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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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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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경북도민일보] 우리나라 속담에 ‘볶은 콩도 골라 먹는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태생적으로 무엇이나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선택은 둘 또는 여러 개에서 하나를 고르는 것이다. 심리적으로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의식하고 있는 몇 가지 수단으로 어느 것을 골라내는 작용을 말한다.
삶은 매일, 매순간 선택의 연속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일상은 선택으로 연속된다. 아침은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고 출근할까? 이것부터 할 것인가 저것부터 할 것인가? 갈까 말까? 줄까 말까? 이런 작은 선택들의 연속이다.
어디 이뿐인가! 선택 중에는 인생전반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선택도 있다. 직업으로 삼아야 될 진로 선택이나, 일생동안 행복을 좌지우지 할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들이 그러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지향하는 삶을 살기를 갈망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꿈꿔왔던 이상형의 배우자와 부유하고 안락하게 살기를 원한다. 좋은 대학을 가려고 밤늦도록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여 돈을 벌고, 높은 자리에 오르려 애쓰는 이유는 모두 자기가 원하는 것을 소유하며, 원하는 대로 살기 위해서이다. 어떤 요인에 의해 강요받거나 굴절되지 않고 제한을 받지 않으며 강요되지도 않는 내 뜻대로 선택하며 살 수 있는 삶을 사람들은 누구나 원한다.
그런데 과연 삶이 그러한가? 현재 당신이 하고 있는 직업이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꿈꾸었던 일이며, 희열과 보람이 가득한 즐거운 직장인가? 지금 당신이 살고 있는 집은 어릴 적 상상했던 동화속의 그림 같은 그런 집에서 항상 아름답고 애교스러우며 음식솜씨도 훌륭한 그런 배우자와 살고 있는가? 당신이 가지고 싶었던 것들을 모두 소유하며 누리고 있는가? 단언컨대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현실은 항상 기대치를 밑돈다. 수많은 이익집단이 얽히고설킨 이 세상의 현실은 내가 선택한대로 살수 없으며, 원하는 대로 가질 수도 없다.
어느 누구나 꿈꾸던 인생을 살길 바라지만, 우리의 현실은 원하거나 생각지도 않았던 그런 공간이나 장소,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
그래서일까? 현실에 대한 회의와 불만으로 사람들의 얼굴에 기쁨을 찾아볼 수 없다. 내가 선택하거나 원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현실이 되어있는 삶속에서 우리는 희망을 내팽개치고 시간에 질질 끌려가고 있다.
항상 무언가 부족하고 허기진 듯한 삶은 잘못된 선택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 어느 누가 비참하고 가난한 삶을 선택하겠는가? 그 누가 병들어 고통스러워하는 삶을 원하겠는가? 어떤 사람이 매일같이 넌더리나는 일을 하며 살아가길 바라겠는가? 하지만 이게 실상이다. 재벌총수들도 권력의 눈치를 봐야하고 노조 때문에 골머리를 썩는다. 갑질하는 자식들 때문에 사회적 망신을 당하기도 한다. 권력의 최정점에 있는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오죽했으면 노무현 대통령이 “못해먹겠다”는 말을 했을까! 그 일로 한동안 국민적 비난을 받기도 했다. 
선택하고 기대한대로 되지 않는 삶, 이게 실제상황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핵심은 이것이다.
‘원하지 않는 환경 속에 살더라도 어떻게 하면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성에 차지 않는 직장, 못마땅한 사회, 비켜가기를 바랐던 좋지 않은 일들, 그 무수한 결핍 속에 좌절과 한탄으로 생을 소모시키지 아니하고 꿋꿋이 헤쳐 나가 보람 있는 인생으로 만들어 후회 없이 살아가는 것, 이것이야 말로 인생의 핵심이다. 바라는 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서 세상에 대한 불만을 품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사는 것은 우둔한 짓이다. 이는 현실을 부정하고 삶을 미학적으로만 추구하는 이상주의자의 바람일 뿐이다.
사람은 욕망의 존재인데 반해 최선의 상태를 갖춘 낙토는 어디에도 없다. 그리고 사람은 완전한 선택을 할 수 없다. 각본이 짜여진 예정된 인생도 없다.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 그 사람들이 항상 좋은 선택을 하여 요행과 행운이 줄줄 따라다녀서일까? 아니다. 그들은 선택을 하면 그 선택에 최선을 다한다. 그래서 끝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다. 단지 그것뿐이다. 그래서 항상 좋은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일뿐이다. 원하지 않는 시공간을 살아야하는 현실일지라도 그 삶에 최선을 다하면 결국 좋은 선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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