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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이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되게 해야”포항흥해서부초등학교 임광종 교장으로부터 ‘작은 학교 큰 행복’ 의 비결을 듣다
모용복기자  |  mozam0923@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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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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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모용복기자]  봄 햇살이 내려앉은 오후의 교정. 아름드리 소나무 사이로 엄마 손을 잡은 아이들이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가고 운동장에는 여자, 남자 아이 가릴 것 없이 한데 어울려 공차기를 하며 뛰놀고 있다. 아이들의 재잘거림과 자유분방함에서 활기가 묻어난다. 솔숲이 울창하기로 유명한 포항흥해서부초등학교는 봄이 되면 아이들이 새싹이 되고 새싹이 아이들이 되는 아름다운 학교다. 하지만 지금의 활기찬 모습을 다시 찾은 건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니다. 이 학교는 한 때 전교생이 10명도 안 돼 폐교가 될 위기에 처한 적도 있었다. 급속한 농촌 고령화 물결이 이 곳에도 불어닥친 것이다. 젊은이들이 직장을 찾아 도회지로 떠나다 보니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요즘 대부분의 농촌학교들이 직면한 현실이다. 지난 10년간 경북에서 폐교된 초·중·고교는 200개에 달할 만큼 해마다 많은 수의 농촌학교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전국에서 손에 꼽을 만큼 아름다운 환경을 간직한 흥해서부초도 자칫 아이들의 체험시설이나 어쩌면 예술인들의 작업공간이 될 운명에 처할 뻔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뜻있는 선생님들의 열정적인 학습지도와 교수연구, 천혜의 자연환경이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가면서 학생들이 하나 둘 늘어나더니 최근 들어서는 전교생이 100명에 이르는 학교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부임한 임광종 교장은 이달 초 열린 입학식 축사에서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다그치기보다 느긋하게 기다려 주고, 마음껏 뛰놀고 즐기면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 교장으로부터 농촌의 작은 학교 포항흥해서부초의 성공 배경과 바람직한 경북교육의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해 교장 부임 이후 재직기간 느낀 소감은
 400여그루의 아름드리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갖춘 흥해서부초등학교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은 우리 학교의 교훈처럼 품위 있고 당당하며 멋있게 자라며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등교시간부터 늦은 오후까지 운동장이나 숲속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생동감 넘치는 학교임을 느끼게 합니다. 또한 2세 교육에 헌신적이고 열정적이며 교육연구동아리 ‘우수수(우리는 수업으로 수다 떤다)’를 조직하여 연구하는 선생님. 학교 교육에 관심이 많아 협조해 주시고 학교와 선생님을 신뢰하여 주시는 학부모님이 있어서 점점 커져가는 학교로 우뚝 서게 된 것 같습니다.
 
 ▶농촌 시골학교가 최근 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아이들이 저마다의 빛깔이 있듯이, 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욕구와 요구도 다양한 빛깔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어떤 부모는 큰 학교에서 많은 아이들과 어울리게 하는 것이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어떤 부모는 어린 시절은 작은 학교가 있는 시골 학교에서 자연을 만끽하면서 좀 더 자유롭게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후자의 부모들이 최소 20~30%이상은 된다고 보고 2014학년도 학교의 비전(작은 학교의 장점을 살리는 비전)을 분명히 하고 타 지역 부모들을 대상으로 학교설명회를 가진 것이 학생 수 증가의 단초가 되었고, 이후 교장, 교감선생님 이하 여러 교사들의 열정과 직원들의 헌신하는 마음이 알려져 학교에 대한 믿음이 높아지면서 학생 수가 점점 더 늘었다고 생각합니다.
 
 ▶도회지 학교와 차이점이 있다면
 특별한 차이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흥해서부초등학교가 특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거나 대안교육을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단지, 작은 학교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잘 살려 교육하고, 주변 자연 환경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진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예를 들면 전교생이 한 가족처럼 활동하는 전교생 한자리모임이나 3일 동안 소나무 숲에서 진행되는 여름숲속학교를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에 실시하는 학교 주변 산책활동과 텃밭가꾸기 등을 통해 자연을 느낄 기회를 많이 주고 있고, 아이들이 직접 계획하여 실시하는 체험학습이나 학교자치활동을 통해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들이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사들의 수업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요즘 수업의 흐름을 보면 학생활동중심이라 하여 지나치게 활동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과거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전달하던 수업에서 그 주도권을 아이들에게 넘겨주는 취지는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과학 시간에 열심히 실험한 뒤 과학적 지식보다는 실험만 남고, 사회 시간에 역사 내용보다는 그것을 표현한 역할극이 재미있었다고 한다면 교육적 활동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본교에서는 학생들의 사고활동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단순히 실험, 역할극으로 배운 것을 확인하고 표현하기 전에 ‘진짜 왜 그럴까?’하고 곰곰이 생각해보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할 때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좀 더 몰입하고, 배운 지식 또한 자신의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활동중심에서 학생사고활동 중심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선생님들은 1주일에 한 번씩 수업모임을 하면서 학생사고활동의 수업을 위하여 진지하게 협의하며 연구하고 있습니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방안은

