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치에 봄날은 언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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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치에 봄날은 언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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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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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춘래불사춘(春來不似). 지금 우리 정치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처음으로 만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천명한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긍정적 전망을 내놓는 등 한반도에 모처럼 봄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정치권엔 여전히 냉랭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우리 정치에 봄날은 아직 요원한 것처럼 보인다.
 여야 4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대치정국 해소를 위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회동했지만 결국 소득없이 발길을 돌렸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드루킹 특검 수용을 요구한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거부하면서 결국 5월 임시국회 일정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여야가 평행선을 좁히지 못하고 대치를 이어가는데는 상대에 대한 불신과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이해(利害)가 앞서기 때문이다. 현재 야당은 드루킹 댓글사건에 대한 특검수용을 요구하며 대여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특히 한국당은 댓글·미투사건을 고리로 지방선거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물 만난 고기처럼 정상회담 국면으로 정국으로 호도하려고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댓글여론조작과 강성권 사상구청장 후보의 폭행과 같은 사건의 치부가 가려지지 않는다”며 여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이 할 일은 위장평화쇼 공세를 멈추고 남북평화와 민생 위해 국회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렇듯 집권여당과 제1야당 간의 양보없는 대치전선으로 5월 국회 개회도 불투명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은 1만 건에 육박한다. 여야는 당초 4월 국회에서 이들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으나 개헌안, 방송법 개정안 등을 놓고 대립을 거듭하면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다 결국 어제 빈손으로 막을 내렸다.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이미 지난해까지 도입하겠다고 공표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등 시급히 처리해야할 무수한 민생법안이 국회통과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도 여야의 정쟁 속에서 이들 법안들은 또다시 기약없는 시간을 보내게 됐다.
 국회의원들의 귀에는 소상공인, 청년, 서민들의 아픔과 애타는 절규가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싸울 땐 싸우더라도 나라와 지역발전을 위해 일하라고 국회로 보내준 국민을 위해 할 일은 해야 하는 것이 도리다. 싸움만 하고 국민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면 국회와 국회의원이 존재할 이유가 무엇인가. 그들은 국민과 나라를 위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그것을 믿을 국민은 없다. 이는 국가와 국민보다 당리당략과 자신들의 이익을 앞세운 결과로 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국회 파행과 관련해 이날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국민 여러분께서 국회를 어떻게 바라보실지 생각하면 정말 민망하고 소름이 돋기까지 한다” “4월 국회와 5월 국회는 분명히 달라져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국민 여러분께서 국회를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수장으로서 현재 국회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갈파한 소회가 아닐 수 없다. 만약 5월 국회도 여야가 여전히 정쟁을 거듭하다 빈손으로 끝이 난다면 정 의장의 말대로 국민이 국회를 그냥 두지 않을 것이다. 당장 6월 지방선거와 나아가 총·대선 등에서 국민은 반드시 시시비비를 가려 심판을 가할 것이 분명하다. 그 때 가서 후회해도 때는 이미 늦다. 국민의 마음이 떠나기 전에 서둘러 손을 내밀어 흔들어야 한다. 한반도에 봄은 오고 있는데 우리 정치권엔 언제 봄바람이 불어올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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