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음악의 태동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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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음악의 태동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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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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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영의 클래식 이야기
▲ 김일영 포항유스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경북도민일보]  백설 공주와 일곱 난장이, 인어공주, 아기돼지 삼형제, 개구리왕자, 흥부와 놀부, 토끼와 거북이, 콩쥐팥쥐, 선녀와 나무꾼과 같은 동화책을 읽어주며 필자는 어린 아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낸 기억이 있다. 때로는 책내용을 완전히 뒤바꾸어 더욱더 흥미 있게 코믹하게 읽어주기도 했고 아이와 잠자리에 들기 전에 금방 읽어준 동화의 내용을 이야기하며 함박 웃고 배꼽을 잡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아들은 자신만의 동화 이야기를 엮어내기를 즐겨했고 바로 책으로 만들어 가족이 함께 이야기꽃을 피웠던 행복했던 시간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동화는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해맑은 동심으로 돌아가게 하는 감성이자 힐링이 될 수 있음을 경험했다. 오늘은 클래식음악과 동화를 연결시켜 어린이와 성인에 이르기까지 동심의 세계로 깊게 빠지게 한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와 그의 동화음악 ‘피터와 늑대’라는 작품을 소개해본다.
 ‘세르게이 셀게예비치 프로코피예프’는 1891년 4월23일 지금의 우크라이나 ‘드니프로페트로브스크’의 한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세르게이’는 부유한 농장의 관리인으로 일하였고 어머니 ‘마리아 그리고라예브나’는 아마추어 피아니스트였다. 원래 이들에게는 두 딸이 있었는데 병약하여 두 딸들이 프로코피예프가 태어나기 전에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외아들인 그를 무척 귀하게 키웠다고 한다. 그는 어머니로부터 음악교육을 받아 5세 때 피아노 소품 ‘인디안 갈롭’을 작곡을 하였고 9세 때는 오페라 ‘거인’과 ‘무인도에서’를 작곡한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의 소유자였다. 그의 어머니는 이런 아들의 타고난 음악적 재능을 위해서라면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무엇이든지 어떤 험한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뒷받침해주는 헌신적인 어머니였다.
 
 △새로움의 도전자
 1904년 14세의 어린 프로코피예프는 러시아 최고 음악교육대학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음악원’ 입학시험에 합격했다. 당시 음악원의 원장이었던 러시아 대 작곡가 ‘글라주노프’는 ‘프로코피예프’가 들고 온 완벽한 입학시험 과제물을 보고 그를 합격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는 이곳에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아놀드 쇤베르크’ 등 시대를 앞서가는 현대음악의 주류작곡자들을 만나 교류하였고 당시 최신 유행이었던 ‘포스트모던’ 음악들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
 여느 음악원처럼 ‘상트페테르부르크음악원’도 새로운 음악적 성향을 시도하는 것을 장려하기 보다는 오히려 전통적인 방법으로 작곡하도록 가르쳤다. 하지만 당시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파격적인 불협화음을 프로코피예프는 아주 잘 사용하였다. 이런 점에서 보면 그는 분명히 음악원 교육방식을 따르는 모범생은 아니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불협화음을 잘 활용했던 그는 사회 부적응자처럼 음악원내에서도 전통적인 작곡방법을 무시했고, 교수들과 반목하고 대립하기도 했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어렵사리 졸업할 수 있었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 후 ‘고전교향곡’을 발표해 유명해졌고 러시아 혁명으로 내란이 생기자 1918년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망명했다. 그러나 보수적이었던 미국의 음악은 프로코피예프의 시대를 앞선 음악을 이해하지 못해, 그는 작곡가가 아닌 피아니스트로 미국과 프랑스를 전전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그리고 1927년 소련으로부터 거듭되는 귀국 권유를 이기지 못해 미국으로 망명한지 9년 만에 열렬한 환영 속에 소련으로 다시 귀화했다. 그러나 만년에는 그의 작품들도 공산당의 이념에 맞지 않는 ‘부르주아’ 음악이라 하여 그의 작품의 밑그림을 공산사회주의의 이념에 맞도록 강요받았다. 추운 모스크바의 얼어붙은 미끄러운 길에서 미끄러져 머리를 다친 후로 계속된 편두통으로 고생하다가 결국  뇌졸중으로 1953년 3월 5일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프로코피예프’를 여러 면에서 괴롭혔던 악연 ‘스탈린’도 같은 날 세상을 떠났다.
 이렇듯 ‘프로코피예프’의 음악은 한마디로 새로운 음악에 대한 도전이었다. 그래서 세계음악사에서 ‘프로코피예프’는 현대음악의 선구자로서 비중 있는 인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대음악은 후기낭만시대 이후 20세기 초반에 탄생한 음악이다. 프로코피예프를 비롯하여 스트라빈스키, 쇼스타코비치, 힌데미트, 거쉬인 등의 현대음악 선구자들은 시대를 앞서 이전과 다른 새롭고 독창적인 음악장르를 발전시켰다. 현대음악은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음악장르이다. 전자음악의 시작, 기존음악들의 재발견과 재해석, 새로운 작곡 방법들이 현대음악들의 특징이다.
 ‘프로코피예프’의 주요 작품으로는 발레 모음곡 로미오와 줄리엣, 교향모음곡 ‘세 개의 오렌지의 사랑’ ‘피터와 늑대’ 바이올린협주곡 1번 2번, 교향곡 1번,7번 피아노협주곡 3번등이 있다.

