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린대로 거두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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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린대로 거두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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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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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뿌린 대로 거둔다’를 명심보감 천명편(天命篇)에서는 ‘종과득과 종두득두(種瓜得瓜 種豆得豆)’라고 했다. “오이를 심으면 오이가 나고, 콩을 심으면 콩을 얻는다”는 말로, 원인(原因)이 있으면 반드시 그 원인에 따른 결과(結果)가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유사한 뜻을 가진 한자성어로 인과응보(因果應報), 사필귀정(事必歸正)이 있다.
 중국 추나라와 노나라가 전쟁을 할 때의 이야기다.
 추나라 장수들이 ‘공격’을 외쳤지만 병사들은 서로 눈치만 볼 뿐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장수들이 독촉을 해도 병사들은 공격에 나서지 않았다. 오히려 노나라 병사들이 공격을 해오자 추나라 병사들은 장수들을 두고 모두 줄행랑을 쳤다. 결국 추나라 장수 수십명이 목숨을 잃었다.
 추나라 임금은 맹자에게 신세 한탄을 했다. “도망친 군사들을 벌하자니 군대가 없어질 테고, 그냥 내버려 두자니 앞으로도 그럴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이에 맹자가 대답했다. “혹시 임금님께서는 ‘너에게서 나온 것은 너에게로 돌아간다’는 말을 아십니까? 모든 것은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니, 봄에 씨앗을 어떻게 뿌렸느냐에 따라 가을에 거둘 곡식도 달라진다는 말입니다. 지난날 장수들이 백성들을 하찮게 대했으니, 백성들도 장수들에게 똑같은 방법으로 보답한 것입니다. 그러니 누굴 원망하겠습니까?”
 좋은 씨앗을 많이 뿌리면 풍성한 곡식을 얻듯, 사람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를 고스란히 제 몫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뜻이다.
 막대기만 꼽아도 당선된다는 영남권에서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바람이 심상찮다. 바람 정도가 아니고 메가톤급 태풍이 불고 있는 형국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7일 페이스북에 ‘특정정당 편들기’,‘혹세무민’ 등 온갖 단어를 사용하며 최근 여론조사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홍 대표의 비서실장인 강효상 의원도 19대 대선 결과를 분석해 대구·경북에서 오차가 유독 큰 이유로 적은 표본 수, 지역의 특성이나 샤이보수층 등 수치화할 수 없는 변수를 간과한 여론조사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결국 현재 한국당과 민주당의 지지율 차이, 특히 대구·경북 지역의 실제 민심은 언론에서 발표하는 여론조사 결과와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물론 그동안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여론조사 결과가 난무한 적이 많다. 특히 의뢰자 입맛에 맞춰 결과를 양산하는 일부 여론조사기관이 입길에 오른 적도 있고, 일부 여론조사기관은 불법 여론조사로 고발당해 수사를 받기도 했다. 그렇다고 지금과 같은 여론상황을 무조건 편파적인 여론조사로 몰고 가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번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경북 곳곳에서 황해진 국회의원(당협위원장)들의 사천(私薦)은 역대 최악 수준이었다. 줄줄이 탈당이 이어져 무소속 출마가 이어졌고, 제대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한국당 후보들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경선에서 탈락하면 출마가 법적으로 제한된다. 따라서 이번 6·13지방선거의 무소속 풍년은 공천권자들이 경쟁력이 없는 후보자를 공천주려고 경선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결국 경쟁력 있는 인사들이 무소속 등으로 출마하고, 공천에 실망한 지역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최종 선거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자면 막대기만 꼽아도 당선되는 지역에서 막대기만도 못한 공천을 자행한 자업자득(自業自得)인 셈이다.
 지방선거 투표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사천(私薦)으로 대구·경북 정치판을 아사리판으로 만든 당협위원장들의  선거결과에 따른 인과응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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