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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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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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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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경북도민일보] 현대사회에서 어느 국가든 어떤 정권이든 제 1의 모토는 경제다. 경제가 어려워져 국민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 지지율은 급락하고 만다. 경제성과가 좋으면 지도자가 다른 면에서 부족함이 있어도 상쇄되거나 감쇄되고 오히려 칭송을 받는다.
가장 기본적인 논리에 입각하면 “경제는 경기이다”. 경기가 살아나려면 소비가 많이 되어야 한다. 경제성장의 지속성은 소비의 성장과 정비례 하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의해 수요가 증가하면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더 많은 공장을 짓게 되고 이에 따른 고용증대와 금융의 원활한 순환이 이루어져 경제가 잘 돌아가게 되고 성장을 하게 된다는 즉, 발전의 기저가 되는 기초적인 논리이다.
그런데 경제가 성장하여 사람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소비 수준이 늘어날수록 그 몇 배로 병들고 피폐해져 가는 것이 있다. 바로 자연환경이다. 산업과 일상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탄소(C)를 주성분으로 하는 석탄, 석유는 전 세계에서 하루에만 수십만톤이 태워진다. 이런 화석연료가 연소되면 열을 축적하는 비대칭 분자구조를 가진  이산화탄소가 생성된다. 인위적으로 생성된 이산화탄소가 대기에 많아질수록 지구표면에 입사된 태양에너지의 일부가 우주공간으로 반사되는 열을 포집하고 축적하여 지표면으로 재방사한다. 그로 인해 지구 평균온도는 100년 전에 비교해 2.5도나 상승되었다고 한다.
이런 추세라면 2050년경에는 지구 평균온도가 약 7~9℃가 상승하게 되며, 그 결과로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모두 녹아 해수면이 8~15m 정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한다. 현재 지구 인구의 삼분의 일이 해안가에 거주 하고 있는데 해수면이 이정도로 높아지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거주 할 땅과 농사를 지어 양식을 얻는 경작지를 잃게 된다. 뿐만 아니다. 가뭄지역에서는 더욱 가뭄이 심각하게 되어 사막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은 더욱 강수량이 증가하게 되어 집중호우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홍수를 겪게 될 것이다. 온난화에 의한 대기의 수증기 증가와 함께 바닷물의 수온이 높아져 에너지가 크게 증폭된 강력한 태풍이 발생하여 지구 곳곳을 강타할 것이다.
이것은 사람에 의해 파괴된 자연재앙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수질오염, 대기오염, 삼림의 파괴, 그로 인한 많은 동식물의 멸종, 각종 오염에 의한 새로운 종류의 바이러스 창궐 등 예측이나 가늠조차 어려운 숱한 재앙이 예고되고  있다. 이대로 지구 온난화가 계속 진행된다면 60~70년 후에는 남극에 식물이 자라게 될 것이며 인류의 90%는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아직도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설마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 그런 일이 생기겠어!”라고.  그러나 자연적 섭리가 인위적으로 파괴된 지구는 깨어진 평형을 맞추기 위해 이미 몸부림이 시작되었다. ‘투발루’를 비롯해 이름도 생소한 몇몇 섬나라는 이미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국가 전체가 바닷물에 잠길 위기에 처했고,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이주를 애타게 호소하는 그 나라의 국민들을 받아 주지 않고 있다.
두 부류로 나뉜 학자들은 서로 이렇게 말한다. 한 부류는 “이런 모든 문제를 과학의 발전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 부류는 “아니다. 과학의 발전이 결코 인류의 멸망을 피하게 할 순 없다. 다만 멸망을 좀 더 유보시킬 뿐이다” 라고. 그런데 대부분의 학자들은 후자에 동의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제 죽을 줄 모르고 자신의 삶의 기반마저 모조리 갉아먹어 버리는 두 종류의 생명체가 있다고 한다. 바로 ‘인간과 바이러스’다.

지금까지 지구는 5번의 대멸종의 위기를 거쳤는데 지금 지구가 6번째 대멸종의 위기로 가고 있다고 오래전에 유엔이 발표한 적이 있었다. 5차례의 대멸종의 원인은 지진활동과 혜성 충돌 등 모두 물리적 충격에 의한 것이었으나, 6번째 대멸종이 진행되는 지금의 원인은 인류가 원인을 제공한 결과이다. 생물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이미 30%가 멸종되었고 다른 종의 멸종위험도 그 어느때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요즘 더워도 너무 덥다. 더 큰 문제는 이 무더위가 매년 더욱 심해지고 가속될 것이란 점이다. 이로 볼 때 참으로 인류의 미래와 후손들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환경파괴에 대한 암울한 미래를 바라보면서 ‘시애틀 추장의 편지’란 글을 소개해 본다.
서부시대,  미국의 피어스 대통령은 당시 미국의 마지막 주인 워싱톤주를 차지하기 위해 그 곳의 원주민이자 인디언들을 무자비하게 사살하고 땅을 빼앗았다. 그러다 비난 여론이 심해지자 시애틀 추장에게 땅을 팔라고 제안을 한다.
결국은 터전을 빼앗길 것을 예감한 시애틀 추장은 피어스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낸다.
그 편지의 내용 중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고 한다.
“당신들은 이 대지 위에 무엇을 세우고자  하는가! 어떤 꿈을 당신들의 자녀들에게  들려주는가! 땅을 파헤치고 나무를 쓰러뜨리는 것이 행복한가! 연어떼를  바라보며 다가올 겨울의 행복을 짐작하는 우리만큼 행복한가?”
우리는 이제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추구하는 자연섭리에 배반한 경제논리가 최고라는 이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가 인류의 삶에 더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더 불편해지고 더 어려지더라도 자연환경을 최고의 가치로 여겨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어쩌면 지금도 늦었을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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