 기념비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포항시민 모두가 그 어느 때보다 창립 50주년을 축하하는 마음을 가질 것이며 포스코 또한 남다른 감회가 깊을 것 같다.
포항시에서는 4월 한 달을 ‘포스코의 달’이라 정하고 각종 축하 행사와 이벤트를 준비 중이며 포스코도 자체 행사와 임직원들에게 푸짐한 창립기념 보너스 등을 지급하면서 자축의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있다.
‘포항과 포스코 50년’ 이제는 한번 쯤 되돌아보아야 할 시간들이다. 가난에 헐벗던 시대를 넘는 대한민국 근대화의 일등공신 포스코에 가린 포항의 50년을 우리는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창립 당시 7만에 불과한 인구가 현재 53만명으로 불어난 것 말고도 도시의 팽창과 경제여건 등 시민들 삶의 질이 향상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50년의 세월 속에는 철강 산업의 발전만큼이나 지역민과의 갈등과 애증 또한 깊게 패인 것만은 우리가 간과해선 안 될 일이다.
그동안의 ‘상생(相生)’이 얼마나 현실적이었는지도 한번쯤 뒤 돌아 봄직하다. 대기업과 지역사회가 공존하는 곳마다 크고 작은 파열음이 나기 마련이지만 포항과 포스코는 그나마 큰 마찰 없이 반세기를 지켜냈다.
‘50년 지기(知己)’가 된 포항과 포스코가 미래 50년, 100년을 위한 지향점을 어디에 두고 나아갈지 이제 새로운 역사의 길을 개척 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포스코가 지역과의 상생을 위해 노력한 것보다 더 넓고 깊은 이해로 다가올 미래를 긴 안목과 호흡으로 함께 할 100년 대계를 준비해야 한다.

우리 시민들 또한 50년 지기(知己)로서 폭넓은 이해와 성원으로 글로벌기업 포스코의 번성에 동참하는 진정한 믿음을 주어야 할 것이다.
지난해 우리가 여태껏 겪어보지 못한 자연재해로 엄청난 피해와 상실감이 지역경제뿐만 아니라 삶 자체가 혼돈의 연속이었음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발빠른 대응과 성숙된 시민정신 그리고 몰려든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 노력에 빠른 회복의 실마리를 찾아가면서 이제는 안전도시 건설과 쓰러진 지역경제 살리기에 모두가 나서야 할 시기다.
어려운 현실을 이겨내는 길은 우리 스스로가 일어서는 길 밖에 도리가 없다.
95년 일본 효고현 고베시에서 발생한 규모 7.2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고베시를 되살린 것이 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고베의 재생’에 앞장선 시(市)와 기업들의 합작품 결과였다고 한다.
고베제강이 고베항(港) 주변에 에너지커뮤니티(타운)를 조성해 700여개 업체가 새롭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민들이 자력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였기 때문이라는 교훈을 한번쯤은 되새길 필요가 있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지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포스코가 지진이후 성금과 수백 명의 봉사활동, 이재민 수용 등으로 만족하지 않고 피폐해진 지역경제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시민의 한사람으로 묻고 싶다.
포항시민이라면 포스코가 지역의 자랑이며 포항을 세계적 철강도시로 우뚝 세운 최고의 역할을 한데 대해 자부심과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도 그렇게 생각할까? 한낱 제철소(공장) 하나가 있는 지역으로 여기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무조건적 희생을 요구할 일도 아니지만 반세기를 함께한 ‘지기(知己)’라면 고베제강의 희생정신을 본 받을만하지 않을까.
지진으로 더욱 어려워진 지역경제를 살리고 53만 시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지역 정치인과 공직자뿐만 아니라 시민사회가 먼저 나서 기업과 하나 되는 솔선수범의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가 포항의 자존심을 지켜 내는데 주저 할 이유가 없어야 한다.
‘50년 포스코사랑, 포항사랑’이 짝사랑으로 끝나지 않고 함께하는 진정한 상생으로 ‘100년의 동행’이 더욱 아름답게 이어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함께한 50년, 함께할 100년, 포스코 창립50주년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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