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열차 안정적으로 달리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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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열차 안정적으로 달리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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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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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조변석개(朝變夕改). 현재 한반도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외교상황은 그야말로 현기증이 날 정도로 변화무쌍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판문점에서 전격 회동했다.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채 한 달도 안돼 성사된 두 번째 만남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 이틀 후 예정에 없이 이뤄진 깜짝회동이란 점에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어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6·12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 정착을 위해 두 정상이 긴밀히 상호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화답하듯 “6월 12일 싱가포르 개최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혀 꺼져가던 미북 정상회담 불씨가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는 해빙무드가 완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에 대해 ‘존경’ 등 용어를 써가며 잇따라 유화제스처를 보내고 북한도 미국에 대해 비난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미북 정상회담은 기정사실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비핵화 방식을 놓고 양국이 미묘한 신경전을 이어가던 중 트럼프 대통령이 느닷없이 회담취소를 선언하고 말았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한지 몇 시간 만에 나온 결정이어서 전 세계가 충격을 금치 못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비난이 발단이었다. 펜스 부통령에 대해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라고 비난하는 등 정치적 파트너에 대한 심각한 모욕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심이 한계를 드러냈다. 또한 최 부상이 김 위원장에게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재고를 건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북한이 정상회담 개최를 보이콧하기 전에 먼저 선수를 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협상의 달인’으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로서는 충분히 취할 수 있는 행동으로 볼 수 있다.
미북정상회담 취소 직전까지 우리 정부는 회담 개최에 대해 일고의 의심도 없는 분위기였다. 심지어 대북, 대미 특사를 다녀오는 등 북한과 미국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도 99.9% 회담이 개최될 것이라 장담했다. 따라서 그로 인한 충격파는 적지 않았으며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다시 대두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통보에 가장 당황한 것은 어쩌면 북한이다. 세계 취재진이 보는 앞에서 핵실험장을 폭파하면서까지 비핵화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최 부상이 비록 다소 도를 넘은 비난발언을 했을지언정 미국이 이를 트집 삼아 회담을 취소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회담취소 발표 7시간 만에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측에 다시금 밝힌다”는 김 위원장의 위임성 담화를 발표한 것을 보면 그들이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나 북한의 담화내용은 과거에는 상상도 할수 없는 일이다. 그만큼 지금 한반도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외교지형은 복잡다단하고 변화무쌍하다.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그야말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반도 운전자론을 자처한 문 대통령이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내비췄음에도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며 낙관무드로 일관한 것이 북미간 중재 기회를 놓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천만다행으로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이 두 번째 회동을 가짐으로써 얼어붙던 한반도 평화 분위기는 다시 훈풍이 불어올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문 대통령의 운전자론도 동력을 회복할 계기를 마련했다. 이제 문 대통령이 비핵화 방법에 대한 미북 양측 입장의 간극을 최대한 좁혀 회담 성사와 성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문 대통령의 운전솜씨에 따라 한반도 평화열차의 방향과 종착역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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