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부활을 꿈꿨나?
  • 손경호기자
유신부활을 꿈꿨나?
  • 손경호기자
  • 승인 2018.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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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경북도민일보 = 손경호기자] 대한민국이 계엄령 문건 작성 문제를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다.
계엄령은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 시에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헌법 일부의 효력을 일시 중지하고 군사권을 발동해 치안을 유지할 수 있는 국가긴급권의 하나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계엄령의 종류는 경비계엄과 비상계엄이 있다. 경비계엄은 대통령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시 사회질서가 교란되어 일반 행정기관만으로는 치안을 확보할 수 없는 경우에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선포한다.
반면 비상계엄은 적과 교전(交戰) 상태에 있거나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攪亂)되어 행정 및 사법(司法)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 군사상 필요에 따르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선포한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영장제도,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정부나 법원의 권한에 관하여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60년 이승만 정권 이후 4·19 혁명, 5·16 군사정변, 6·3사태, 10월 유신, 박정희 대통령 서거(1979), 12·12 사태, 5·18민주화운동 등 7번의 계엄령이 선포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3월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문건은 언론장악과 국회 장악 등을 포함한 ‘단순 대비’ 차원이 아닌 것으로 점점 드러나고 있다.
기무사 계엄령 문건은 67페이지 분량으로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당시 사례를 모델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기각시 실행하기 위해 준비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밤 11시부터 새벽 4시 사이에 외출 시 국민들을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는 야간 통행금지까지 계획했던 정황까지 담겨있고, 국방장관으로 하여금 주한미국대사를 초청해 미국 본국에 계엄 시행을 인정토록 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계엄사령관도 통상 맡는 합참의장을 제치고 육군참모총장이 맡도록 한 것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다. 일부에서는 당시 합참의장이 육사 출신이 아닌 3사 출신이어서 육사 출신들이 계엄사령관을 육군참모총장으로 하려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대통령은 비상계엄 및 경비계엄에 따른 계엄 상황이 평상상태로 회복되거나 국회가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 그런데 계엄령 해제를 막기 위해 국회의원을 체포하려는 계획도 포함되어 있는 등 유신부활을 시도해 내란 음모, 쿠데타 모의 의혹을 자초하고 있다.
여야는 25일 국군 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 작성과 관련해 국방부 특별수사단과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이후 국회 국방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계엄령 문건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지목된 한민구 전 국방장관에 대해서는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내란 음모 등의 혐의가 적용된 걸로 알려졌다.
사회질서가 교란되어 일반 행정기관만으로는 치안을 확보할 수 없는 경우에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선포하는 계엄령은 합법이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기각에 따른 사회질서 교란에 대비해 군이 계엄령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것은 잘 못된 것이 아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드러난 기무사 작성 계엄령 문건은 사회질서 교란에 대비한 문건이라기보다는 떡 본 김에 제사지내려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사회 혼란을 기회로 군이 계엄령을 통해 국가 전복, 즉 쿠데타를 일으키려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만약 이 같은 추측들이 소설이라면 기무사는 왜 계엄사령관을 합참의장이 아닌 육군참모총장으로 하려했는지, 국회의원을 체포해 계엄을 해제 못하게 하려 했는지, 언론을 장악하려 했는지 대답해야 한다. 물론 국방부 특별수사단과 검찰의 수사, 국회 청문회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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