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레터(Love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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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Love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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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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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복 포항뿌리회 전 회장

[경북도민일보] 폭염이 도심을 달구는 무더위가 몰아온 며칠 전 아침 신문을 보다  ‘포스코에 Love Letter를 보내주세요’라는 광고에 눈이 꽂히면서 신선함을 너머 소나기 같은 시원함을 느꼈다. ‘러브레터(Love Letter)’, 얼마나 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인지 모른다.
새롭게 포스코 회장후보에 선정된 최정우 회장후보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임직원, 지역주민, 주주, 고객사, 공급사를 비롯한 이해관계자와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제안을 받아 포스코 경영혁신을 위한 변화와 개혁의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사랑의 편지를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이제껏 쇳물처럼 뜨겁고 강하고 무겁게만 알고 있던 50년 포스코 CEO들의 겉모습과 사뭇 달라 뇌리를 당황스럽게 하는 것 같다.
지난 5월, 필자 칼럼(포스코 회장, 이런사람이 필요하다)에 이런 분이 포스코회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적은 적이 있다.
글로벌기업 포스코를 움직일 차기 CEO의 덕목으로 ‘혁신적 마인드’, ‘투철한 사명감’, ‘특권의식 없는 진정함’, ‘소통능력과 포용력’등을 두루 갖춘 CEO를 바랐지만 그건 과욕일수도 있다. 그러나 지역적 측면에서는 지역민의 아픔이나 어려움을 함께 할 수 있는 ‘아름다운 동행자’를 기대한다.
우리지역은 그 어느 때 보다 어렵다. ‘11·15지진’으로 많은 시민들이 아직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으며 급속도로 나빠진 지역경제가 회생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는 현실에 지역경제 최대의 견인차인 포스코가 회장 공석으로 더욱 불안하고 미래가 불투명한 지역사정을 볼 때 이번 최정우 회장후보의 ‘러브레터(Love Letter)’가 우리지역에도 더욱 희망에 찬 ‘사랑의 편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핑크빛 사연을 기대 하겠지만 더러는 쓴 소리가 될 수도 있고 일고의 가치가 없을 수도 있다.
50년 반세기를 함께한 우리지역에서는 그동안의 포스코와 갈등이나 이해관계가 그리 순탄치 못한 것은 사실이다. 건설 당시는 ‘제철보국(製鐵報國)’이란 거창한 목표아래 모든 것이 녹아드는 시절이라 지역민의 소리가 묻히기도 했고 세계최고의 철강기업으로 우뚝 섰을 때는 글로벌경영에 초점이  맞춰져 지역경제는 돌볼 겨를이 없을 때도 있었다.
광양제철소가 생겨 더욱 한쪽만 챙길 수 없다는 명목으로 본사가 있는 포항이 홀대 받을 때도 있었음은 부인할 수가 없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이달 초 포스코ESM이 광양 율촌산업단지에 5700억을 투자하여 2차전지 양극재 제조공장을 건립한다는 뉴스에 지역민들의 허탈감이나 상실감이 큰 것만은 사실이었다. 여러 가지 시기적으로나 여건상 포항유치가 불가능하다는 것으로 설명되었지만 줄어드는 인구와 일자리감소 등 지역경제 지표가 나날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영일만산업단지나 블루밸리산업단지에도 대규모 투자 유치가 가능토록 지자체와 포스코가 협력해 나가면 지역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러브레터(Love Letter)’만 바랄게 아니라 이제껏 잘못되어온 불합리한 관행들을 바로잡아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지역경제를 살리고 지역민의 삶에 활력을 가져 올 수 있는 포스코의 투자가 절실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바로 투자를 늘려 지역경제를 살리는 게 최우선이 아닐까. 지속적인 투자 증대로 고용창출과 인구증가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혜안을 기다린다. 투자 인프라가 충분한 가운데 민선 7기 지자체의 출발과 함께 상생의 발을 맞추어 나아가면 성공의 꽃길이 열릴 것이다.
또 하나 지역기업에 더욱 많은 일감이 갈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최근 실시하고 있는 적정입찰제(최저입찰제 폐지 등)가 계열사, 협력사 등으로 확대되어 적정이윤이 돌아가도록 하여야 하며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 되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구매다변화 등을 통한 살 길을 찾아주었으면 한다. 돈이 돌아야 지역경제가 산다.
외주사의 지역 확대도 절실히 필요하다. 지역과 밀접한 지역출신 외주사 임원 선임 등으로 지역과 함께 할 수 있는 인사들을 기용해야 한다. 이제껏 겪은 시행착오를 토대로 새로운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일 것 같다.  제철소장을 비롯한 임원들과 외주사에도 지역과 함께 할 수 있는 힘과 권한, 사명감이 수반되어야 진정한 상생을 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늬만 본사인 포항으로 핵심 경영주체가 이제는 옮겨와야 한다. 지방분권시대에 발맞추어 ‘현장에 답이 있다’는 시대정신으로 글로벌기업이 굳이 서울, 인천에만 머무를 필요는 없지 않는가. 이곳에서도 세계를 아우를 수가 있을 것이다. 본사 기능이 되살아나면 그 또한 인구늘리기와 지역경제 살리기에 힘을 실어주는 아름다운 동행이 될 수 있다.
모처럼 신선한 아이디어나 제안들이 넘쳐나 향후 포스코 100년을 위한 혁신 아이콘들이 만들어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이번 포스코의 ‘러브레터(Love Letter)운동’이 제발 또 한 번의 ‘짝사랑’(?)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최정우 회장후보의 ‘사랑의 편지’가 모두에게 행복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100년 포스코, 100년 포항,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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