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정체성은 역동성과 창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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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정체성은 역동성과 창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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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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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수 편집국 부국장

[경북도민일보]  현대사회에 들어 포항의 정체성은‘역동성’과‘창의성’이라 할 수 있다.
 아마도 역동성은 1968년 포스코 창립에서 본격화된 듯하다. 그해 4월 1일 영일만 모래밭에 포항제철소 건설의 첫삽을 뜨면서 포항의 역동성은 이내 우리나라 전체로 확산됐다.
 일본에서 어깨너머로 배운 철강제조기술을 이땅에 심기 위해 노력한 산업역군들의 굵은 땀방울은‘영일만 신화’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철로써 국가에 보답한다는‘제철보국’과 실패하면 바다에 빠져 죽자는‘우향우 정신’등은 아직도 전설처럼 내려 오고 있을 정도다. 무에서 유를 일궈낸 포항의 힘찬 기운이다.
 드넓은 바다를 끼고 있는 지형적 특성으로 거친 파도에도 만선을 꿈꾸는 어부들의 억센 팔뚝, 죽도시장의 살아 펄떡이는 생선과 상인들의 왁자지끌한 활기찬 모습도 포항의 역동성이다. 가뭄과 폭우 속에도 일용할 양식을 재배하는 농부들 또한 포항을 지탱해준 힘이다.
 포항의 창의성은 포스텍(포항공대) 개교와 함께 시작됐을 것이다. 연구개발 중심의 포스텍은 한국 최초의 노벨상을 꿈꾸고 있다. 여기에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비롯해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나노융합기술원, 한국로봇융합연구원, 생명공학연구센터 등 20여개의 연구기관이 있는 포항은 국내 최고의 연구개발(R&D) 환경을 갖추었다. 연구기관들은 신약개발의 바이오산업을 비롯해 로봇융합산업, 첨단 신소재산업, 해양자원산업, ICT융복합산업 등 4차산업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연구개발은 창의성이다. 이는 지금까지의 철강산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지역의 산업구조 다변화와 함께 신성장 동력 창출에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철강산업의 역동성과 연구기관들의 창의성은 포항의 특성이자 자랑이다.

 한국 동해안의 작은 어촌에 불과한 포항이 국내는 물론 멀리 해외까지 알려지고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최고 수준의 철을 생산하는‘철강도시’와 연구기관들이 밀집된‘첨단과학도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치성이 더해지면서 포항은 한때 상한가를 쳤다.
 지역 출신 이상득(6선), 이병석(4선) 전 의원은 국회부의장까지 역임했다. 여기에 이상득 의원의 친동생이며 역시 포항 출신인 이명박씨가 서울시장에 이어 대통령이라는 국가 최고 권력에 오르자 그야말로 포항의 정치성은 화룡점정을 찍었다. 한국 정치사의 주역인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을 두고‘3김’시대라 했는데 이쯤하면 포항의‘3이’시대라 할만 했다.
 역동성과 창의성에 정치 권력이 가세하자 포항의 자부심, 자긍심은 대단했다. 지역의 힘있는 정치인들로 포항은 세간의 관심과 부러움을 샀으며 포항 출신들의 영포회라는 친목 단체는 이명박 정부때 큰 권력을 손에 넣은 듯 위세를 떨치기도 했다.
 화무십일홍, 권불십년이라 했던가. 그런 정치가 어느날부터 썩고 곪기 시작했다. 이병석 전 의원과‘영일대군’,‘만사형통’으로 불리던 이상득 전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이쯤에서 끝났으면 그래도 포항은 대통령을 배출한 도시라는 자부심은 남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도 110여억원의 뇌물과 350여억원의 횡령 등 16개 혐의로 지난 3월 22일 구속됐다. 헌정 사상 전두환, 노태우,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네번째 구속이다. 이·이 의원에 이어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지켜본 포항시민들의 심정은 참담했다.
 대통령 선거 및 당선때 보여준 지지와 환호, 박수갈채는 어디 가고 그가 구속되자 씁쓸함이 포항을 감돌았다. 여기에 부인과 자식들까지 비리에 연루돼 사법처리 위기에 놓여 있다. 일가족의 몰락이나 다름없다. 검찰은 지난 9일 구속 수감된 이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재판에 넘겨진 것이다. 끝없이 추락하는 포항의 정치성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정치성은 막을 내려도 포항의 역동성과 창의성은 불변이다. 산업역군들은 오늘도 생산 현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망망대해에서 그물을 끌어 당기는 어부의 굵은 힘줄과 한낮의 뙤약볕에도 논밭을 가는 농부의 그을린 얼굴에는 생동감이 넘친다.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한 연구진들의 열정 또한 식을 줄 모른다. 오늘의 지역 발전에 53만 시민 모두가 함께 한 것이다. 역동성과 창의성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불굴의 도전 정신과 일맥상통한다. 이것이 1960년대 후반부터 지속되고 있는 포항의 유전자다. 우리는 이를 쉼없이 담금질해 내일의 포항 발전을 일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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