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원맨쇼’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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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원맨쇼’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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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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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기 중국 전문위원

[경북도민일보 = 뉴스1] 지난 주말은 세계 외교사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드라마틱한 날들이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끝에 결국은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칭 ‘거래의 달인’답게 현란한 거래의 기술을 보여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북한이 적의에 가득 차 있어 정상회담을 할 때가 아니라며 회담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다급해진 북한은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하루만인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 트럼프, 현란한 거래의 기술 과시
트럼프 대통령은 현란한 거래의 기술을 보여주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뒷맛은 개운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를 부동산 거래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했을 때, 기자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블러핑(허세)’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이는 지난 3월 미국이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일괄관세를 부과할 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세계 32개국에 일괄적으로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등 우방국들은 화들짝 놀랐다. 그러나 협상과정에서 한국 등 우방국은 대부분 면제해 주었다. 우리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트럼프 대통령 블러핑의 최고봉은 지난해 4월 19일이었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에서 일촉즉발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을 때, 그는 “한반도에 아마다(함대)를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다음 날 그 아마다는 인도양 쪽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 북한의 선전전술 일거에 무너트려
어쨌든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정상회담 취소 발표는 절묘한 한 수였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함으로써 전세계에 비핵화 의지를 과시하려 했다. 북한은 외신 기자들을 초청해가면서까지 평화공세를 펼치려 했다.
그러나 북한의 이 같은 의도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에 물거품이 됐다. 다음날 전세계 언론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 발언을 대서특필했다. 북한의 선전전술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에 무참히 깨지는 순간이었다.

김계관 제1부상은 다음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며 전례 없이 고분고분한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의 기술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미국 외교의 품격 떨어트리는 행위
그러나 세계 유일 패권국 미국이 하루아침에 외교정책을 뒤집는 것은 아무리 좋게 보아도 미국 외교의 품격을 떨어트리는 행위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거래술은 곧 바닥을 드러낼 것이다. ‘양치기 소년’의 우화에서 볼 수 있듯 트럼프 대통령이 블러핑을 너무 남발하면 사람들은 더 이상 그의 말을 믿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서 전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 트럼프 북미회담 과정에서 전권 행사
그는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서한을 통해 발표했다. 공개서한 또한 파격 중의 파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구술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서한은 드라이하지만 우아한 미문으로 가득한 외교문서가 아니라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고객에게 보내는 편지 같았다. 특히 말미에 “마음이 변하면 언제든지 연락하라”는 부분은 실소를 자아낼 지경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취소 카드를 꺼내들자 다급해진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서한을 발표한 지 불과 8시간30분만인 25일 오전 7시30분께 김계관 제1부상의 명의로 대화를 원한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정상회담 재개의 뜻을 밝혔다.
이 모든 과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원맨쇼’였다. 기자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권을 행사하면 이른바 ‘레드 테이프(공무원들의 불필요한 요식행위)’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 협상이 속전속결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동기가 확실하다.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북핵문제를 풀어야 한다. 게다가 노벨 평화상도 덤으로 받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같은 공명심이 많은 인물에게 노벨평화상만한 유혹은 없을 것이다.
지난 주말 이틀간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의 원맨쇼는 드라마틱했지만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한 가지 위안을 삼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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