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8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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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데스크칼럼
병역특례법, 뜯어고치는 것만이 능사냐
모용복기자  |  mozam0923@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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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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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용복 편집국 부국장

[경북도민일보 = 모용복기자]  퇴근길에 항상 나는 라디오를 켠다. 그런데 매일 듣는 방송이 토론 프로그램이어서 하루 일과를 끝내고 홀가분해야할 머리 속이 더 혼란스럽다. 공영방송에서 하는 라디오 토론인데 퇴근시간과 맞기도 하고 이슈가 되고 있는 정치·사회문제에 대해 패널들이 입에 거품을 물고 논쟁을 벌이는 통에 여간 재미가 있지 않다. 그래서 주말을 빼놓고는 매일 듣다시피 한다.
 며칠 전 토론 주제는 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면제를 받은 선수들로 인해 논란으로 떠오른 병역특례제도에 관한 것이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목표 이하의 성적에도 대회 막판 인기종목인 축구와 야구에서 모두 일본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바람에 국민의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세계 정상급 축구선수로 인정받고 있는 손흥민의 금메달 획득은 국내외적으로 큰 관심거리였는데 바로 병역면제 문제가 걸려있었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선수 본인과 많은 국민들의 소망대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해 군 복무 공백없이 선수생활을 계속 이어가게 됐다. 소속팀인 프리미어리그 토트넘도 공식 SNS를 통해 크게 환영해 마지않았음은 물론이다.
 손흥민의 병역면제에 대해 어깃장을 놓는 국민들은 별로 많지 않다. 그것은 그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로서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 6월 열린 월드컵에서의 빛나는 활약상과 이번 아시안게임 우승을 견인한 공(公에) 대해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에 같은 금메달을 따고도 야구는 체면이 말이 아니다. 국내 리그를 중단하면서까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뛴 선수들을 포함해 정상급 프로선수들을 출전시키고도 조별예선에서 실업야구 선수들로 구성된 대만에 패하는가하면 결승전에선 사회인 야구팀인 일본에 가까스로 이기는 모습에서 국민들은 큰 실망을 맛봐야 했다.
 특히 오지환의 병역면제가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오지환은 아시안게임에서 이렇다 할 활약상을 보이지 못하고 어부지리로 병역면제를 받는 행운을 안은 까닭에 국민들의 시선은 고울 수 없었다.
 그는 대회 전부터 경찰청과 상무 야구단 입단을 포기하며 아시안게임 병역 면제 특혜를 노려왔다는 비판에 휩싸였지만 선동열 감독은 그를 백업 자원으로 대표팀에 차출했고 논란의 강도는 더욱 거세졌다. 심지어 오지환이 병역면제를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서는 안된다는 비판 목소리까지 나왔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오지환의 병역 면제 취소를 요구하는 청원 글들이 이어졌으며, 스포츠 분야에 집중된 병역특례제도를 폐지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와 더불어 빌보드 두 번째 정상이라는 위업을 쌓은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에게도 병역 특례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국위선양으로 따지면 방탄소년단이 나으면 나았지 못하지 않다는 것이 이유다.
 이날 라디오 토론 방향은 논란이 된 병역특례제도를 축소 또는 폐지하자는 쪽과 오히려 확대해야 한다는 쪽이 팽팽히 갈렸다. 축소하자는 쪽은 스포츠와 병역문제는 별개로서 국민 평등권 차원에서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병역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로 확대를 주장하는 쪽은 스포츠와 고전예술분야 뿐만 아니라 대중예술, 즉 방탄소년단과 같은 한류 스타들에게도 병역혜택을 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학계, 스포츠계, 예술계, 언론계 전문가로 구성된 패널들은 논거(論據)는 제시하지 않고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공허한 주장만 되풀이했다. 나는 사회자가 이제나저제나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기를 기다렸지만 끝내 기대하던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내가 품은 의문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현행 병역법은 ‘문화창달과 국위선양을 위한 예술·체육 분야 업무에 복무하는 사람’에게 입대를 면제해 주고 있다. 구체적으로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국가무형문화재 5년 이상 교육받은 자 등과 국제대회가 없는 국악의 특성을 고려해 국내예술경연대회 1위까지가 대상이다. 이는 철저히 아마추어리즘에 근거해 산정한 것이다. 금전적·물질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대중예술이 빠진 것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병역면제를 대중예술분야까지 확대한다면 당장 국위선양의 기준을 어디까지 해야 햐느냐가 문제다. 빌보드(미국 음악)는 되고 UK(영국 음악)나 오리콘(일본 음악)은 안되는지, 한류스타의 인기를 어느 수준에서 결정해 병역혜택에 반영을 해야 하는지 등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병역특례 축소나 폐지도 해결해야 할 점이 많다. 예를 들어 손흥민과 같이 일류 해외 프로팀에서 천문학적인 몸값을 받고 뛰고 있는 선수를 별다른 혜택없이 대표팀에 차출한다면 그가 순순히 응하겠나.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최상의 경기력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에겐 몸이 곧 재산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손흥민, 황의조와 같은 와일드카드가 없이도 우리가 우승했을 것이라 생각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스포츠 경기에서 병역면제를 없애려면 먼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성적에 열을 올리는 풍토가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
 최근 한 뉴스통신사가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병역특례제도를 유지·확대하자는 의견과 축소·폐지하자는 응답이 각각 49%와 51%로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고 한다. 이는 어느 한 쪽을 택해도 결국 한 쪽은 만족할 수 없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특정선수로 인해 병역특례 논란이 일자 정부는 당장 TF를 구성한다, 어떤 국회의원은 “아이돌그룹까지 면제를 해야 한다”며 야단법석이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법 개정이 병역특례 확대 쪽으로 될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민생법에는 손을 놓고 있으면서 병역법 개선에는 너도나도 열을 올리는 모양새가 영 찜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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