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의원의 죽음, 정치권에 경종(警鐘)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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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의원의 죽음, 정치권에 경종(警鐘)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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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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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드루킹’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수수의혹을 받아오던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지난 23일 자택에서 투신 사망했다. 대한민국 진보정치를 대표하는 그의 죽음은 이념과 진영을 떠나 한국정치 발전에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노 의원의 안타까운 죽음에 비통(悲痛)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노동운동가 출신이자 진보진영의 간판스타로서 ‘비유의 달인’이라 불릴 만큼 촌철살인의 멘트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온 정치인이었기에 그의 갑작스런 비보(悲報)에 많은 국민과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애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심지어 제1보수당인 한국당마저 이날 긴급 논평을 내고 “확고한 소신으로 진보정치 발전에 큰 역할을 하셨던 故 노회찬 의원의 충격적인 비보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고인께서 못다 이루신 정치발전에 대한 신념은 여야 정당이 그 뜻을 이어 함께 발전시켜 가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62세 나이로 생을 마감한 노 의원은 오늘날 한국 진보정치 발전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다. 20대 시절 용접공으로 노동운동을 시작해 2004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이후 3선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민주노동당, 통합진보당, 그리고 현재의 정의당에 이르기까지 진보정당이 한국정치에 뿌리내리는데 누구보다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의 이러한 노력 덕분에 정의당은 현재 자유한국당에 이어 야당에서 지지율 2위를 기록할 만큼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진보정당에 대한 노 의원의 걱정은 죽는 순간에도 멈추지 않았다. 그가 정의당 앞으로 남긴 유서에는 당에 대한 걱정과 애착이 고스란이 담겨있다.
 유서에서 그는 “경공모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4000만원을 받았으며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 정상적인 후원절차를 거쳐야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며 당원들에게 당부했다. 또 국민들을 향해서는 “모든 허물은 제 탓이니 저를 벌해주시고 정의당을 아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적었다.

 하지만 그의 바람대로 될 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드루킹 특검수사와 관련해 “돈 받은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던 그가 ‘금품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이나 대가성은 아니다’고 번복하면서 잘잘못을 떠나 진보정치권 전체에 도덕적 상처가 불가피해졌다. 동시에 제2야당으로서 입지를 굳혀가던 정의당의 앞날도 불투명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는 자신의 명예가 아니라 진보정당의 앞날을 위해 초개(草芥)와 같이 몸을 던졌다. 죽음으로서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고 진보정당의 앞날을 당부했다. 남은 것은 국민들 몫이다. 국민들이 그의 죽음을 갸륵하게 여기고 진정성을 믿어 한 번 더 진보정당에 기회를 줄지 아니면 채찍을 들지는 시간이 지나면 드러날 것이다.
 정치인은 돈의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한다. 많이 가진 자는 많은 돈을 받고 적게 가진 자는 적은 돈을 받아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를 우리는 무수히 보아왔다. 따라서 이번 노 의원의 죽음이 우리 정치권 전체에 경종(警鐘)을 울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 정당하지 않은 돈은 받지도 말며 주지도 않는 풍토가 하루속히 정착돼야 이번과 같은 불행한 사태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혹자는 “수억 수십억을 받고도 태연자약한 정치인이 부지기수인데 3선의 국회의원이 그깟 수천만원 때문에 목숨을 버린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리 적은 돈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정당한 절차에 의한 것이 아니면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노 의원의 죽음이 우리 정치권에 주는 울림은 결코 적다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 진보정치에 큰 발자취를 남긴 故 노회찬 의원의 죽음에 다시 한 번 심심(甚深)한 조의를 표하며 그의 희생이 금계(禁戒)가 돼 우리 정치권이 금품의 유혹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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