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담판’ 플랜B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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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담판’ 플랜B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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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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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이번 주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빅이벤트가 연속으로 펼쳐진다.
12일 북미정상회담, 13일 전국지방동시선거, 14일엔 월드컵이 개막된다.
이래저래 우리 국민들은 연일 밤잠을 설쳐야 할 것만 같다.
특히 내일 오전 9시 싱가포르 남부 휴양지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개최되는 북한과 미국간 ‘세기의 담판’에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회담의 최대 관심사는 북한 비핵화와 체제보장이란 빅딜이 과연 성사될지 여부다.
그동안 북미 양측은 이에 대해 밀당을 거듭해 왔다. 최근 성 김 주필리핀 미 대사와 최선희 북 외무상은 판문점에서 수 차례 만남을 갖고 북한 비핵화 계획과 미국 보상안을 놓고 협상을 벌였으며, 북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의제와 정상회담 결과물에 대해서도 초안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져 그 내용에 대해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이제 내일이면 그 결과물이 세상에 나올 것이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는 말처럼 북미정상회담이 한국민과 전 세계인의 기대치에 못미치는 성과물이 나올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이 ‘출발’이라며 후속 회담 개최 의지를 밝힌 것에서 그 일단(一端)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또한 미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올 가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후속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내일 북미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는 전제조건 하에서다.
그러나 성공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지극히 모호하며 주관적이다.
미 정부 관계자가 “회담이 잘 진행되지 않을 경우 퇴장할 결심까지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협상의 달인’으로서 성과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비교적 작은 결과를 이끌어 낸 것에 위안을 삼고 그것을 침소봉대해 전 세계에 내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류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들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 1일 이번 회담을 ‘과정(process)’이자 ‘시작’이라고 말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주장하며 줄곧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에 반대하던 기존 입장에서 상당히 후퇴한 태도를 보였다.
김정은 위원장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회담 취소를 선언하자 회담 재개를 위해 판문점으로 급거 문재인 대통령을 비밀리에 초청해 만남을 가졌으며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미국으로 보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와 선물까지 전달했다.
북한이 이번 정상회담에 들이는 공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은 일회성이 아닌 미국과의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대북제재를 완화시키고 체제보장까지 받아낼 복안을 갖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미국과의 협상을 결코 서두를 이유가 없는 것이다.
자칫 양측의 이러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별다른 성과없이 끝이 난다면 우리로선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 보는 꼴’이 될 우려도 있다.
한반도 운명을 좌우하는 비핵화에 대한 확실한 결과물 도출이 우리의 최대 목표다.
핵무기 조기 반출, 북한 전역에 대한 임의사찰을 통한 비핵화 실현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이번 회담이 우리에겐 별다른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또다른 ‘코리아 패싱’에 다름 아니다.
그동안 우리를 통해 미국과 거래해오던 북한이 장기적인 북미회담 분위기 속에서 우리의 비핵화 요구를 도외시할 가능성이 충분이 있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 아베 총리와 외교장관이 미국을 마치 제 집처럼 드나들며 지속적인 로비활동을 벌인 것에 반해 우리 정부는 오직 낙관 분위기에 젖어 상황을 방관시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트럼프 대통령이 매주 10시간 동안 북한에 대해 공부하고 있으며 회담일정도 하루 더 연장해 다음날 추가회담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은 희망을 갖게 한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클 수 있는 것이 이번 ‘세기의 담판’이다. 만약 회담 성과가 불충분하거나 파국으로 끝난다면 한반도는 이전보다 더욱 경색국면으로 치닫을 우려마저 없지 않다.
정부는 그에 대비한 ‘플랜B’를 지금 즉시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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