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와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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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와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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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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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우 작가

[경북도민일보] 지인 중에 작은 카페를 운영해 보는 것이 일생의 숙원이었던 한 사람이 있다.
그는 카페를 지을 땅과 그 땅에 자신이 구상한 형태의 작지만 아름다운 건물을 신축할 비용, 그리고 손님이 없더라도 1년 정도는 버틸 수 있는 자금을 모으려 했다. 그는 그 비용의 90%까지 저축했지만 70세가 넘도록 아직도 그 일을 못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영영 못할 것이다. 완벽한 기회를 기다리다가 때를 놓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되는 경우도 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많았던 선배가 있었는데 그는 노력이라고는 한 적이 거의 없었다. 학창시절 때부터 놀기만 좋아했던 그는 학교도 건성으로 다녔을 뿐,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주식투자나 하며 한량처럼 지낸 것이다. 그랬던 선배가 갑자기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경제위기 때 주식이 폭락하여 큰 손실을 입게 되자 재투자 했다가 더 큰 손실을 보게 되어 빈털터리가 된 채 변두리 작은 원룸에서 술만 마시다가 고독사한 것이었다.
때란 알맞은 시기를 뜻하고, 짓이란 행위를 의미한다. 쇠도 달아 있는 동안에 쳐야 하고, 태양이 비추고 있는 동안에 건초를 만들어야 한다. 위에 전자는 때를 놓쳐 끝내 꿈을 이루지 못했고, 후자는 마땅한 때에 해야 할 짓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참한 말로를 맞게 된 것이다.

모든 것에는 적절한 때가 있다. 이 말은 인간에게 주어진 영원한 교훈이다.
씨를 뿌려야 할 때가 있고 거두어야 할 때가 있으며, 배워야 할 때가 있고 배운 것을 써먹어야 할 때가 있다. 일해야 할 때가 있고 쉴 때가 있으며, 필 때가 있으면 질 때가 있고, 어려울 때가 있으면 쉬울 때도 있다. 울어야 할 때가 있고 웃어야 할 때가 있으며, 잡아야 할 때가 있고 보내야 할 때가 있으며, 사는 때가 있으니 죽을 때도 있다. 때를 놓치지 않으면 번창하고 때를 잃으면 제 구실을 하지 못해 일생을 허덕이게 된다.
모든 성취는 우리가 하는 행위에 의해 획득된다. 행위에 대한 결과는 절름발이이다. 그래서 결과는 항상 느리고 뒤쳐지기는 하지만 틀림없이 찾아온다. 모든 행위에는 그 속에 사라지지 않는 씨앗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배워야 할 때 배우지 않으면 일생을 고생하고 살아간다. 봄에 씨를 뿌리지 않으면 가을에 곳간이 비게 된다. 그러므로 사람은 마땅한 때에 마땅한 짓을 해야 한다.
어린 새는 날기 위해 날갯짓을 하고, 새끼 호랑이는 사냥을 위해 나무껍질을 할퀴며 발톱을 단련시킨다. 성공하는 사람은 성공하는 짓을 하고, 사랑받는 사람은 사랑받을 짓을 한다. 행복한 사람은 행복할 짓을 하고, 불행한 사람은 불행할 짓을 한다. 복 있는 사람은 좋은 행위로 복을 스스로 짓고, 불운한 사람은 복을 떠나게 할 짓을 한다. 모든 내일은 오늘에 잇대어 다가온다. 그러므로 하는 만큼 하는 짓대로 그 결과의 내일이 펼쳐진다.
일해야 할 때 놀고 있으면 직장에서 쫓겨난다. 울고 있을 때 혼자 웃으면 뺨을 맞는다. 청춘이 꽃필 때 미래를 준비해야 하고 인생의 나무에 낙엽이 질 때 열매를 맺어 후대에 물려주어야 한다. 때를 놓치지 말고 때가 이르면 그 시기에 해야만 될 마땅한 행위를 하라. 그래야 인생이 창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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