 공교육에 대한 불신은 교육이 교육답지 못한 것에 있습니다. 교육의 본질은 간과한 채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몸에 열이 난다면 당장 해열제를 줘서 열은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무엇 때문에 열이 나는지 진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감기인지, 배탈 때문인지 그 원인을 정확하게 알아야 열을 확실하게 내릴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학교폭력이 터지니까 모든 학교에 ’학교폭력예방교육’을 하고, 창의력이 부족하면 창의인성교육과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추가하면 된다는 더하기식 대처 방식이 문제입니다. 이런 방식으로는 문제 원인을 은폐할 뿐 아니라 제대로 된 교육과정 운영도 어려워집니다.
 아이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어쩌면 가장 큰 이유는 학교생활에서 의미를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성취도는 뛰어나지만 흥미도는 최하위권입니다. 학교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업 시간이 아이들에게 흥미로 다가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교육이 위기일수록 특별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일상을 흔들어 놓기보다는 아이들의 일상을 제대로 세워줄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업 시간이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교육관련 기관이 학교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학교는 민주적 연구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바른 자녀교육을 위해 학부모에게 조언을 한다면
 가정교육은 모든 교육의 뿌리를 키우는 모판의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육모가 건실하면 농사가 풍성하게 이루어집니다. 아이들은 이 모판에서 부모의 사랑을 먹고 어른으로 자랍니다.
 즉 부모 밑에서 언어와 행동, 성격, 지혜가 자라서 어른이 됩니다. 그러므로 어른들은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미래사회를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인격과 능력을 길러 주어야 합니다. 미래사회에서는 창조적 지성과 도덕적 인성을 겸비하고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건강한 사람이라야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우리 부모들이 매사에 모범을 보여야겠습니다. 자녀는 부모의 말과 행동을 보고 배우면서 자랍니다. 부모가 존경어를 쓸 때 존경어를 배우고, 선행을 할 때 따라 행동합니다. 옳은 행동, 정직한 행동, 부지런한 노력, 꾸준한 독서 생활 등을 보고 들으며 함께 생활하는 동안 배우고 습관화 합니다.
 부모는 평생의 스승이요, 가정은 가장 훌륭한 교육의 장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자신에게 독이 되는 행동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감정 조절을 못하거나 반복적으로 부정적인 생각과 말을 하면서 스스로를 수렁으로 빠트리는 것입니다. 아이들이게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주고 격려와 용기를 주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수업활동에 부족한 것이 있다면
 수업 활동에 부족한 것이 있다면 물리적 환경입니다. 지금 아이들이 사용하고 있는 교실 몇 칸은 미니교실로 지어져 일반적인 교실에 비해 면적이 2/3정도로 작습니다. 모둠 활동을 하려고 해도 책상을 옮기기가 쉽지 않을 정도이기 때문에 몸을 움직이는 수업은 엄두를 내기도 힘듭니다.
 몇 년 전만 해도 학생들이 적어서 폐교 대상였으므로 학교 시설에 대한 투자가 없었기에 특별실이 많이 부족합니다. 예를 들면 돌봄 교실이 1학년 교실과 겸용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아이들이 아파도 마음 편히 누워 쉴 수 있는 보건실이 없어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학생 수 감소로 폐교·통폐합 학교가 증가하고 있는데
 작은 학교는 통폐합 아니라 살려야 하는 대상입니다. 작은 학교를 살리는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방법은 여러 가지(행·재정적 지원, 통합기준 학생 수 변경 등) 방법이 있겠지만, 한 가지 제안한다면 학구에 대한 의견입니다.  읍면지역의 작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어 전학하려는 학생은 자유롭게 전학 갈 수 있게 한다면 작은 학교 학생 수 감소에 대한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교육자로서 앞으로 계획은
 작은 학교였던 흥해서부초등학교가 이제는 100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를 찾는 학생과 학부모가 만족하고 행복해 하는 학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원학교의 이미지를 살려 학생들이 아름다운 환경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으며 자연과 친화적인 학교 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하여 ‘늘 푸른 소나무처럼 품위 있고 당당하며, 멋있게 자라자’라는 학교의 교훈처럼 몸도 마음도 건강한 아름다운 인성을 지닌 학생들이 자라는 학교의 모습을 가꾸어 가겠습니다.

   
▲ 포항흥해서부초등학교 전경. 

■ 임광종 교장은
1982.3.20 ~ 1994. 2.28 봉화군 교사
1994.3. 1 ~ 2007. 8.31 영주시 교사
2007.9. 1 ~ 2014. 2. 28 포항시 교감
2014.3.1 ~ 현재 울릉군, 포항시 교장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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