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6·13 지방선거가 끝나자 마자 여권 일각에서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움직임이 진행돼 파장이 일고 있다. 영남권 신공항 문제는 이미 2016년 밀양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났음에도 2년이 지난 지금 다시 여권이 신공항 유치카드를 들고나온 이유가 무엇인지 그 저의(底意)가 수상쩍다.
더불어민주당 부산, 울산, 경남 광역자치단체장 당선인들이 지난 26일 모여 동남권(부울경) 공동협력기구를 설치해 함께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신공항 재추진 불가방침을 밝힌 바로 다음날이다.
이들은 “나라다운 나라 건설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 그리고 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부울경 통합행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역간 갈등과 균열을 뛰어넘어 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이라는 공동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또 하나의 도전을 시작한다”며 신공항 건설 TF 구성 등 6개 항으로 된 동남권(부울경) 상생 협약문에 서명했다.
이들이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부산, 울산, 경남 광역단체장을 싹쓸이 한데 대해 정부에 보상 요구 차원 외에 달리 생각할 수 없다. 이들이 말한 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로 실현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다른 지역은 어찌돼도 상관없고 우리 지역만 잘되면 된다는 식의 지역이기주의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중앙과 지방 할 것 없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회의에서 “어렵사리 봉합된 신공항 문제를 다시 거론하는 것은 지방선거 승리에 도취돼 지역패권주의에 나서는 오만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역간 갈등 뿐만 아니라 한국당 TK-PK 의원들 간에도 분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PK 광역단체장 당선인들의 움직임과 발맞춰 이들 지역 일부 의원들도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이 필요하다며 당위성을 주장하자 TK지역 의원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대구 달서구병이 지역구인 강효상 의원은 성명에서 “지역갈등에 불을 붙여 정치적 이권을 챙기려는 터무니없는 선동이 또다시 시작됐다”며 “민주당 당선자들이 기존 합의사항을 무시하고 갈등을 다시금 조장하고 있는 꼴이 심히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지난 2006년 노무현 정부 때부터 시작해 무려 10년 동안 대구경북과 부산경남간 첨예한 지역갈등을 유발한 것이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다. 2년 전 밀양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나면서 겨우 지역갈등이 봉합되는가 싶더니 이제 또다시 이들 세 지역 광역단체장 당선인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지역갈등에 불을 지피고 있다.
과거 입지 평가에서 경제성(B/C)등에서 가덕도가 밀양보다 열세로 판명돼 현재 정부는 김해 신공항 확장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용역과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진행 중에 있다. 그런데 이들이 정부의 정책추진을 뒤엎어려고 하는 것은 그들이 주장하는 정부의 성공과도 정면배치되는 행태에 지나지 않는다. 지방선거 압승을 발판으로 지역갈등 조장을 통해 TK지역을 고립시키려 한다는 일부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이들 세 지역 여권 당선인과 정치인들이 진정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란다면 터무니없는 주장을 당장 철회하고 지역화합을 위한 통합의 길에 나서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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