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地選 보수의 몰락-진보의 진격
  • 이진수기자
6·13地選 보수의 몰락-진보의 진격
  • 이진수기자
  • 승인 2018.06.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진수 편집국 부국장

[경북도민일보 = 이진수기자] 이 정도면 한국사회는 보수의 몰락, 진보의 진격아라는 표현을 쓸 만하다. 최근 6·13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한 말이다.
이번 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7명 가운데 14명이 당선됐다. 또 12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재보궐 선거에서도 11명이 선출됐으며 기초단체장은 226곳 중 151곳에서 승리했다. 17곳의 교육감 선거는 14명의 진보 교육감이 탄생했다.
반면 보수 정당인 한국당은 광역단체장 2곳(대구·경북), 국회의원은 1명(경북 김천)이며 보수 교육감(대구·경북)은 2명 당선이 고작이다. 한국 정치사에 유례없는 투표 결과로 보수의 몰락이요 진보의 진격이다.
보수는 한국사회의 뿌리깊은 거목이었다.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 후 보수 정당인 한민당이 기득권을 차지하더니 1948년 정부 수립때는 보수인 이승만 대통령이 집권했다. 이후 6·25전쟁과 자유당의 집권, 1961년 5·16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보수는 더욱 공고해졌다.
보수의 역사는 마침표가 없을 정도였다. 1979년 12·12사태로 전면에 등장한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들이 정권을 잡았으며 이후 노태우 대통령까지 보수의 위세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문민정부·국민의 정부·참여정부를 각각 표방한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라는 진보 성향 대통령 집권으로 보수 정당은 한동안 정체 또는 그 색깔이 다소 바래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보수는 다시 활기를 띄었다.
그런 보수가 이번 6·13지방선거에서 한방에 훅 하고 날아갔다.
보수의 몰락은 언제부터일까. 지난 2016년 10월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의 윤곽이 들어나면서 견고했던 보수의 성채에 구멍이 뚫리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광장에 모였으며 평화의 촛불혁명은 마침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파면, 구속를 가져왔다. 부모의 후광으로 보수의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한 박 전 대통령의 추락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은 연이어 보수의 중심부를 강타했다.

부패로 중심축이 무너진 한국당은 개혁과 변화를 애써 외면하며 자신들의 기득권에 안주하기 급급했다. 여기에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시대적 변화나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 언행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기가 일쑤였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대통령 취임 후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열강들과 잇따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국운을 걸었다.
마침내 지난 4·27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중점을 둔 판문점 선언을 이끌어 냈다.  곧이어 6·12북미정상회담에서는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 전사자 유해발굴 송환 등의 합의를 이끌어 냈다. 북한과 미국의 70년 적대 관계를 깬 세기의 회담이었다. 불과 2년 만에 한반도는 그렇게 변했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 7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이땅에 보수가 깊이 뿌리 내릴수 있었던 최대 토양은‘반공’과‘안보’였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 동족상잔이라는 남북전쟁은 보수 정당과 우익의 장기 집권을 뒷바침해주는 가장 든든한 자양분이었다. 그런 반공과 안보가 이제는‘평화’와‘통일’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결국 한국당의 부패와 낡은 사고, 여기에 남북 간 평화 분위기까지 겹치면서 보수는 사상 최대로 참패했다.
흔히들 경상도를 보수의 성지라 한다. 경상도에서도 부산·울산·경남(PK)보다 대구·경북(TK)의 보수 성향이 더 강하다. 대구·경북은 박정희, 전두한,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생지이거나 정치적 고향이다. 보수의 대통령을 여럿이 배출한 지역이며, 안동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유교사상 등은 대구·경북의 강한 보수성향에 한 몫했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의 한축인 부·울·경은 무녀진 반면 대구·경북은 한국당의 광역단체장과 국회의원, 보수 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된 것도 이같은 영향일 것이다. 이제 전국의 보수에 있어 남은 건 대구·경북 뿐이다. 그러면 이곳의 보수는 건강한가. 그렇지 않다. 비록 광역단체장 등 굵직한 것은 수성했으나, 일부 기초 단체장과 상당수 광역·기초의원들이 대거 당선됐다. 대구·경북의 보수에도 생채기가 상당했다.
이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현실이 됐으며 더욱이 대구·경북의 보수도 언제 몰락할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보수의 몰락과 진보의 진격은 국민들의 선택이다. 강산이 변하는데는 10년이 필요하나,  70년 세월의 뿌리깊은 보수의 몰락에는 2년이면 충분했다. 그만큼 민심은 무서운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