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국제불빛축제 개최 시기 검토해야
  • 이진수기자
포항국제불빛축제 개최 시기 검토해야
  • 이진수기자
  • 승인 2018.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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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수 편집국 부국장

[경북도민일보 = 이진수기자]최근 5일 간 일정으로 개최된 ‘2018 포항국제불빛축제’가 막을 내렸다. 지난 2004년 첫 불꽃을 쏜 이후 올해로 벌써 15회다.
불빛축제는 포스코와 계열사, 지역 기업들이 십시일반으로 한해 평균 10억원을 지원해 왔으며 불빛축제의 하이라이트인‘국제불꽃쇼’는 지난해까지 포스코가 주관했다. 축제는 포스코가 포항시민들의 화합과 경제 활성화, 기업이윤의 지역사회 환원이라는 차원에서 시작됐다.
불빛축제 이전에는 포항에 축제다운 축제가 없었다. 1968년 포스코가 포항에 창립된 이후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모두가 경제건설에 매진하다 보니 대형 축제를 기획하고 추진할 만한 여력이 없었다. 국가 및 포항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하자 인간 삶에 있어 문화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이에 따른 축제들도 잇따라 탄생했다.
불빛축제에 영덕 영천 경주 대구 안동 등 대구·경북 시민들은 물론 멀리 타 도시인들도 포항을 찾고 있다. 매년 축제기간 내 평균 170만명, 올해는 184만명이 포항에서 축제를 관람 또는 참여했다. 이에 따른 수백억원의 경제적 효과도 얻고 있다. 특히 영일만 밤하늘에 터지는 8만여발의 화려한 불꽃쇼는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다.
국가축제로 지정되기도 한 불빛축제는 철강도시 포항을 대표하는 명품축제로 자리잡았다. 이런 불빛축제에 대해 개최 시기를 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상당하다.
제1회부터 3회까지는 6월 11일 포항시민의 날 전후로 개최됐다. 이후 지금처럼 7월 마지막 주말로 조정됐으며 일정도 당초 1~2일에서 5일, 7일, 한때는 10일로 대폭 늘어나기도 했다. 포항시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무게를 두고 개최 시기와 일정을 조정한 것이다.
불빛축제가 열리는 7월말, 8월초는 계절적으로 가장 무더운 시기다. 특히 올해는 삼복염천을 넘어 ‘가마솥 폭염’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연일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35도는 일상적이며 무려 40도에 육박하고 있다. 열대야 현상으로 시민들은 밤잠을 못 이루고 농축수산업의 피해는 막대하다.
재난급 폭염으로 사망자와 부상자들이 발생하는 등 온열질환자들이 속출하고 있을 정도다. 폭염은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앞으로 더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예측이다. 무더위는 사람들을 힘들고, 지치게 한다.
축제는 쾌적한 환경에서 즐겨야 한다. 쾌적하고 편안한 것은 기후, 장소, 공간, 축제 내용 등과 개인의 심리적 상태까지 포함될 수 있다. 폭염에 심신이 지친 관람객들이 축제의 즐거움을 온전히 만끽하기는 힘들다.  오후 9시 터트리는 불꽃쇼 한시간을 보기 위해 먼길을 달려온 관람객들이 몇시간을 무더위속에 견딘다는 것은 고역일 수도 있다.

여름은 무더위 만큼이나 태풍, 비, 해무 등에 쉽게 노출돼 있다. 화약을 이용하는 불꽃은 이런 것에 매우 취약하다.
축제 프로그램 또한 바다와 연관된 것이 많다. 특히 불꽃쇼는 바다에 바지선을 띄운 상태에서 불꽃을 발사하며 시민들은 영일대해수욕장에 운집해 관람하는 만큼 태풍이 오면 행사 자체를 개최하지 못한다. 올해 축제의 마지막 날인 7월 29일에는 태풍 종다리 영향으로 이날 행사가 전면 취소되기도 했다.
여름에는 해무가 잦다. 지금까지 해무로 인해 불꽃의 선명함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때도 몇차례 있었다. 매년 축제를 앞두고 태풍이나 소나기, 해무 등 일기예보에 신경을 써야 할 정도다.
불빛축제가 열리는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상가들은 여름철은 계절적 성수기다. 도심에 위치한 해수욕장이라 피서객들이 몰리는 7~8월은 굳이 대형 축제를 개최하지 않아도 손님들이 북적거리기 때문이다. 폭염에 축제 실무진이나 자원봉사자들의 수고스러움도 헤아려야 한다.
국내 3대 불꽃축제는 포항국제불빛축제, 부산세계불꽃축제, 서울세계불꽃축제다. 부산과 서울은 10월에 개최한다. 가을은 불꽃 전문가들이 말하는 폭염 태풍 비 해무 불쾌지수 등 여러 기상악재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시기다. 또 시원한 가을바람과 맑은 하늘로 불꽃의 선명함이 도드라진다.
영일대해수욕장을 중심으로 한 지역상권도 비성수기때 손님이 몰리면 경제적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포항이 불빛축제 개최 시기를 굳이 한여름에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한다. 가을이 아니면 봄도 괜찮다.
올해 불빛축제가 막을 내리자 포항시는 축제 전문가, 시의회, 시민대표단 등이 참여하는 축제 평가단을 구성키로 했다. 쟁점이 되는 축제 개최 시기를 비롯해 일정, 프로그램,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 전반적인 검토와 보고회를 통해 개선 방향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축제는 쾌적한 환경에서 즐길수록 좋다. 폭염을 견뎌야 하는 인내력을 요구하는 축제는 진정한 명품축제가 아니다. 포항국제불빛축제의 개최 시기를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면 한다. 이진수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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