 
 △동화 ‘피터와 늑대’
 ‘피터와 늑대’는 프로코피예프가 구소련의 어린이를 위해 작곡한 곡이다. 모스크바 어린이극장 지휘자 ‘나타샤 사쯔’ 부인이 오케스트라 연주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손쉽게 악기를 소개하고 이해시키는 방법이 없을까하여 ‘프로코피예프’에게 작곡을 의뢰하였고 그를 통해 전 세계가 사랑하는 음악동화 ‘피터와 늑대’가 탄생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당시 구소련 어린이들에게 오케스트라의 악기를 쉽게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최초의 시도가 되었고 오늘날까지도 국경을 초월한 전세계 청소년 음악회에 사랑받는 단골메뉴가 되었다.
 1936년 작곡되고 그해 5월 모스크바의 아동극장에서 초연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소규모의 관현악단과 낭독자에 의하여 연주되는 신고전주의적 경향이 엿보이는 작품으로 피터·할아버지·사냥꾼·늑대·고양이·새·집오리와 같은 주인공들이 각각 특정한 악기와 주제에 의하여 표현되고 나레이션이 있어 이야기가 음악과 함께 전개된다.
 곡의 진행에 앞서 등장인물들을 가리키는 악기의 주제가 먼저 소개 연주된다. 용감한 소년 피터는 ‘현악 4중주’로 피터의 친구 작은 새는 ‘플루트’, 집오리는 ‘오보에’로, 새를 노리는 고양이는 ‘클라리넷’으로, 항상 투덜거리는 할아버지는 ‘바순’으로, 그리고 회색 늑대는 3개의 ‘호른’으로 연주되며 묘사된다.
 
 △삶의 주인공
 음악사에서 새로움을 상징하는 인물이 ‘프로코피예프’였지만, 자신의 음악인생을 통해 그는 분명히 음악 본연의 성스러운 영역을 고수한 지킴이였다. 21세기 초 공산혁명으로 나라 전체가 분열되어 있을 때, 그는 이념의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침범받지 않은 순수한 음악 창작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사랑하는 조국 러시아를 떠났다.
 그런 그가 다시 공산국가 구소련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작곡한 것이 바로 아이들을 위해 동화를 풀어 작곡한 ‘피터와 늑대’였다. 동화는 비극이 아닌 해피엔딩이다. 동화는 삶을 준비하는 어린아이들에게 교훈이며 교육이고 동시에 즐거움과 재미를 준다. ‘프로코피예프’의 작품에는 성장하는 어린이들에게 자양분이 될 수 있는 맑고 밝은 심성을 갖게 하고 동화속 주인공처럼 아이들이 끝내는 성공하고 승리하는 삶을 기원하는 염원이 담겨있다.
 그래서 ‘프로코피예프’ 음악의 주제는 ‘주인공’이라고 필자는 해석한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삶에서 엑스트라가 아니다. 주인공으로서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으로 선택권을 가졌다. 동화속 이야기처럼 ‘프로코피예프’는 감상하는 모든 이들에게 나만의 자유와 행복을 만끽하는 주인공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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