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와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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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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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포 포항 명성교회 담임목사

[경북도민일보] 메이어라는 랍비는 설교를 잘하는 랍비로 유명했다. 그는 매주 금요일 밤에 설교를 했는데 몇백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의 설교를 듣기 위해 모여들었다. 그 가운데 그의 설교를 대단히 좋아하는 한 여자가 있었다.
보통 유대 여자들은 금요일 저녁에는 이튿날의 안식일을 준비하기 위하여 요리를 만들거나 가정을 위해 일을 해야 하는데 이 여자는 랍비의 이야기를 들으러 왔다.
랍비는 오랜 시간 동안 설교를 했고, 그녀는 그의 이야기에 만족하고 늦은 시각에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남편이 문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다 내일이 안식일인데도 아직 요리 준비도 하지 않고 무슨 일로 다니는가 하고 화를 내며 그녀를 윽박질렀다.
“당신 대체 어디 갔다 왔어!”
“나는 회당에서 랍비 메이어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몹시 화를 내어 말했다.
“당신이 랍비의 얼굴에 침을 뱉고 돌아올 때까지는 집에 들여놓지 않겠다.”
그래서 그녀는 할 수 없이 남편과 별거 생활을 하게 되었다. 메이어는 이 말을 듣고 자기의 설교가 너무 길었기 때문에 한 가정의 평화가 깨져 버린 것을 깨닫고 그녀를 초대하여 자기 눈이 아프다고 호소했다. 그리고 부탁했다.
“이것은 침으로 씻어야 좋을 것 같군. 그렇게 하면 약이 될 테니까, 당신이 수고해 주시오.” 그러자 그녀는 랍비의 눈을 향해 침을 뱉었다.
이것을 본 제자들이 물었다. “당신은 대단히 덕망 높은 랍비인데, 어째서 여자가 얼굴에 침을 뱉게 내버려두었습니까?”
랍비는 대답했다. “가정의 평화를 되찾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라도 해야 합니다.”

유대인들에게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먼저다. 탈무드는 어머니를 심장, 태양, 난로, 조국이라고 한다.
유대인의 가정에서는 어머니가 촛불을 켜고 촛불을 끈다. 태양으로서 가정을 밝게 해야 한다는 뜻이다. 난로인 어머니는 그 주변에 모여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도록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가족이 집에 들어왔을 때 어머니가 없는 ‘허전’함을 ‘아무도 없다’라고 한다. 어머니가 집안을 훈훈하게 해야 한다는 표현이다. 그리고 유대인들은 어머니를 우물과 같다고 여긴다. 가정에서 어머니는 생수를 공급하는 분이란 말이다. 먹을 것을 준비하고, 옷을 만들고 빨래를 해서 입혀주는 공급의 근원이 된다는 뜻이다.
유대인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세 가지는 성경(율법) 가정 그리고 조국이다. 유대인들은 가정을 작은 국가로 여긴다. 유대인에게서 가정은 민족의 심장이다. 심장이 멈추는 순간 죽음이요, ‘가정의 마비’를 ‘국가의 파멸’로 생각한다.
유대인들은 2000년 가까이 세계 곳곳에 뿔뿔이 흩어져서 살았다. 그들은 망한 것이 아니라 가정과 국가를 지켰다. 흩어진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은 가는 곳마다 가정을 싸들고 다녔다. 가정이 살아야 민족이 살고 나라가 산다는 것이다. 탈무드의 가정은 이것을 철저하게 가르친다.
유대인들은 하나님 제일주의, 어머니의 따뜻함, 자기의 조국과 가정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탈무드의 ‘가정관’이다. 유대인은 탈무드와 가정을 동일선상에 둔다. 탈무드의 가르침을 하나님의 소리로 듣는다.
탈무드는 유대인 가정에서 삶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 그 어떤 시련과 전쟁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건강한 가정이 있기 때문이다.
로마제국이 망한 것은 양식이 없어서 망한 것이 아니다. 군대가 부족해서 망한 것이 아니다. 가정이 부패하고 가정이 도덕적으로 타락하니까 망했다.
성경에 보면 “아버지의 마음을 자녀에게로 돌이키게 하고 자녀들의 마음을 아버지에게로 돌이키게 하라”(말라기4:6)고 했다.
돌이킨다는 것은 하나가 되라는 것이다. 부모와 자식이 하나가 되고 부부가 하나가 되라는 것이다.
요즘은 부모와 자녀, 부부사이에 집안에서 서로 카톡으로 대화 한다고 한다. 가정에서 대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야한다. 값비싼 선물이나 돈보다도 따뜻한 말한 마디가 힘이 된다. “당신 요즘 흰 머리가 많네” “당신 요즘 주름살이 늘어가네” “힘들지” “피곤하지” 등 위로의 말이 필요하다.
김춘수는 꽃이라는 시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고 노래했다.
가정에서 서로 따뜻하게 관심을 가져주고 서로 이름을 불러 줄 때 가정은 서로에게 의미 있는 관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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