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남자 '휘성'
  • 경북도민일보
뜨거운 남자 '휘성'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7.09.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음악색 180°변신 5집 발매
`악바리’소리 들어도
“잘 할 수 있는 건 음악뿐”

 
 
 고운 외모에 나긋한 목소리. 그 밑에 감춘 욕심, 자기강박, 열등감, 분노.
 가수 휘성(본명 최휘성ㆍ25)은 자꾸 잔인해진다. 상처 받은 수 많은 에고(Ego)를 다스리려니 채찍은 점점 매서워진다. 때론 탈이 난다. 아프기도, 울기도, 그러나 결국 음악이었다. `무서운 놈’ `예민한 놈’ `악바리’란 말, 다 일리가 있다.
 5집 `이터널 에센스 오브 뮤직(eternal essence of music)’ 작업도 질풍노도를 거쳤다. 지난해 5월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난 후 낸 첫 음반. 둥지를 떠난 이유에 답하려면 어색하지 않은 변화, 아니 타당한 변신이 필요했다.
 휘성은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고자 오랜 시간 틀어박혀 고민했다.
 “대중을 놀래킬 요소, 한 번에 귀에 쏙 들어올 소스, 그리고 좋은 곡. 이 삼박자를 갖춘 음악이어야 했어요. 특이하고 저만이 할 수 있는….”
 소속사(오렌지쇼크) 대표인 작곡가 박근태(35)는 한 콘서트에서 휘성의 퍼포먼스를 본 후 “랩을 해보자, 그리고 춤을 추자”는 제안을 했다. 그간 휘성의 히트곡이 `안되나요’ `위드 미(With Me)’ `불치병’ 등 슬픈 R&B였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5집 타이틀곡 `사랑은 맛있다♡’는 ⅔가 랩. 3집 때 `탈피’란 곡에서 랩을 한 이후 처음이다. 단박에 귀를 사로잡기 위해 비트있는 멜로디에 베토벤의 소나타 Op.
 13 비창 2악장을 샘플링했다. 여기에 `사랑은 맛있어~’라는 휘성이 작사한 노랫말이 맛있게 씹힌다.
 “근태 형의 곡을 받은 후 바로 가사를 썼죠. 제 옆의 귀신이 얘기해주듯 제목부터 떠올랐어요. 이 노래를 작업하는 순간부터 매일 밤을 샜죠. 돌아버리는 줄 알았어요. 아니 죽을 것 같았어요. 이 노래는 랩과 퍼포먼스가 핵심이어서 제 역할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이 뿐이 아니다. 5집에는 힙합 `벌’ 라운지`사반나 우먼’ 발라드 `다쳐도 좋아’ 레게 `마이 웨이’ 중국풍 멜로디 `어쩌다 보니 비밀’ 등 각종 장르르 아우른다. 곡마다 휘성이 불렀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음색도 다르게 입혔다.
“목소리로 장난치는 걸 좋아한다”는 그의 말대로 레게 곡에선 귀를 의심하게 된다.
 음악에 지나치게 기를 불어넣은 탓일까. 스트레스를 받으면 도지는 과민성 대장증후군, 알레르기성 비염, 축농증에 시달려 노래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볼도 핼쑥해졌다. 치료를 위해 좋다는 양ㆍ한방 병원 문턱이 닳도록 들락거렸다. 도라지 달인 물, 홍삼, 폐에 좋은 약을 입에 달고 살았다.
 “음악을 열심히 하는 이유요? 딴 데 재주가 없어요. 취미도 없죠. 또 저를 가장 돋보이게 하고 떳떳하게 만드는 게 바로 음악이에요. 가족을 먹여살리기도 하고요. 하하.”
 서울 면목동 단칸방, 어린 시절 가정환경은 우울했다. 그는 2남 중 장남. 아버지는 택시 운전을 했다. 집안엔 우환이 끊이지 않았다. 보통 `마이너스 통장’이라지만 그의 집은 `슈퍼 마이너스’였다. 잘 사는 애들, 잘난 애들로부터 정신적인 피해도 당했다. 그는 “그런 환경이 나를 트레이닝시켰다”며 씁쓸히 웃었다.
 최근 학력 위조 논란으로 사회가 시끄럽지만 그는 입학 원서를 살 돈이 없어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아현직업학교 3학년 때 원서 살 돈이 없을 정도였어요. 대학 가봤자 등록금 버느라 더 힘들었겠죠. 공부보다 음악이 훨씬 좋기도 했고요. 2002년 솔로 데뷔를 한 후 2003년 선문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했고 이후 국제디지털대학교로 편입했어요.”
 그는 아버지께 개인 택시를 사드린 게 뿌듯하다고 했다. 또 “한 살 어린 동생은공부를 잘한다”며 “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의대 진학을준비중이다. 가족들이 노래를 잘하는데 동생은 학교 노래대회에서 트로피도 타 온다”고 자랑했다.
 솔로 데뷔 전 배고팠던 무명 시절도 성장의 자양분이 됐다. 사실 그의 가요계 데뷔는 고 3때인 1999년 4인조 그룹 A4. 2집을 낸 후 2000년 해체했다.
 “그 후 미친듯이 정신적인 방황을 했어요. 보컬 학원을 끊어 6개월 간 낮 12시부터 밤 10시까지 화장실 가는 시간만 빼고 노래했죠. 주위에서 미쳤다고 했어요. 인근 주민들이 시끄럽다고 경찰에 수차례 신고도 했고요. `난 누구보다 노래를 잘해야돼’란 생각에 정말 죽도록 연습했어요. 학원 동료 중 노래 잘하는 쌍두마차가 빅마마의 이영현과 임정희였어요. ”
 학원을 그만둔 후 밴드를 꾸렸다. 2000년 강변가요제에 출전해 1ㆍ2차 예선엔 합격했지만 3차에서 탈락했다. 당시 심사위원이던 가수 이상우가 휘성을 눈여겨 봤고 자신이 운영하는 기획사 연습생으로 발탁했다. 약 1년 후 그는 그곳에서 만난 현(現) 박경진 엠보트 대표와 나와 솔로 데뷔를 준비했다. 엠보트는 YG와 휘성의 음반을 공동 제작했고, 그는 솔로 데뷔곡 `안되나요’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역삼동 작업실에 얹혀 살면서 14시간씩 연습했어요. 목이 쉬어 말을 못할 정도였죠. 데뷔 당시 서태지 선배님이 추천한 신인으로 주목을 끌었고 2002년 한일월드컵에도 불구하고 `안되나요’가 터졌어요. 당시 비가 같이 데뷔했는데 그해 신인상을 둘이 나눠 가졌죠.”
 돌아보면 참 열심히 살아온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의 현재진행형은 아직도 초조하다.
 “컴백 직전인 지금, 시간이 없어서 미칠 것 같아요. 왜 자꾸 자신이 없어지는지. 안무, 라이브, 건강 모두 완벽해야 완성도 높은 무대를 보여줄 수 있는데…. 이런 걸 못 챙겨서 너무 속상해요. 5분 거리에 사시는 어머니가 집에 들러 아침부터 항정살을 구워주시는거 있죠. 아들 힘내라고….” /연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