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디저트’ 에도 경기(驚氣) 내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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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디저트’ 에도 경기(驚氣) 내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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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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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용복 편집국 부국장

  예로부터 이웃끼리 평소 사이가 나쁘더라도 잔치를 벌이거나 아니면 우환이 있을 경우엔 그것을 계기로 서로 화해하거나 언짢은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축하와 위로를 해주는 것이 사람의 도리였다.
 국가 간에도 마찬가지다. 나라끼리 서로 어깨를 맞대고 있다 보면 자연히 이런저런 갈등과 마찰이 생기게 마련이다. 하지만 상대 국가에 변고나 경사스러운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달려가 위로와 축하를 해주는 것이 이웃국가로서 마땅한 도리다. 왜냐하면 인접한 국가들은 안보, 경제, 문화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이해(利害)관계를 공유하고 있어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의 경사스러운 일에 축하는 못해줄망정 재를 뿌리는 이웃나라가 있으니 다름 아닌 바로 일본이다.
 일본이 과거사나 영토문제에 대해 억지주장과 후안무치한 언행을 일삼아 온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근래 들어서는 그 치졸함이 도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때에는 만찬메뉴에 독도 근처에서 잡은 독도새우가 들어갔다며 관방장관과 외상이 직접 나서 항의하는가 하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한반도기 독도 표기를 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압박을 가해 결국 독도가 빠지게 했다. 그리고 지난달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서 또다시 ‘독도 디저트’를 문제 삼고 나왔다.
 남북정상회담 사흘 전인 지난달 24일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의 만찬식탁에 오를 봄꽃으로 장식한 망고무스 위에 한반도기 모양을 넣은 화이트 초콜릿을 얹은 후식을 공개했다. 그러자 일본 언론들은 즉각 “한일간 외교적 문제 소지가 있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뒤이어 일본 정부도 우리정부에 항의를 했다.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한국대사관 공사에게 “이는 다케시마 영유권에 대한 일본의 입장에 비춰 볼 때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매우 유감”이라며 ‘독도 디저트’를 메뉴로 내지 말 것을 요구했다.

 평창 한반도기에 독도가 들어간 것을 문제 삼은 것은 그렇다고 치자. 정상회담 상차림 메뉴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저들이 우리의 주방장 노릇을 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마저 들게 한다. 일본 입장에서야 자기네들이 영토라고 우기는 독도가 깃발이든 어디든 안보이면 속이 시원하겠지만 한반도를 넘어 세계평화를 위한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 만찬 메뉴까지 문제 삼고 나선 것은 이웃나라로서 예의가 아닌 것이 분명하다.
 이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이 한미 양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서둘러 준비하는 가운데 일본은 디저트 메뉴에도 불안해하고 있다”며 독도 디저트 항의가 ‘재팬 패싱’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지적은 일견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일본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중단 선언 등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겉으로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실제로는 강경 분위기가 역력했다. 남북 정상회담을 눈앞에 두고 급히 미국으로 간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압박 등 강경입장을 재확인하는가 하면 북일 정상회담 타진과 일본인 납치문제를 계속해서 언급하고 있는 것도 남북,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정세에서 ’재팬 패싱’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최근 들어서는 북한의 긍정적 변화가 자신들의 압박 때문인 것으로 공치사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NYT의 지적은 정치적 면만 본 것일 뿐 독도에 대한 일본의 야심을 간과한 측면이 없지 않다.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억지는 상식을 뛰어넘는다. 지금 저들은 독도의 영토 주권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독도문제에 대해서는 예의고 염치고 아예 내팽개친 모습이다. 그래서 이번 ‘독도 디저트’ 항의도 재팬 패싱에 대한 우려라기보다 혹시나 세계인들의 눈에 독도가 한반도의 부속 섬으로 비치지나 않을까하는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짐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만약 미일 정상회담 식사메뉴에 조어도(일본명 센카쿠, 중국명 댜오위다오)가 표시된 음식이 나왔다고 하면 중국이 그 음식에 대해 ‘감놔라 배놔라’고 하겠는가. 간섭할 게 있고 안할 게 있다. 아무리 눈에 거슬린다고 해도 남의 잔치에서 먹는 음식까지 입을 대는 것은  국가로서 할 품격이 아니다.
 일본은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때 성과(한반도기 독도 삭제)를 발판으로 틈만 있으면 독도에 대해 딴지를 걸고 나올 것이 뻔하다. 그럴수록 우리 입장은 더욱 강경해야 하며 두 번 다시 평창에서의 실수를 되풀이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 평화의 식탁에 오른 ‘독도 디저트’에 박수를 보낸다.
 지난달 경북수산자원연구소가 대량 종자번식에 성공한 독도새우가 동해바다에 넘쳐나 일본인의 만찬에 오를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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