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낮에는 폭염, 밤엔 열대야. 전국이 찜통이다.
올 장마는 지난 11일 종료됐다. 45년 만에 가장 짧은 장마로 기록되면서 올 여름 무더위가 심상치 않다.
폭염이 계속되는 이유는 티베트에서 가열된 공기가 넘어오면서 한반도 상공에 계속 머물러있기 때문이다. 북쪽의 찬 공기가 내려오지 못해 열기를 식히지 못하고 있다.
기상청은 한 달 넘게 불볕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역대 최고의 폭염으로 기록된 지난 1994년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예고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17일 경기도 동두천의 한 어린이집 차량에 방치된 4세 여아가 숨진 채 발견됐고, 전북 남원에서도 80대 노인이 제초작업을 하다 목숨을 잃었다.
경북도내 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지난 17일까지 경북 19개 시·군 94농가에서 돼지 1300여마리, 닭 6만2000여마리가 폐사했다.
사망사고에다 온열질환자가 늘고 가축 폐사가 급증하는 등 폭염 피해가 속출하면서 각 지자체는 폭염예방활동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대구시는 시민들이 무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도시철도 1·2호선 역사 61곳엔 선풍기, 정수기 등을 비치해 무더위 힐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살수차를 동원해 주요 간선도로에 물뿌리기 및 클린로드시스템, 분수 등 수경시설 191개소를 가동해 도심온도를 낮추고 있다.
초·중·고 각급학교가 더위를 이기지 못해 단축수업에 들어갔으며 조기방학 등 극단적인 조치도 준비 중이다.
지자체별로 횡단보도 그늘막쉼터 설치, 살수차 운영, 도로에 물뿌리기 등 각종 아이디어를 동원해 폭염예방활동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역부족이다. 이러한 상황에 준비돼 있지 않아 예산 부족은 물론 조치라고 해봤자 단체장의 경로당 방문 등 형식에 그치고 있다.
역대급 폭염에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못해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이다.
폭염에 가장 큰 피해를 당하는 것은 취약계층, 즉 에너지빈곤층이다. 이들에게는 폭염이 재난이나 마찬가지다.
이번 폭염을 국가적 재난으로 규정해 정부가 나서야 하는 이유이다.
폭염은 태풍이나 홍수보다 인명 피해를 더 많이 내는 기상재해로 분류된다. 한국기상학회는 최고 기온이 35도를 넘는 날에는 60대 이상의 사망자 비율이 68%까지 늘어난다고 경고한다.
폭염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나날이 강해지고 있다. 정부와 보건당국, 지자체 간 유기적이고 긴밀한 공조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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