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앞둔 수험생들 기 살려주는 클래식 명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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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앞둔 수험생들 기 살려주는 클래식 명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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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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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코프스키: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 35
▲ 김일영 포항유스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경북도민일보] △세계 4대 바이올린 협주곡
폭염과 열대야 속에 매미소리에 밤잠을 설친 것이 바로 어제 같은데 추석을 지난 지금은 저녁마다 풀벌레 소리가 요란하게 울어댄다. 주말에 가족과 함께 잠깐 교외라도 나가자면 시골 신작로 주변에는 코스모스가 장관을 이룬다.
그리고 그 옆 들녘에는 추수를 앞둔 황금빛깔의 나락들은 보는 이의 마음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신기하게도 가을이 주는 색깔은 단순하면서도 그 느낌은 정말 다양해 우리 감성을 건강하게 만든다. 오늘은 높고 푸른 가을하늘과 풍요로운 들판의 색깔과 잘 어울리는 음악으로 세계4대 바이올린 협주곡(베토벤, 브람스, 멘델스존)중의 하나인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소개한다.
누가 ‘세계4대 바이올린협주곡’이라는 별명을 붙였을까? 답은 알 수 없다. 서양음악사의 문헌으로는 알 수 없으나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자연스레 불리워졌다는 것은 사실이다. 먼 미래에도 베토벤, 브람스, 멘델스존 그리고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에 대해 ’세계 4대 바이올린 협주곡‘이라는 별명은 변함없이 불리워질 것 같다. 흥미로운 것은 멘델스존 (E단조)을 제외한 세 곡의 협주곡이 모두 D장조로 쓰인 것인데, 이것은 필자 역시 바이올린을 공부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바이올린 곡으로 최상의 하모니와 테크닉을 표현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조성이 D장조이다. 손으로 꼽히는 거의 모든 바이올린 명곡들이 D장조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차이코프스키에게 영감을 준 ‘랄로’의 스페인 교향곡
1878년 어느 봄 차이코프스키가 우울증으로 요양생활을 하던 중 우연한 기회로 랄로의 ‘스페인 교향곡’을 듣게 되었다. 이 작품은 스페인 출신 작곡가 ‘랄로’가 당대 최고의 바이올린연주자 ‘사라사테’를 위해 작곡한 작품이라 작품에 유명세가 있었던 터라 차이코프스키 역시 많은 관심을 가졌다.
보통의 협주곡들은 3악장으로 만드는 것이 당시 음악적 형식이었는데 랄로의 바이올린협주곡은 이런 형식을 과감히 버리고 그만의 스타일로 5악장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마치 교향곡 같은 장대한 작품으로 만들어버렸다. 스페인적인 색채가 물씬 나는 집시풍의 화려한 이 작품은 차이코프스키가 이전에는 상상해보지 못했던 역동적인 장대함 그 자체였다. 차이코프스키는 랄로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듣고 감동을 받은 그 순간 그의 창작의 욕구는 거대한 쓰나미로 몰아쳐 그만의 바이올린협주곡을 만들고 싶었다.
그의 창작의 열정은 바이올린 협주곡 작곡을 시작한지 단 25일 만에 완성되어 총 연주시간 45분이 넘는 대작을 완성하였다.
분명한 것은 차이코프스키는 러시아가 낳은 대표작곡자이자 러시아의 위대한 자존심인 천재작곡자임에는 틀림없다는 것이다. 당시의 차이코프스키의 열정을 느끼고 싶다면 랄로의 바이올린협주곡  ‘스페인 교향곡’을 먼저 감상을 하고난 뒤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협주곡을 감상해보라. 당시 차이코프스키의 열정을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연주자에게 어려운 곡이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되다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은 이렇게 짧은 시간에 세계적인 대작을 작곡한 이력에도 모자라 이 작품을 더욱더 유명하게 만든 스토리가 있다.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그의 피아노 협주곡 1번과 마찬가지로 처음 작곡될 당시 많은 이슈가 되었던 작품이었다.
왜냐하면 당시 비평가들로부터 혹평 중에 혹평을 받은 작품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말하자면 피아노협주곡 1번과 바이올린협주곡은 사실상 실패한 작품인 것이었다.
바이올린 협주곡은 그가 결혼생활에 실패하고 심한 우울증 증세에 빠져서 이탈리아와 스위스 등을 전전하며 요양생활을 하던 중에 작곡되었다.
