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대책, 눈 감은 국회-손 놓은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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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대책, 눈 감은 국회-손 놓은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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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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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한반도 전역이 연일 가마솥처럼 펄펄 끓고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더위 안부부터 묻는다. 화제거리 1순위도 단연 폭염이다.
22일 영천의 낮 최고기온이 39.3도를 기록하는 등 대구와 경북 대부분지역이 평년보다 5~8도나 높은 37~38도를 오르내렸다. 37.6도를 기록한 안동은 41년 만에 7월 낮 최고기온을 갈아치웠다.
예년과 달리 장마가 일찍 물러간 탓에 벌써 열흘 이상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북상하던 제10호 태풍 ‘암필’도 한반도 주변의 뜨거운 열기로 인해 우리나라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비껴갈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폭염을 떨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폭염이 맹위를 떨치자 온열질환자와 가축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경북에서는 열탈진, 열경련, 열사병 등으로 병원에 이송된 환자가 지난 21일까지 사망자 1명을 포함해 103명에 달하고 있으며 가축 폐사, 농작물 고온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경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올들어 온열환자 수가 이미 지난 한 해 수준을 넘어서고 있어 큰 폭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7월 중 폭염일수 역대 최장기록은 1994년 7월로 총 18.3일 동안 폭염이 지속됐으며, 2008년 7.1일, 2004년 6,8일이 그 뒤를 이었다. 올해는 벌써 폭염이 열흘을 넘겼으며 이렇다 할 태풍이나 비소식이 없어 역대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폭염 장기화로 인해 전국적으로 온열환자가 속출하고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국가 차원의 폭염대책 매뉴얼이 없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으며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데도 모든 부담을 지자체에만 맡기고 정부는 그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는 얘기다. 정부 차원에서 하는 일이라곤 기껏해야 폭염주의보나 경보를 발령하고 야외활동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것이 전부다. 전 국민이 폭염으로 죽을 지경인데 정부의 대응은 안일로 일관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정부로서도 할 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현행법상 폭염은 재난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폭염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국가차원의 마땅한 대응조치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재난안전법’에 따르면 재난은 국민이 생명, 신체, 재산과 국가에 피해를 주거나 줄 가능성이 있는 것을 일컫는다. 이 중 자연재난의 종류로는 태풍, 홍수, 호우, 풍랑, 해일, 대설, 낙뢰, 가뭄, 지진, 황사, 조수, 화산활동, 조류 대발생과 심지어 소행성 등 우주물체의 추락까지 광범위하게 포함시키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폭염은 빠져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 가장 피해를 주고 있는 자연현상은 경북동해안 지역에 잇따라 발생한 지진과 현재 전 국민의 숨통을 바짝 조이고 있는 폭염이다. 지진과 달리 폭염에 대해 정부의 대처가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재난에서 빠져 있기 때문이다.
폭염을 재난에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8대 국회 때부터 자연재난에 포함시키려는 법 개정이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국민의 삶을 가장 먼저 챙겨야할 대의기구인 국회가 제 구실을 방기한 까닭에 국민들은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전국적으로 784명의 온열환자가 발생해 이 중 9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재난도 이만한 재난이 없다. 현재 폭염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회가 정녕 민생을 생각한다면 후반기 국회에서 최우선으로 이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동시에 정부도 법안 타령만 할 게 아니라 지자체와 유기적이고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폭염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총력을 경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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