이 때 그는 명 바이올리니스트인 ‘코덱’라는 친구와 함께 지내면서 그의 조언과 충고로 이 곡을 완성할 수 있었다. 초고가 완성된 후 차이코프스키는 당대 러시아 바이올린계의 거장이었던 ‘레오폴드 아우어’ 교수에게 헌정하기를 원했고 작품에 대한 자문 및 초연을 ‘레오폴드 아우어’교수에게 부탁하였으나 그의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예상 밖의 답변을 받았다. ‘아우어’교수는 그에게 “기술적 측면에서 이 곡은 인간이 바이올린으로 연주하기에는 불가능하다!”, “이 작품을 굳이 바이올린으로 연주하고 싶다면 바이올린에 맞는 패턴으로 고치지 않는 한 이곡은 이대로 연주할 수 없는 작품이다.”라고 혹평을 하면서 초연을 거부했다.
그 후 3년간 잊혀져 있다가 이곡은 1881년 빈의 ‘아돌프 브로즈키’의 바이올린 연주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초연되었다. 그러나 초연 당일 오케스트라는 단 한 번의 연습으로 악보가 익숙하지 않았던 연주자들의 소극적이고 자신 없는 연주로 결국 차이코프스키는 다시 한 번 절망적인 혹평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내용인즉 “야만스럽고 불쾌한 음악”, “황당한 러시아 니힐리즘(허무주의)”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기에 굴하지 않은 차이코프스키의 조력자이자 초연자 ‘브로즈키’는 바이올린협주곡의 성공에 대한 완전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그의 믿음으로 그는 연주하는 곳마다 이곡을 주 레퍼토리로 공연하였고 결국 이 바이올린 협주곡은 비평가들이 아닌 일반 대중과 청중들로 부터 직접 얻어낸 열렬한 반응을 받게 되어 그 후부터 지금까지 명곡의 반열에 올라 전 세계 모든 클래식 음악 마니아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아우어 교수가 “연주가 불가능하다.”라고 예견했을 정도로 바이올린 테크닉상 최상의 어려운 기교를 요구하는 난곡중의 난곡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일반 청중들도 단 한번만 들어도 기억에 오래 남는 명곡이 되었고 여러 가지 대중매체를 통해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심심치 않게 주변에서 종종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가 되었다.

△올림픽 국가대표, 수능을 앞둔 수험생에게 추천하는 곡
활쏘기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활시위를 놓는 순간 목숨을 건다.’는 속담이 있다. 목숨을 건다는 것은 목의 숨쉬기를 참는다는 뜻이다.
또한 목숨을 건다는 것은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도 있다. 우리나라 양궁국가대표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항상 금메달을 놓치지 않는 것은 아마도 최선을 다하기 때문일 것이다.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악보 자체로만 놓고 보면 연주자에게 무능함이나 나태함, 게으름을 용서치 않는 최고 실력의 연주능력과 함께 연주자가 혼신을 다바쳐 매순간 최선을 다하여 연주하도록 작곡되었다.그래서 실력 없는 바이올린 연주가들에게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기피 대상 1호이기도 하다.
연주하기에는 너무나 어렵지만, 그래서 그런지 제대로만 연주되기만 한다면 바이올린이라는 악기가 낼 수 있는 신묘하고 기묘한 소리들을 모조리 끌어내는 마법이 이곡에 있다. 신기하게도 유럽과 미주에서 이곡은 실력 있는 외과수술 전문의 닥터들이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정평이 나 있다.
또한 전문직종의 에이스라 자평하는 많은 완벽주의자들이 가장 탐닉하는 곡이기도 하다. 이곡에는 섬세함 속에 신의 전능함에 대한 묘사가 감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올림픽 출전을 앞둔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추천한다. 또한 대학입학 수능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가장 좋은 곡으로 추천한다.
제1악장, Allegro moderato - Candenza
소나타 형식의 전형적인 형식인 악장이다. 명상적인 서주가 연주되고 바로 따라 부를 수 있는 가요풍의 주제가 연주된다.  화려하고 높은 기량의 바이올린의 테크닉이 청중들을 매료시킨다. 폭발하듯 터져 나오는 금관악기의 간주부분은 처음 듣는 사람이라도 차이코프스키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 것이다.
제2악장, Canzonetta (Andante)
’칸초네타(작은 노래)‘는 신비감을 주는 러시아풍의 화성으로 목관악기의 서주를 시작해 바이올린으로 전달되는데 이는 차이코스스키만의 독특한 고독과 슬픔을 잘 표현하였는데 이는 슬라브적인 정서의 선율이 청중들의 감성을 자극시킨다. 2악장은 다른 협주곡과 달리 명확히 끝나는 부분이 없이 3악장으로 바로 연결된다. 
제3악장, Finale (Allegro vivacissimo)
자유로운 소나타형식의 악장이다. 2악장에서 바로 이어진 3악장은 갑자기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면서 열광적인 리듬의 러시아 축제의 장으로 변한다.
중간에 잠시 우수어린 선율이 연주되기도 하며 생생한 러시아적인 무곡의 리듬이 연주되기도 하고 점차 고조되어 마지막에는 환희에 찬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마치 러시아의 ‘톨스토이’의 작품 한편을 읽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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